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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꾹이누나 Feb 03. 2024

한 번쯤은, 경주

부산에서 차 타고 떠난 근교 #경주여행

살면서 경상도 근처도 올 기회가 없었는데 부산살이를 하면서 이 동네와 더 친해지는 느낌이다. 작년 한 해는 부산 곳곳을 돌아다녔으니 올해는 부산 근교로 틈 나는 대로 떠나보자고 마음먹었던 터라 하루 주어진 휴일에 경주 여행을 계획했다.


작년 대마도 여행을 같이 간 파워 P인 친구(편의상 P라고 지칭하겠음)에게 경주여행을 제안하니 그녀가 승낙했다. 계획 없이 떠나 우당탕탕 실수투성이었던 대마도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내 스타일로 철두철미하게 촘촘히 계획할 테니 몸만 오면 된다고 전했다. 계획을 보내니 P가 '역시 네가 너무 좋다'며 칭찬을 쏟아냈다. 그렇게 파워 J의 면모를 뿜어대며 계획이니 예약 따위를 다 마치고서 며칠 뒤에 P가 일정이 생겼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쓰흡... 실망스러웠지만 이미 예약한 숙소의 취소기한이 지났기도 했고 짜둔 계획이 아깝다는 마음이 들어 홀로 경주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우당탕탕 대마도 여행기를 만회하는,

철두철미 혼자 경주여행기!

(이번에는 따라 해도 좋습니다!!)





지도를 보니 경주는 황리단길을 중심으로 유적지가 삼삼오오 모여있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그래서 숙소를 황리단길 인근으로 잡아 숙소에 주차를 한 뒤, 첫날은 도보로 여행을 하고 둘째 날은 원거리에 있는 유적지를 방문하는 코스를 짜보았다. 부산에서 차로 약 1시간, 차 안에서 신명 나게 노래 부르면서 달리다 보니 금세 경주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하기 전 인근에 위치한 맛집이라는 식당을 찾아 점심을 간단히 해결했다. 티비에도 나오고 유튜브에도 나온 식당이라 기대했는데 내 입맛에는 너무 평범해서 소개는 패스한다. 무엇보다도 시골길이라 그런지 주차공간에 시멘트로 만들어진 턱이 있었는데 거기에 자가용 바닥을 시원하게 긁어먹어서 밥이 더 맛이 없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쓰린 마음으로 대충 밥을 먹고 숙소 체크인이 한 시간 정도 남은 터라 근처 경주 오릉으로 향했다.


경주 오릉


황리단길 가기 직전에 위치한 경주 오릉은 능묘로 그 유명한 박혁거세의 분묘가 위치한 곳이다. 어찌어찌 한국사 1급을 땄지만 무슨 일인지 머릿속에 남은 건 하나도 없는 1인이지만 희대의 명곡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덕분에 흐릿하게 남은 '알에서 나온 혁거세~'의 흔적을 찾아 떠났다. 나름 첫 번째 방문 장소를 신라의 시조인 혁거세의 분묘로 시작하는 셈이 되어 꽤 의미가 있었다.


을씨년~


... 는 충격충격 대충격. 입장권 내고 오릉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뭔가 서늘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봉분에 다다랐을 땐 뭔가 아무리 왕이지만서도 남의 무덤가에서 홀로 사진을 찍자니 멋쩍어서 얼른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였다. 우다다아아. 파사사사사. 이상한 소리가 들려 깜짝 놀라 쳐다보니 고라니인지 노루인지 모를 녀석들이 도망가고 있었다! 그들도 놀랐겠지만 내가 더 놀랐다 이 녀석들아ㅠㅠ 거의 졸도할 뻔했다.


쟤네에요 쟤네ㅠㅠ


그 뒤로도 어쩐 일인지 녀석들과 자꾸 동선이 겹쳐서 피차 놀라서 도망가고, 또 놀라서 도망가기를 반복하다 보니 숭덕전이라는 건물에 이르렀는데, 통행이 또 금지되었다고 적혀있어 얌전히 돌아왔다. 노루인지 고라니인지 녀석들 구역에 괜스레 침범한 느낌이 들어 빨리 숙소로 도망치듯 이동했다. 뭐 이래ㅋㅋ


한자 잘 모르는데 '금'자 알고있어서 다행.. 다행이다..


숙소 '헤리티지 유와'


개쫄보라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고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황리단길 초입에 위치한 헤리티지 유와라는 곳이었는데 아무래도 황리단길에 있는 숙소보다는 조용하겠지 싶어 예약한 곳이었다. 물론 친구 P가 올 줄 알고 조금 더 좋은 곳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뭐, 혼자여도 충분히 좋긴 했다.


3시 체크인에 맞춰 숙소에 들어가니 방은 침대 하나로 꽉 차는 느낌이었는데 방 너머에 자그마한 마루가 있어 취향저격이었다. 직장인에게 평일 여행의 꽃은 바로 낮술! 서둘러 준비해 온 와인을 따라 마시며 책도 조금 보고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한 시간 남짓 멍 때렸던 것 같다.



평일 낮술!! 일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보내거 랜선 등짝 스매싱(챡^^b)


와인 두 잔에 알딸딸해지니 본격 여행온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조금 더 마시면 퍼져버릴 것만 같아 들뜬 마음 갖고 황리단길로 향했다. 10분 남짓 걸으니 현대식 한옥이 즐비한 거리에 사람이 제법 많았다. 초등학생 때, 그러니깐 무려 nn 년 전에는 이런 곳이 없었는데 어느새 경주는 핫플이 되어있었다. 지나가는 관광객 연령대가 거의 20대 초반인 것만 같아서 자꾸만 웅크려드는 어깨로 황리단길을 빠르게 주파했다. 그곳에서 손에 십원빵이나 쫀드기 없이 호다닥 걸어가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대릉원


미리 찾아온 카페(향미사)에서 라떼 한 잔에  살짝 녹인 후에 다시 황리단길 한편에 위치한 대릉원으로 향했다. 도보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에 유적지들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것이 정말이지 큰 장점이었다. 대릉원은 그 유명한 천마총부터 미추왕릉 등 7곳의 크고 작은 고분들이 모여있는 유적지구다. 공원처럼 잘 구성되어 중간중간에 위치한 표지판을 보며 놀멍 쉴 멍 발길 닿는 대로 걸으면 한 바퀴를 금세 돌아볼 수 있다. 대릉원은 무료입장인데 천마총 내부만 유료 입장이다.


혼자 여행의 단점은 모두가 사진을 찍는 유명한 포토스팟에서 사진찍기 부끄럽다는 점이다. 대릉원을 찾은 거의 모든 사람이 낙타혹처럼 나란히 솟은 황남리 고분군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다. 그것도 줄 서서 찍는다! 이모의 유일한 SNS는 브런치이니까 핫한 사진은 필요 없을 것 같아 고분 측면만 수줍게 카메라에 남기고 대릉원 곳곳을 둘러보았다.


아참, 혼자 여행이라면 꿀팁이 있다. 경주 곳곳의 유적지 매표소에 가면 QR코드가 있는데 여기에서 친절하게 유적지를 설명해 준다. '오디'앱 이라는데 어찌어찌 잘못 눌러서 초기화면에 들어가 보니 초등생 교과과목이 나와서 조금 민망하긴 했다. 초딩들아 이모가 덕분에 설명 잘 들었다 너네들과 눈높이가 별반 다르지 않나봐


황남리 고분군과 미추왕릉


미추왕릉에 이르렀을 때에는 그래도 한 시대를 통치한 왕의 기운을 조금이라도 얻고자 조용히 마음속으로 소원을 빌었다. 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주에서 아마 소원 10번은 빈 것 같다.


소원 왜 이렇게 많이 비는 건데ㅋㅋㅋㅋㅋ


야경: 월정교, 첨성대, 동궁과 월지


대릉원을 둘러본 뒤 황리단길에서 저녁식사(정담)를 했다. 오픈하자마자 첫 손님으로 들어가서 파스타에 하이볼을 두 잔이나 마셨는데도 나오니 6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1차가 너무 일찍 끝난 상황... 숙소로 돌아가서 조금 체력을 회복하고서 야경투어를 나서기로 했다.


현대식 한옥 창문 너머 어둠 깔린 하늘을 벗 삼아 누워서 몸뚱이+휴대폰을 충전하니 야경을 둘러보러 갈 힘이 생겨났다. 다행인 것은 야경 스팟으로 유명한 월정교, 첨성대, 동궁과 월지가 숙소에서 멀지 않았다.


월정교 너무 좋아요 최고최고최고


평소에 그알 유튜브를 많이 본 탓일까, 바짝 긴장하여 시골길을 사주경계하며 약 10분 정도 걸으니 월정교가 나왔다. 와. 너무 아름다웠다. 월정교를 따라 만들어진 거리 이름이 '사랑길'이던데, 이 정도 야경이면 족히 사랑에 빠질 법 했다. 빨리 길을 나선 덕분인지 방문객도 얼마 없었다. 돌다리에 서서 남천에 비친 월정교를 보자니 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는 것만 같았달까. 분위기에 취해 야경에 취해 한참을 서 있다가 길을 나섰다.



남천을 건너 월정교를 관통하면 자연스레 월성지구라 불리는 유적지구로 발길이 이어진다. 공원처럼 산책길이 잘 마련된 곳인데, 땅만 파면 보물이 나온다는 경주답게 곳곳이 유적지 발굴 현장으로 보호되고 있었다. 천년도 더 된 시간 전에는 신라의 땅이었겠지, 만약 신라였다면 나는 무수리쯤 되었을까 하는 헛생각을 하다 보면 금세 익숙한 모습의 첨성대 만나볼 수 있다.


첨성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다음 목적지가 있다. 아마도 경주 야경스팟으로 가장 유명한 곳이 동궁과 월지가 아닐까 싶다. 통일신라 시대 왕족의 별궁으로 '안압지'라고 불리던 곳이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왕족이 큰 잔치를 벌였던 장소라고 하니 화려함은 물론, 연못에 비춘 야경은 조명 덕분이겠지만 환상적인 느낌마저 주었다. 하지만 한적해서 충분히 야경을 즐길 수 있었던 월정교와 다르게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았다. 다들 온갖 포즈로 인증샷을 남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혼자 여행자인 나는 누구의 사진에도 찍히지 않겠다는 각오로 호다다닥 한 바퀴를 돌아 서둘러 나왔다.


자세히 보면 수많은 관광객들이 보입니다ㅠㅠ 물론 저도 그중 하나에요




첫째 날 야경투어까지 야무지게 마친 후에 숙소로 돌아와 남은 와인에 유유자적 여유를 즐기다 잠들었다. 새소리에 눈을 뜨니 아침이었는데 현대식 한옥샤시 이지만 창살 너머 비추는 아침햇볕이 너무 평화로웠다. 침대 아래 온돌도 뜨끈하게 데워졌겠다, 창문을 활짝 열었는데 아마 이번 경주여행 중 가장 좋았던 순간이 아닌가 싶다. 이불속은 따뜻하고 너무 춥지 않은 찬 바람이 얼굴을 훑고 지나가는데 눈 앞에 풍경은 그저 한옥의 목조기둥과 창 밖의 화단뿐이니 순간 더할나위 없이 평안한 마음이 들었다. 돈 많이 벌어서 한옥(물론 현대식) 지어 살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쳤달까.


돈 많이 벌어서 한옥 짓게 해주세요(또 소원)


석굴암과 불국사


조식을 먹고 느지막이 길을 나섰다. 그래도 경주까지 왔는데, 어느새 '이모의 수학여행' 콘셉트가 되어버린 모양새였지만 아무렴 어떤가! 석굴암&불국사는 한번 가봐야겠다는 마음으로 시동을 켰다. 황리단길에서 차로 약 2-30분가량 이동한 뒤 토함산 중턱에 위치한 석굴암을 먼저 보고, 그다음 내려와 불국사를 보면 코스가 딱 맞다. 불국사가 산 아래에 있으니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15분 정도 더 올라가면 석굴암이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서도 제법 걸어 올라가야 석굴암을 만날 수 있다.


한참 걷다보니 석굴암이 보였다


석굴암도 그렇고 불국사도 그렇고 간절한 마음이 참 많이 모인 곳이었다. 간절함을 담아 곳곳에 돌담을 세우고 연등을 올리고 기도를 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토록 많은 간절함을 품고 살아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동생이 톡으로 영험한 절일수록 사람들이 많이들 기도한다고 하길래 나도 역시 호다닥 연등을 달았다(ㅋㅋ) 

소원 놓칠 수 없지!


음력 설도 곧 다가오겠다, 불국사에 연등까지 달고 제법 뿌듯한 마음까지 들어 사진을 찍어 가족 단톡방에 공유하였더니 본가 주소를 잘못 적었다고 했다. 아놔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집 복을 열심히 빌어준 셈. 부모님께서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겠냐며 칠칠맞은 딸내미를 위로했다. 그래도  몰라 돌아가는 길에 보살님께 여쭤보니(내심 괜찮다는 답변만 듣고자 했으나) 주소 바꿔서 다시 달면 된다고 해서(쏘쿨!) 소원을 다시 적고 연등에 다시 달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등을 두 번이나 걸었으니 부처님께 아주 확실하게 전달되었을 것 같긴 하다!


연등 두 번 건 사람 나야나 나야나


문무대왕릉


이제 슬슬 체력이 바닥날 즈음 더 이상 입맛도 없고 흥미도 없어서 대충 분식집에서 끼니를 때우고 급하게 커피를 수혈한 다음 문무대왕릉을 찾았다. 문무대왕릉이 또 기운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서 무당들이 찾아와 굿을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단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에도 많고 많은 바다이지만 문무대왕릉이 있는 바닷가 불교 의식의 일환으로 살아있는 생물을 풀어주는 '방생고기'를 파는 업소들 즐비하였다. 실제로 해변을 따라 굿판을 대여해 주는 곳도 많고, 실제로 귀 기울이면 진행 중인 굿 소리 역시 들다. 기운이 영험한 곳이라면 나 역시 마다할 이유가 없으므로 장소에 힘을 빌리어 차가운 겨울바다 위 문무대왕릉을 향해 조용히 소원을 빌어보았다(n번째). 신라 땅에서 벌써 몇 번째 비는 소원이지만 한번 더 간절함을 담아 마음속 바라는 바를 조용히 읊었다.


멀리 보이는 문무대왕릉(바위섬), 그리고 지나가던 쉽독(이름은 달구래요♡)




아마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경주를 찾았던 것 같다.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을 초딩 시절이니 그저 관광버스 따라 내리라면 내리고, 다시 버스에 타라면 탔을 터. 세월이 제법 지나 어른이 되어 경주를 다시 찾게 되었다. 부산에 사는 덕분에 찾게 된 경주 여행길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혼자 하게 된 경주행에서, 뜻밖에 온전한 쉼을 느끼고 돌아왔다.


혼자였기에 부지런히 음악도 듣고 명상 유튜브도 함께 들었던 덕분일까, 아니면 친구가 취소하는 바람에 뜻밖에 좋은 공간을 오롯이 혼자 누렸던 덕분일까, 이번 경주행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만 생각하고 위했던 시간이었다. 그간의 삶이 이기적이지 않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순간순간 나 자신보다 남을 더 위하기도 했다. 물론 배려라기보다는 내 마음 편하고자, 혹은 남 눈치 보느라 남을 위하는 척했던 순간도 많았다. 이런저런 순간이 살아온 시간만큼 쌓여 지금에 이르을 때 누구보다도 내가 나 자신을 깊이 알고 내 감정에 직면하고 마음을 돌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기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나 정확하게 알고 상대의 감정 역시 정확히 마주할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객관화 말이다.


타지살이에서는 꽤 많은 순간 고독을 마주한다. 부산살이 초반에는 외로움을 덮어버리고자 지인들과의 순간에 집착했던 것 같다. 마음이 아주 조금 단단해지고서는 도파민에 미쳐 외로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자극을 찾아 부산 곳곳을 누볐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갑작스러운 번뇌에 이른 것은 아니다. 그저 외부 자극과 도파민은 고독함을 100% 치유해 줄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요즘일 뿐이다. 부끄럽지만 외로웠음을 인정하는 바이다. 외로움에서 도망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지난 일 년이었다면, 올해는 외로움을 인정하고 나 자신과 더 친해져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거듭하곤 한다.


물론 나는 여전히 철없는 인간이기에 여러분께만 조용히 고백하자면 경주 땅에서 줄곧 빈 소원은 하나였다.


"좋은 사람 만나서 건강한 가정 일구게 해 주세요! 꼭이요!"


이상 번뇌끝에 +/- 0인, 그러나 0은 아닐지도 모르는, 경주 여행기를 마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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