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텔링 전략을 그들의 브랜드 운영과 제품 개발에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입니다.
유럽과 미국의 많은 뷰티 브랜드들은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 첫 번째는 브랜드 네임입니다. 이들의 창업자 이름을 브랜드 네임으로 활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 브랜드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위해 생업 전선으로 뛰어들던 1950년대에 창업한 유사점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에스티로더, 디올, 엘리자베스 아덴, 샤넬 등은 자신들의 제품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돕고 싶어 했고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브랜드 identity에 투영해가면서 브랜드 비즈니스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글은 이 럭셔리 뷰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샤넬(CHANEL)과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가 어떻게 창업자의 유산을 현대적인 서사로 엮어내며 강력한 스토리텔링 파워를 유지하고 있는지 분석합니다.
1. 샤넬(CHANEL): '자유와 혁신'의 DNA를 지키다
샤넬의 스토리텔링은 창업자 가브리엘 '코코' 샤넬의 대범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삶에서 시작됩니다. 고아원 생활을 거쳐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성장한 그녀는, 여성들에게 해방과 자유를 선사하는 패션을 창조했습니다.
당시 여성들의 몸을 꽉 조이던 코르셋과 무거운 드레스의 제약에서 벗어나, 남성복 소재였던 저지와 트위드를 여성복에 도입하고, 활동하기 편한 트라우저와 크로스 바디 백을 만든 것이 샤넬 혁신의 핵심입니다. 이는 불편함을 동반한 아름다움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라는 깨달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샤넬은 창의력, 장인 정신, 특별한 소재의 훌륭한 혼합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가브리엘 샤넬과 오늘의 샤넬을 연결하는 DNA입니다.
장인 정신과 미래 지향적 확장성
샤넬은 창의적인 디자인, 제품을 다루는 노하우, 고급 소재와 품질 등 브랜드의 DNA가 상품 그 자체에 담겨 있다고 믿습니다. 샤넬이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부티크)을 고집하는 이유도, 고객이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느끼고, 전문가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샤넬의 럭셔리는 궁극적으로 '자유'와 '선택'이라고 정의됩니다.
샤넬은 장인 정신을 지키기 위해 르 19엠(Le 19M) 프로젝트를 통해 파리 공방의 가치를 보존하고 있으며, 이는 미래의 고객을 위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또한, 2025년까지 재생 가능 에너지로 운영하고 2030년까지 탄소 발자국을 50% 줄이겠다는 ESG 경영 목표를 공언하며, 명품 소비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게 될 Z세대와 알파 세대의 사회적 책임에 의한 소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 샤넬 르 19엠 공방)
샤넬 코리아는 지드래곤, 블랙핑크 제니, 뉴진스 민지 등 K-팝 스타들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기용하여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한류에 열광하는 동남아시아 고객들이 한국을 샤넬의 세계 3대 시장 중 하나로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에스티 로더 그룹은 1946년 창업자 에스티 로더 여사와 남편 조셉 로더에 의해 공식 설립되었으며, 그녀는 모든 여성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엌에서 시작된 신화와 마케팅 혁명
퀸스 빈민가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던 에스티 로더는, 화학자 삼촌에게 배운 지식으로 집 부엌에서 미용 크림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성공은 뛰어난 제품 품질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에스티 로더는 ‘샘플을 통한 체험 마케팅’을 최초로 도입한 인물입니다. 당시 경쟁사들이 샘플을 무료로 나누어 주는 것을 사업을 망치는 행위로 여길 때, 그녀는 광고 예산을 털어 증정품 판촉을 시작하는 과감한 전략을 펼쳤습니다. 그녀는 "좋은 운이란 없다. 운이란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혁신은 1953년 향수 소비문화를 바꾼 ‘유스 듀(Youth-Dew)’ 출시입니다. 당시 미국 여성들은 향수를 특별한 날 연인이 선물해야만 쓰는 것으로 여겼으나, 에스티 로더는 유스 듀를 '배스 오일 겸용 향수'로 명명하여, 여성이 자신을 위해 향수를 직접 구매하는 문화를 창출했습니다. 또한, 입점을 거부당한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 바닥에 유스 듀를 뿌려 고객의 관심을 끈 일화는 그녀의 추진력과 판매 기법을 보여줍니다.
영원한 스테디셀러와 사회적 책임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이라 불리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는 1982년 최초의 리페어 세럼으로 출시되어, 밤에 쓰는 스킨케어 제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당시 의료용으로만 사용되던 히알루론산의 효능을 화장품에 활용한 최초의 브랜드로, 고가의 성분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였습니다. 갈색병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1분에 3병씩 판매되는 놀라운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는 여성에 의해 설립된 기업으로서 여성 리더십과 여성 발전을 기업 DNA로 강조하며, 전 세계 직원 중 80%가 여성이고, 부사장급 이상 직책의 59%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에블린 로더 부회장이 1992년에 시작한 ‘유방암 의식 향상 캠페인’은 이들의 공익 마케팅과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3. 브랜드 스토리텔링 파워 비교 분석 (5가지 요소)
두 럭셔리 브랜드의 스토리텔링 파워를 '브랜드 스토리텔링 파워 지수'의 핵심 평가 요소를 기반으로 비교 분석합니다.
마무리하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럭셔리 스토리의 힘
샤넬과 에스티 로더는 모두 창업자의 개인적 서사와 확고한 기업 철학을 통해 단순한 제품 이상의 문화적 자산을 구축했습니다.
샤넬은 가브리엘 샤넬의 '아방가르드하고 혁신적인 정신'을 하우스의 영원한 중심에 두고, 장인 정신(르 19엠)과 신비주의 전략을 통해 독보적인 배타성과 창의적 우수성을 유지합니다. 최근에는 리나 나이르 CEO가 AI 생성 이미지가 여성 리더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샤넬의 핵심 가치인 포용성, 역량 강화, 모더니티를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방어적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에스티 로더는 창업자 에스티 로더의 '할 수 있다는 응원'과 '여성을 향한 진심'을 브랜드의 정신으로 이어가며, '샘플링', '갈색병'처럼 고객의 필요를 예측한 혁신을 통해 글로벌 뷰티 시장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열심히 노력하는 평범한 여성도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보면 에스티 로더 여사의 이러한 철학이나 노력들은 브랜드를 직접 고객에게 권유하는 뷰티 컨설턴트에게 브랜드 충성도를 높여주고 동기 부여하는데 완벽한 롤 모델 역할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이 두 브랜드의 성공은 고 맥락적 접근과 일관된 메시지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특히 럭셔리 산업은 상상력과 꿈을 파는 비즈니스라는 샤넬 브루노 파블로브스키 사장의 말처럼, 이들은 제품을 보고 만졌을 때 내포된 지위와 자신감을 누리게 하는 서사를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치 잘 지어진 고전 건축물처럼, 샤넬과 에스티 로더의 스토리는 견고한 토대(창업자의 철학과 역사) 위에 현대의 트렌드(ESG, 디지털, Gen Z)라는 첨단 디자인을 더해, 세대를 건너는 영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