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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트 Aug 16. 2015

서울이야기_4 / 시청, 광복절

취미.

자기소개서



이름, 나이, 학교, 전공

취미, 특기



부터  숨이 한 번 턱 막힌다.

취미와 특기는 어떻게 다른건지.



취미는 가끔 하는 활동이라면, 특기는 기술적인 걸 말하는건가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이것도 나름 기술이니 특기로 해야겠다

아니, 특기라고 하면 꽤 잘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 정도는 아닌가 싶기도 하고

괜히 특기에 적어놨다가 나중에 시키기라도 하면 어쩌지



결국 할 줄 아는 모든 것을 적어본 후,

잘 하는 순으로 나열하여 상단에 위치한 몇 가지만 특기에 적어두고

나머지는 취미 칸에 배열시켜 둔다.



취미에는 다양한 관심사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고,

특기에는 이런 것도 잘 할 줄 안다는 모습을 어필하라는

정답을 들어본적 없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괜히 별거 아닌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스스로에 대한 생각.



취미든 특기든 시간을 내어 즐겨하는 무언가가 있는 건 생각보다 그 값어치가 크다.



'잘 한다'의 기준이 갈 수록 빡빡해지는 세상에서,

다들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며 숨고르기도 벅찬 와중인데


정말 야속하게도

우린 남들 다른 인재를 원한다며 여기저기서 '조금 더'를 꾸준히도 요구하니


무어라도 하나 꼭 쥐고 있어.

 


사실 1년에 서너번 할까말까한 취미를 가져다가

'나는 이런저런 취미로 건전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라고 거짓말을 쳐도 괜찮고,



요즘 막 배워볼까 생각하는 것들을 끌어다

'주말 시간을 활용하여 이런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라며 둘러대도 나쁘지 않다.



"가끔씩 여행 하고 싶으면, 카메라 하나만 들쳐 메고 나가서 여기저기 많이 걸어다녀요. 한강에 가도 좋고, 남산에 가도 좋고. 그렇게 특별한 장소가 아니어도 상관 없죠. 뷰파인더 너머 프레임을 통해 보는 것들은, 굉장히 일상적인것도 새롭게 느껴지거든요. 길가에 살짝 들어올려진 보도블럭을 바라보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우웩



검정 아스팔트 길에 내딛는 걸음 수가 많아질수록,

그래서 머리도 자라고 더 다양한 걸 보고 듣고 겪어 갈 수록,

하고 싶은 것들보다는 해야 하는 것들만 하며 살게 되니까

한두가지 정도는 필사적으로 움켜쥐고 있을 필요가 있는거다.



지나가다 스치면서 본 한 웹툰에서 그랬다.


낭만은 오글이 되었고,

감성은 중2병이 되었으며,

여유는 잉여가 되었다고.
그래서 열정이라는 말이 촌스럽지 않던 그 때가 그립다고.



열정과 낭만을 가득 담아 하는 것들을 취미라는 상자 안에 넣어두어야 하고,

특기로 옮겨 담기조차 두려우니 그걸 직업으로 삼기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혹여, 어디선가 그런 용기가 났다고 하더라도 뜯어말리는 주위의 성화에 금방 꺾여버릴테고.



그러니까 , 취미라는 명분으로 하는 그 모든 것들은 좀 더 극진하게 대우받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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