낯선곳에서 마주한 익숙한 친절함
모스크바에서 한번 경유를 하고 도착한 프라하의 공항, 우리가 탔던 러시아항공 에어로플로트는 착륙장에서 공항 건물까지는 버스를 타고 가야했기 때문에 착륙을 하고서도 10분정도 대기를 했다. 상우가 찾아봤던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이 시간동안 버스를 어디서 타야하는지, 운행시간은 몇시까지인지를 찾아 보았다. 하지만 시간이 늦은 터라 버스는 이미 운행을 중단한 상태였다. 그럼 지하철을 타자 생각하는 중에 몇시간동안의 비행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남성이 한국인이란것을 알 수 있었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하철을 어디서 탈수 있는지 물어봤다.
그는 자기는 프라하에서 지낸지 3개월이 되었고, 지금은 옆나라 러시아를 혼자 여행하고 왔다며 직접 우리를 지하철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아마 같은 한국인을 만난 반가움 때문에 친절을 베푼것도 있는 것 같다.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에서 짐을 찾고 있는데, 그 분의 짐이 마지막까지 안나왔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짐이 프라하가 아닌 다른 나라로 가있다고 하는 것이다. 이땐 정말 ‘이런일이 실제로 있구나..’ 싶었다. 어쨋든 결국 짐은 그 분의 집으로 직접 배달해주기로 얘기를 끝내고, 다시 지하철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갔다.
체코는 버스나 지하철이나 표가 다 시간제다. 아주 짧게는 1시간에서 2시간, 하루, 일주일 , 한달로 나누어진다. 표는 각 정류장이나, 프라하의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우리는 이때 동전이 없었기에 그분이 우리의 교통비까지 내주셨다. 우린 1시간 짜리를 구매하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면 표를 기계에 넣으면 시간을 찍어준다, 그러면 그때부터 1시간을 우리가 알아서 체크하고 1시간이 지나면 그 표는 버리고 다시 새표를 구입해야 한다, 물론 검사하는 사람이 따로 있진 않지만, 만약 경찰에게 걸리게 되면 벌금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좋다.
버스와 지하철을 타며 그분과 우린 여행을 왔고 어느정도 머물다 갈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다. 나와 상우는 이렇게 외국에 살고 있는 한국분을 본게 신기해서 이것저것 여쭤보았다. 그분은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다 그냥 프라하를 오고 싶어서 일을 그만두고 모아놨던 돈으로 바로 체코로 오셨다고 했다. 그래서 프라하에 룸메를 구하고 일자리도 구해서 지내신 지는 3개월, 3개월 더 있다 다른나라로 가신다고 하셨다. 아마 지금 쯤이면 다른나라에 계실려나?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다 보니 그분은 다른 방향으로 가시는 트램을 타시고 그렇게 헤어졌다. 우린 다시 우리 숙소앞으로 가는 트램을 찾아 탔고 처음 타본 트램은 마냥 신기했다. 짧은 지상철이였다.
숙소와 5분거리인 정류장에 내렸고 , 프라하의 밤모습을 구경하며 공항에서 미리 캡쳐해놓았던 구글지도를 보며 숙소를 찾아갔다. 프라하의 밤은 조용했고, 굉장히 밝았다. 노란색 빛이 강하게 우리를 비췄다. 우리가 잡은 아파트먼트에 도착해 벨을 누르니 에어비앤비로 미리 연락했던 아이반이 우릴 반겨주며 나왔다. 그리곤 우리가 묵을 곳으로 안내해주며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옆방엔 프랑스인 노부부가 와계시니 조용히 해달라고 하셨다. 아이반의 영어 발음이 체코어 억양과 섞여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상우가 들은것과 내가 들은것을 합쳐 대충 아 뭐 그렇구나 하고 우리 방으로 들어왔다.
우선 주방과 욕실은 공용, 방만 따로 쓰는 형태의 아파트먼트. 방문을 열고 처음 들어가면 바로옆에 세안대가 있고 거울이 붙어있는 장이 하나 있었다. 그 방에서 침실로 들어가는 문이 하나 있다. 침실은 침대소파가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둘이 누우면 꽉 차는 침대였다. 또 침대 발치에는 커다란 창이 있었고 커튼 하나만이 우리를 가려주고 있었다. 소파옆에는 내키를 넘는 옷장이 하나 있었고 , 그앞에는 이불과 배게가 들어있는 서랍장 한개,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하나 있었다. 공간자체는 작았지만 있을 만한 것들은 다 있는 아늑한 우리의 5일치 집.
우리의 5일치 집은 프라하1지구에서 가장 큰 공원인 레트나 공원 바로 윗쪽에 위치해있다. 시내와 블타바 강을 끼고 있고, 걸어서 15분 거리기 때문에 위치가 아주 좋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