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복직을 했다. 4년 만이었다. 이제 아이들은 3살, 5살이 되었다. 둘째 아이가 어린이집 적응이 되면 복직을 하기로 마음먹은 터였다. 예민한 첫째 아이도 걱정과 달리 유치원에 너무 잘 다녀주고 있었다. 아침마다 아이들과 부지런 떨기가 힘들기도 했지만 다시 학교에 나가 아이들을 만나는 게 좋았다. 육아휴직 4년 동안 내 자리는 없어졌고 나는 본 학교 외에 3군데 학교로 순회를 다녀야 했다. 그렇게 정신없이 한 학기를 보내고 2024년 3월에 다른 학교로 발령이 났다. 중학교 3학년 여자반 담임을 맡았다. 모든 게 순조로웠다. 4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어제까지도 학교에 있었던 사람인 것 마냥 하루하루가 무난하게 지나가 주었다.
점점 이 무난함이 견디기 힘들어졌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는 하루하루가 의미 없어 보였다.
세상을 바꿀만한 대단한 성공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을 지금보다 더 의미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그 무엇'을 찾고 있다.
지금, 한 가지 행동을 시작하라.
그래, 내가 뭐 세상을 바꿀만한 대단한 것을 꿈꾸는 건 아니었다.
'그 무엇'이 무엇일까?... '그 무엇'을 찾기 위한 나의 작은 행동 중 하나는 새벽 4시 반 독서와 글쓰기였다.
'그 무엇'을 책에서 찾고 있다. 자기 계발서를 읽기 시작하면서 '교사'라는 직업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나는 더 훨훨 날아갈 수 있는데... 공무원이란 직업이 내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 같았다. 남편의 회사에서는 퇴직바람이 불고 있었고 아이들은 4살, 6살이다. 그즈음 미술치료 공부를 시작했다. 딱히 미술치료사가 되겠다는 목표는 없었다. 단지 크레이머 미술치료학교의 목표와 가치가 나의 소명과 맞닿아 있을 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그렇게 독서와 글쓰기, 미술치료 공부를 시작한 지 4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작은 성공접근법의 특징 중 하나는 그런 작은 행동들이 당신을 어디로 이끌지 모른다는데 있다. 여러 작은 단계를 거치는 동안 즐거움을 만끽하면 된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 도달하는 놀라움을 느껴보라.
지금은 독서를 하면 책에 있는 글들이 걸어 나와 나에게 말을 거는 것 같다. 그 글들이 미술치료수업에까지 와서 나와 같이 수업을 듣는다. 여기서 느낀 깨달음이 나의 학교 미술수업에까지 와서 아이들 마음에 닿는다. 독서와 글쓰기, 미술치료 공부가 나를 어디로 이끌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하건 이것으로 나는 살아있는 생명력을 느끼고 있고 성장하고 있고 이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나는 어느 곳에 도달해 있을까?... 가슴이 벅차오르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