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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astRain Feb 24. 2023

사람이기에 가능한 반영사진

AI가 상상하지 못하는 게 있을까


최근 연이어 나타나는 뉴스 중 하나는 AI다. 사람을 위해, 사람이 불편하고 위험한 것은 로봇이 해주겠다에서 색다른 곳으로 이어진 것 같다. ‘사람이 못하는 것, 사람이 상상도 못 하고 있는 것들 AI가 해주겠다’ 처럼 보인다. AI관련 뉴스를 보면 놀랍고 훌륭하기까지.

그렇다면, 오직 사람만이 직접 해야만 가능한 것은 사라지고 있는 것일까?


예술은?

인류 초반의 벽화.

인간이 최초로 그린 그림은 뭐였을까?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것은 벽화다. 돌 위에 그렸기에 현재까지 사라지지 않은 것. 비교적 단순한 그림이지만 인간의 욕심과 자랑이 느껴진다. 초반에는 현실의 뜻이었겠지만 꿈까지 포함됐을 것이다. 그리고 그림은 예술의 이름으로 태어난다. 삶의 현실이 예술로 변화한 것.

그림은 다른 작품까지 포함하게 된다. 바로 사진이다. 사진의 초반은 그림의 초반처럼 현실을 그대로 담아두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리고 사진도 그림처럼 예술에 포함하게 된다.

AI가 향하는 길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로봇이 태어났을 때를 생각해 보면 사람의 힘든 삶을 도와주는 것이었다. 초반 AI는 비교적 단순한, 그러나 아주 빨리 해내는 것 위주였다. 이젠 빨리는 기본이고 특이하고 특별한 예술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도

일반적으로 예술은 실존을 살짝 비트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작품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비현실적이라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실존하는 것과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단 현실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확실한 비현실 작품이 나타날 수 있다. 현실적인 것을 몇 %나 담아둘 것인가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AI가 배우고 머리에 담아둔 예술도 그렇지 않을까? 일단 현실을 그대로 담아두는 것부터 담아두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카메라로 담아두던 사진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AF는 얼마나 선명한가를 향하고 있다

아직 AI가 찍은 사진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존재하는 사진을 그림처럼 바꾸는 능력에 대해서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AI가 사진을 찍는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무엇을 찍을 것인가 생각할 것이고 재빠르게 찍을 것이다. 그리고 셔터를 누르기 전에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 생각할 것이고. 셔터까지 순식간에 끝날 것이다. 사람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찍을 것인데, 그런 사진들 중 예술적인 결과는 몇 개나 있을까?

AI는 실존하는 것보다는 수정한 것, 무엇인가를 더하고 빼는 것에 익숙하다. 어쩌면 사진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대충 찍은 사진이라도 수정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여하튼, AI에게 ‘카메라로 셔터를 누르자마자 끝내야 한다’고 말해준다면 그가 보여준 사진은 어떤 것일까.

아마 AI는 반영사진을 찍지 않았을 것이다.

윗 사진과 아래 사진을 보자. 동일 사진인데 차이는 180°돌린 것이다. AI는 아래 사진처럼 찍겠지만 결과는 전혀 다를 것으로 보인다. 물 위에 있는 눈과 얼음에 초점을 맞추고 찍었을 것이다. 참고로 물에 비친 나무는 AF(Auto Focus)로 정확하게 찍지 못한다. 본인이 이 사진을 찍을 때 MF(Manual Focus)로 찍은 결과다.

더불어 본인은 반영사진이 목적이었기에 어느 일부에도 실제 나무를 함께 찍지 않았다.

AI는 녹지 않은 눈들 위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고, 그 결과로는 180° 돌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단순한, 복사 같은 사진은 AI에 넘기시라

사람만이 직접 찍을 수 있는 예술 같은 사진에 대해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사진조차도 AI가 찍어주겠다는 날, 멀지 않았다. 이제 폰으로 사진 찍을 때 AI를 사용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그림 같은, 만화 같은 사진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이어져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직접 찍어보자. 그림 같은 사진, 만화 같은 사진.


AI의 꿈은 사람처럼, 사람의 꿈은?

AI는 꾸준히, 쉬지 않고 사람을 향하고 있다. AI의 꿈은 ‘사람처럼’일 테니까. 그렇다면 사람들의 꿈은 무엇일까? ‘AI처럼’ 같은 꿈은 아닐 것이다. ‘AI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 ‘따라오더라도 일단 내가 먼저 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의 꿈이지 않을까?

꿈은 사람마다 다르다. 향하는 길이 다른 것처럼. 설사 같은 길로 가고 있더라도 도중에 옆길로 바꾸기도 하고 더 빨리 앞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그러나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라. 느긋한 마음으로 바라본 이후에 원하는 곳으로 걸어가 보자.

반영사진을 찍을 때 MF로 찍을 수밖에 없다는 것, 빠릿빠릿하게 AF로 찍은 결과는 오히려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꼭 기억하시길 바란다.

그리고 AI가 카메라로 사진 찍는 그날이 왔을 때 ‘이것은  AI가 찍은 사진도, 그린 그림도 아닙니다.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EastRain 2023.02.24.


:: 모든 사진은 반영사진이며 제가 직접 촬영한 결과입니다.

:: 뇌경색으로 불가능한 것이 많아진, 사진 찍기만 정상인 저의 생각들입니다. 머리가 모저란 사람의 모자란 글로 썼습니다. 모자란 글이라도 그 의미만은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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