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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pr 15. 2024

다시 텔레비전 앞에서 밥을 먹어야만 하겠다.

우리는 항상 밥을 먹을 때면 밥상에 밥을 차려 둘이 낑낑 들고 거실 커다란 텔레비전 앞으로 가 먹으며 드라마를 보곤 했다. 그러다 너무 재미있는 책들이 많고 또 서로 일들이 바빠 그렇게 마냥 밥을 먹을 수는 없었고 또 한 번 식탁에서 먹어보니 너무 편하고 좋아 자연스레 밥 먹으면서 텔레비전 보는 게 사라졌었다. 엄마들 모임에서 모두들 눈물의 여왕 이야기를 하는데 그렇게 텔레비전을 안 보다 보니까 하나도 모르겠는 거다. 우리는 한 1편을 보았나 싶었는데 여하튼 재밌다고 생각은 했지만 밥 먹는 환경이 달라져 그 이후 전혀 못 봤더니 대화에 낄 수 조차 없었다. 그렇게 모두들 눈물의 여왕을 보고 있었다. 난 집에 와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일요일 오랜만에 바쁜 일도 다 끝났고 내일이면 내가 서울로 가는 날이고 하여 모처럼 옛날 방식으로 밥을 먹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밥상에 밥을 차려 맞들고 텔레비전 앞에 가 앉았다.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눈물의 여왕을 틀었다. 2편 시작 부분에 멈춰 있다. 이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옛날에 본 1편의 내용이 어렴풋이 다 기억이 난다. 오홍 너무 재밌다. 3편까지 보고 이러다 밤을 꼴딱 새울 것 같아 우리는 아껴가면서 보자고 거기서 멈췄다. 하하 얼마나 발상이 기막힌가. 3개월 사형선고받고도 30년 이상 살아내는 기적을 이뤄내는 이야기를 보고 있을 때 반드시 그 기간 내에 죽어야 하는데 이렇게 오래 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볼지라도 그런 기사 보는 걸 본 사형선고받은 당사자는 이 사람은 이렇게 나를 기적으로라도 살려내려 애쓰는구나 하며 감동할 테니까 말이다.  하하 이야기 전개가 재밌을 수밖에 없겠다. 게다가 김수현과 김지원은 물론 조연들의 연기가 기가 막히니 하하 아 너무 재밌다. 우린 앞으로 한동안은 다시 텔레비전 앞에서 밥을 먹어야만 하겠다. 하하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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