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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an 31. 2024

고양이와 위스키의 역사

#기네스에 오른 '위스키 캣' 타우저

나만 없어 고양이
위스키 회사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


고양이는 정말 위대한 동물이라는 사실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나도 알 수 있다. 만화에 나올 것 같은 동그란 눈동자며, 나비의 날갯짓 같은 귀, 사뿐사뿐 모델처럼 걷는 발걸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는 엉뚱함까지. 아 왜 나는 고양이가 없을... 아니 오늘도 많은 사람들은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그것은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도 마찬가지다.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에는 오래전부터 '고양이'를 키우는 일이 많았다. 심지어 고양이를 위스키 증류소의 정식 직원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오늘 마시즘은 고양이와 위스키의 귀여운 동행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위스키 캣 타우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양이 중 하나는 바로 '위스키 증류소' 출신이다. 스코틀랜드의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인 '글렌터렛(Glenturret)'의 '타우저(Towser)'가 그 주인공이다. 그녀는 '타우저 더 마우저(Towser the Mouser)'라고 불리기도 했다. 쥐를 잘, 아니 정말 잘 잡았거든. 


위스키를 만들기 위한 대량의 보리가 있는 증류소는 쥐들의 주요 습격장소였다. 이를 막기 위해 윗스키 증류소들은 고양이를 키워 이를 방지하고 있었는데. 타우저는 격을 달리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쥐를 잡은 고양이'로 기네스 레코드에 오를 정도로 말이다. 


(타우저의 별미는 우유에 약간 섞인 위스키였다고)


기네스 레코드에서는 타우저가 글렌터렛에서 24년간 잡은 쥐를 '28,899'마리로 기록했다. 물론 태어났을 때부터 잡은 쥐를 샌 것은 아니지만 타우저를 오래 관찰한 결가 매일 3마리의 쥐를 잡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고의 위스키 캣으로 오른 타우저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영국여왕(엘리자베스 2세와 타우저는 생일이 같다)에게 생일축하 카드를 받을 정도였다고 할까. 타우저가 고양이별로 떠난 날에는 영국전역에 뉴스가 나올 정도로 유명했던 이 고양이는 아직도 깨지지 않을 쥐잡이(?) 기록을 세상에 남겼다.



제2의 타우저를 찾아서

전국 고양이 선발대회

최고의 위스키 캣을 떠나보낸 '글렌터렛'은 곧 타우저의 후계자, 2대 마우저를 구했다. 앰버(Amber)라는 이름의 고양이였다. 문제가 있다면 앰버는 쥐를 잡지 못했다. 단 한 마리도....


앰버는 2004년까지 쥐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지만 글렌터렛 고양이의 전설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마스코트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다음은 어떤 고양이가 마우저의 자리를 차지하지?


(글렌터렛 증류소에는 위대한 '타우저'의 동상이 있다)


그렇게 글렌터렛은 타우저의 뒤를 이을 전국 고양이 선발대회를 진행했다. 3대 마우저 딜런(Dylan)과 브룩(Brooke), 4대 마우저 발리(Barley, 보리라는 뜻), 그리고 5대 마우저 피트(Peat)... 등 수많은 고양이들이 글렌터렛의 위스키 캣이 되었다. 위스키 증류소의 낭만은 바로 고양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위스키 캣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EU에서 더 이상 식품 제조 시설 안에 동물을 기르는 것을 금지시켰거든. 



너희는 위스키 고양이니?

우리는 강아지야

많은 위스키 증류소에서 고양이를 기르는 사이 다른 동물을 기른 위스키 증류소도 있었다.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에 위치한 가장 매니아틱 한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 중 하나인 '아드벡'은 고양이가 아닌 강아지를 마스코트로 내세운다. 이 강아지의 이름은 '쇼티(Shortie)'다. 


(아드벡의 마스코트인 위스키견 '쇼티')


아일라 섬에서 아드벡 다음으로 피트 한 향을 잘 맡는다고 알려진 '쇼티'는 아드벡의 광고나 라벨 등에서 종종 나타난다. 아드벡 위스키의 마케팅 속에서 드래곤과 싸우기도 하고, 우주에 진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증류소는 안 지키니?


(발렌타인 위스키는 거위로 경비를 맡겼다)


증류소를 지키는 것으로 유명한 동물은 발렌타인 위스키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글렌버기 증류소'의 거위다. 한 마리가 아니라 떼로 있는 거위. 이 거위들은 역사적으로 발렌타인을 만드는 위스키를 노리는 도둑들을 방지해 주었다. 유유하게 있다가 도둑이 나타나면 단체로 알람을 울렸다고 한다.


그렇다. 고양이만큼이나 귀여운 강아지. 그 강아지보다 증류소를 잘 지키는 위스키 거위가 있었다. 역시 거위가 최고인 것인가(아니다).



자연과 시간이 만드는 위스키, 거기에 교감을 추가하면?

(술을 만드는 과정은 이야기를 쌓는 과정 같다. 거기에 고양이까지 함께한다면?)

위스키는 시간이 만드는 술이다. 술을 끓여서 증류하고, 오크통에 담겨서 수년을 보내야 한다. 이런 술이 익는 시간을 기다리며 일을 하는 것은 보통 어렵고 심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술을 빚으며, 익어가는 동안 만나는 사람과 동물과의 교감이 우리의 술을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만들지 않을까? 시간이라는 요리 앞에 고양이와의 이야기 안주가 쌓였으니 말이다. 


참고문헌

DISTILLERY CATS: SCOTCH’S LEGENDARY MOUSERS,  Richard Woodard, Scotchwhisky.com, 2017.7.19

Behind Every Good Whisky Is A Trusty Distillery Cat, Ari Shapiro, NPR, 2014.9.9

Famous Scotch whisky distillery cats, Maddy Searle, The Scotsman food&drink, 2017.4.15

ARDBEG’S LOYAL CANINE MASCOT ‘SHORTIE’ FRONTS FATHER’S DAY FILM VIA ENDEAVOR GLOBAL MARKETING, RICKI GREEN, Campaignbrief, 2019.8.14

애주가들이여, 거위에게 감사하자, 김민철, 케미컬뉴스, 2022.5.17

위스키 증류소를 지키는 개,고양이 그리고 거위들, 김대영, 중앙일보, 2019.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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