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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Apr 30. 2024

시간이 아주 천천히 가면 좋겠다.

본래는 주왕산에 갈 거였다. 그런데 비가 왔다. 비가 오는 산행은 솔내음이 은은히 풍겨 좋긴 하지만 멀리 가는 게 힘들어 집 앞에 있는 수변공원을 돌았다. 눈곱만 떼고 김밥 사서 주왕산으로 가려던 거는 내일 하기로 했다. 마침 커다란 빵집 카페가 문을 열어 모닝커피와 빵까지 먹으며 경치를 구경했다. 느긋하게 하루를 이렇게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꽃들이 함박 물기를 머금고 있다. 수변 공원은 얼마든지 우산을 쓰고도 걸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하는 게 너무나 소중하다고 파리에서 온 아들은 이야기한다. 우리도 동의했다. 그래서  모든 스케줄을 동결하고 아들과 함께 뒹굴뒹굴 산책도 하고 공원도 가고 산에도 간다. 그저 함께 하는 거다. 아들이 함께 하는 귀한 간들이다. 시간이 아주 천천히 가면 좋겠다.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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