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1 - 프롤로그

타인이 인정하는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위해


10년의 직장 생활, 

나쁘지 않았습니다.



Suddenly I see this is what I want to be.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OST <Suddenly I see> 중



어떤 날은 출근길에 이 노래를 들으며, 공감할 정도로 제 일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습니다. 

인정받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덕분에 내 자신이 크게 성장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죠.


물론 여느 직장인들과 같이 일요일 점심부터 심하게 우울해지기 시작하는 월요병도 앓았고, 

상사나 동료 때문에 힘들어서 마음 속에 사직서를 품고 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가 없었습니다.



당장은 생활비, 카드값, 각종 공과금을 내야하고 

먼 미래에는 노동력을 상실한 늙은 부부의 지속가능한 삶이 걸린 문제였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럭저럭 참을만 했습니다. 


급여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주는 위로는 컸습니다.

현재의 내 시간을 미래의 막연한 행복을 위해 담보한다는 것.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오롯이 나를 위해 행복해지고 싶다.


그러다 제 몸에 생긴 2.6센티 짜리 종양이 많은 걸 바꿨습니다.





한국여자 평균수명 85.5세, 남자 평균수명 78.8세.

어쩌면, 내가 누릴 수명은 저 숫자보다 한참 아래일수도 있다는 생각,

그 수명을 온전히 누린다고 해도 

은퇴 이후 젊은 날 용기내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라는 의문




암 수술 이후,

유한한 내 시간을 좀 더 가치있게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중년 이후에 농가에서 정원을 가꾸며 그림을 그리며 살았던 타샤 할머니처럼,

존재지향적 삶, 작은 규모의 삶을 추구하며 자연의 생활을 택한 니어링 부부처럼,


그리고

가족과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살고 있는 혹은 살고 싶은 많은 사람들처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