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쏭쏭 Sep 20. 2021

"넌 잘하고 있어"란 말에 눈물이 난 이유

유쾌한 TV 예능인 '식스센스'를 보고 괜히 눈물이 난 적이 있다. 유재석이 이미주에게 " 잘하고 있어"라고 말했을 때다. 이때가 아니더라도 나는 티비에서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류의 말을 할 때마다 그렇게 눈물이 난다.


사회초년생들은 고질적으로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나?' 하는 물음에 봉착하는 것 같다. 학생 때까지만 해도 성적이 나에게 이 질문에 매번 답해줬다. 학생의 역할은 공부라고 생각했기에 시험 결과가 나올 때면 '나 그래도 공부 허투루 하진 않았구나' 안심하기도 했고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하나' 하며 내 공부방법을 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에 나오니 성적을 대신해주는 게 딱히 없다. 그러다 보니 우왕좌왕하며 작은 실수 하나하나에도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점점 사라진다.


그런 후배에게 선배가 해주는 "너 잘하고 있어"란 한마디는 정말 뭉클하다. 실수할 때마다 무너지고 나는 언제 크나 불안한 나에게 누군가가 이런 말을 진짜로 현실에서 해준다면 눈물을 참느라 혼날 거 같다. 한편으로는 나에게도 진심으로 그런 말을 해주는 선배가 옆에 있다면 참 든든하고 감사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나름 3년 차씩이나 됐는데 왜 나를 인정해주는 말들에 따뜻함을 느낄까,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는 당당한 사람이 왜 못 되는가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데뷔한 지 6년이 된 러블리즈 미주도 그 말에 눈물을 흘리는 걸 보니 공감이 되고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다.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이건 약한 멘탈뜻하는 게 아니구나. 이 말에 눈물이 나는 사람들은 어쩌면 너무너무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이 한마디에 그 노력들을 인정받는 느낌이 들어서 울컥하는 거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 나도 정말 열심히 살았다. 남한테 폐 끼치지 않으면서 나의 미래를 조금이나마 곱게 가꾸기 위해 현재에 충실했다. 그 노력들이 아직은 빚을 바라진 않았지만, 서서히 나의 미래를 밝게 비추리라 믿는다. 그 여정에서 중간중간에 인생 선배들이 건네주는 조언과 인정이 큰 힘과 엔진이 되어주는 거 같다. 나도 빨리 커서 그런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결혼도 비즈니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