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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망 Aug 12. 2022

파리는 프랑스가 아니다

파리 탈출을 꿈꾸는 프랑스인들

파리는 프랑스가 아니다.


보통 프랑스라고 하면, 우리는 파리의 에펠탑을 떠올린다.  ‘프랑스인’이라고 하면, 바게트를 들고, 저녁 노을이 지는 센느강을 산책하는 장면을 상상할지도 모른다.

프랑스인들은 파리는
프랑스가 아니라고 말한다.

한국사람들에게 프랑스는 곧 파리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파리는 프랑스가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지방사람들은 파리를 싫어하는 경향이 강해서 코로나 상황이 프랑스에서 심각했던 2020년 무렵 지방도시에서는 파리사람들이 오는 것을 대놓고 반대하는 시위를 했을 정도다. 파리에 코로나가 급격하게 퍼지고, 봉쇄령이 떨어지기 직전 많은 파리사람들이 좁은 파리의 아파트를 떠나 지방도시로 휴가를 떠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 프랑스의 봉쇄령은 몇달 동안 지속되었고, 시장보는 것과 1시간 산책이외에 여행은 커녕 집에서 나가는 것 조차 허가를 받아야만 하던 시기였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앙발리드에서 찍은 파리의 전경, 파리는 정말 아름답기는 하다.

파리에서 4년여간 유학생활을 했던 내가 지금 프랑스의 지방도시에 살아보니, 프랑스인들이 왜 파리는 프랑스가 아니라고 소리 높여 말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파리는 아름답지만 프랑스인들만의 삶의 여유를 느끼기엔 각박한 대도시다.  프랑스의 지방에서 일상생활을 살아보고, 또 지방도시들을 여행다니며 느낀 것은 파리는 너무 정신없고 피곤하며, 더러운 데 비해(파리 지하철은 유명하다. 최근에는 파리 길거리가 심각하게 지저분해진 것에 대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 지방도시들은 깨끗하게 잘 정비가 되어있고 특히 소도시 마을들이 매우 잘 가꿔져 있다는 점이였다.


프랑스는 한국의 6배에 달하는
매우 큰 나라고,
각 지방마다 매우 특색이 있는 나라이다.

프랑스는 한국의 6배에 달하는 매우 큰 나라고, 각 지방마다 매우 특색이 있는 나라이다. 각 지역마다 전통건축양식이 다르며, 전통음식 또한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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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3면이 바다에, 위로는 북한이 막고 있기 때문에 경험해 볼 수 없는 국경지역의 묘미가 또한 프랑스에는 있다.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는 동쪽의 독일, 동남쪽의 이탈리아, 스위스,  북동쪽의 룩셈부르크, 벨기에, 남서쪽의 스페인 등이 있다.


각 국경을 맞대고 있는 프랑스 지역들은 각 유럽의 나라들의 문화와 프랑스 문화가 혼합된 특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살고 있는 스트라스부르는 독일과 프랑스의 국경도시이다.


스트라스부르, 지명이 독일식인 이 국경도시는 엄연한 프랑스 땅이다.

파리에 살고 있는 나의 프랑스 친구들은 스트라스부르의 문화는 일반적인 프랑스 문화와 매우 다르다고 했다. 음식이나 생활방식등이 독일문화에 더 가깝다고 할까. 나보고 독일어를 배워야 할거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 사는 프랑스인 친구들 또한 자신들은 프랑스인이라며 발끈하곤 한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더욱 더 파리를 탈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더욱 더 파리를 탈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파리 집값이 급격하게 높아졌고, 에어비앤비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실거주자들은 점점 밀려나고 있는 추세다. 프랑스는 출산율이 매우 높은 국가이지만 파리의 초,중고등학교는 감소 중이다. 지방 소도시들도 정착하는 사람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파리, 나는 너를 떠난다> 당신의 인생을 바꾸세요!, 성공적인 새로운 삶을 위한 이상적인 계획" , https://paris-jetequitte.com/


최근에는 “파리, 나는 너를 떠난다” (Paris, je te quitte.) 이라는 사이트가 생겨서 파리를 탈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정착을 돕는 사이트도 생겼다. 이미 파리를 떠나 성공적인 정착을 한 사람들의 성공담이 인상적이다.


[ 이들은 이미 파리를 떠났습니다.  -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


파리는 확실히 전세계가 동경하는 도시이고, 아름다운 도시이다. 하지만 화려한 파리의 풍경 아래 가려진 어두운 그늘은 실제로 삶은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버거운 도시임을 보여준다. 터무니 없는 높은 집값과 물가(프랑스는 지역, 특히 동네마다도 슈퍼의 공산품 물가조차 다르다),  점점 슬럼가( 최근에 파리에서 마약을 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뉴스가 자주 보도되고 있다.) 되고 있는 일부 위험한 파리 지역들을 감수해야 하는 파리생활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겉만 화려한 ‘황금새장’과 같은 곳이다.


미디어에서 말하는 프랑스가 아니라 진정한 프랑스의 향취를 경험하고 싶다면, 프랑스의 지방여행을 꼭 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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