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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유라 Oct 03. 2017

오사카&교토에서 들러야 할 카페, #Japan(2017

[여행] #오사카카페 #교토카페 #우메다카페 #일본여행 #일본카페

올해 선택한 두 번째 여행지,



오사카(Osaka),
그리고 교토(Kyoto)



이번 여행은 홀로 떠났다. 일정에 없던 곳일지라도 본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눈이 멈추는 곳에 들러도 보고, 미리 알아봤던 메뉴가 아닌 다른 메뉴판의 사진에 끌릴 수도 있다. 여차하면 일정을 취소해도 무방하다. 서있는 길 어디든, 나의 걸음을 함께해줄 BGM을 선곡한다. 홀로 떠나는 길이 그렇다. 고독하리만큼 깊고 자유로운 시간. 그래,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하루는 오사카에 머물렀다, 하루는 교토를 들렀다. 두 도시의 확연히 다른 매력이 일본 땅의 카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오사카 기타 하마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Brooklyn Roast Company)

주소: 〒541-0041 Ōsaka-fu, Ōsaka-shi, Chūō-ku, Kitahama, 2 chrome−1−16

영업시간: 평일 08am ~ 08 pm/ 주말 10 am~ 07 pm




첫날 '라테'와 '뷰'만 충족되면 좋을 것 같아 그에 맞는 유명한 곳을 선택했다. 기타 하마에 위치한 브루클린 로스팅 컴퍼니. 뉴욕과 오사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원두 맛이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는 곳이다. 오사카에서는 기타 하마 역 26번 출구로 나가서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된다.


가는 길에 세련된 일본 거리가 주는 마음의 안정과 귀여운 신호등을 바라보는 일이 즐겁다.




BROOKLYN ROASTING COMPANY. 참 귀여운 영자체로 엮어놓은 간판, 들어가지 않기엔 아쉬운 간판이다.




아이스 라테와 까눌레를 하나 주문해두고, 매장을 돌아보았다. 이 작은 식물들이 왜 이렇게 눈에 들어오던지 하나 데려올 걸 그랬다. 내부도 참 예쁘지만, 귀국 후에 마음에 남는 장면은 따로 있다.

내부에서 판매하는 작은 다육이들




도시와 카페 사이의 흐르는 강, 저기 조금도 분주하지 않은 사람들의 몸짓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 순간 여유로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잠깐만 앉아있어도 자연스레 한 명쯤 보고 싶은 얼굴이 떠오르기 마련인 자리이다. 이 여행길에 오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번진 것은, 이 뷰에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아주 작은 바람이 살짝 불어오면 그대로,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귀여운 영자체의 브루클린이 새겨진 컵을 든 이 사진을 오랫동안 프로필 사진으로 해두었더랬다. 뻔한 표현이지만, 달리 표현할 말이 없어 '한 잔의 여유'라고 부르고 싶은 시간을 마시고 나오는 발걸음도 유난히 총총거렸다. 기분 좋은 곳.







교토 아라시야마

% 아라비카_아라시야마 점(% Arabica Coffee店)

주소: 京都府京都市右京区嵯峨天龍寺芒ノ馬場町3-47

영업시간: 08 am ~06 pm

HP: http://www.arabica.coffee/


이튿날, 교토에 들렀다, 오사카의 활기와 반전되는 그 한적함에 반해 셋째 날도 교토행 기차를 탔다. 화려함보다는 평안함을 담은 곳, 이미 많은 사랑을 받아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 아라비카(Arabica), 일명 '응 커피'를 찾아 나섰다.


아라비카 카페는 일본에도 여러 곳의 체인 점이 있는데, 가장 아름다운 곳은 단연 아라시야마 점이다. 아라시야마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다른 이유는 생각할 것이 없다.


치히로가 튀어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아라시야마, 아라비카 커피를 마시러 가는 길에 마음에 왠지 모를 기분 좋은 일렁임이 벅차오른다.

가오나시가 나올 것 같은 아라시야마





눈으로 직접 보면, 장관이라고 해도 쑥스럽지 않은 도게츠교이다. '일본'의 특유의 멋스러움이 가득한 다리이다. 사람이 많아 천천히 발을 내딛더라도 용서할 수 있는 곳이다. 정말 가볼만한 괜찮은 커피 투어다.






다리를 걷다 보면, 저- 멀리 왼쪽 편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작고, 깔끔한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내 목적지였다.




곳곳에 보이는 %(응), %(응), %(응) 들, 하다 못해 이 작고 하얀 쓰레기통까지 카페 내부 인테리어 통일감에 한 역할을 하고 있다.






라테 아트가 유명하다고 익히 들었기에 '따뜻한 라테를 마셔야겠다'라고 생각했지만 내 차례가 오자, 'Ice latte'를 주문한다. 한 겨울에 따뜻한 커피를 상상하며 카페로 걸어 가지만, 매번 주문대 앞에 서서는 찬 커피를 시키곤 하는 버릇이 일본에서 또 나온다.


주문을 하고, 사람들 틈에서 나와 정면을 보니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다. 아라시야마를 그대로 담아낸 카페의 내부가 눈 앞에 펼쳐지는 장면이다. 투명한 벽이 감사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이 장면을 보고, '완벽한 근무 환경'이라는 단어만 떠올랐다.







근무 환경에 홀딱 반해있는 동안 내 번호가 불린다. 깔끔한 '아이스 라테'를 '도게츠교'를 바라보면서 마시는 시간이 주어지다니. 오늘 하루 성공한 것 같다.




라테는 소문대로 남다르다는 생각이 스칠 정도로 꼬숩다. 내 커피에 얼음만 남아 가는 것이 심히 아쉬워서

'웨이팅을 다시 한번 할 용기가 생길 정도'의 맛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 아라비카 커피의 아이스 라테의 귀여운 시럽



유명하리만큼 기대를 가득 채워주고도 넘쳤던 % 아라비카 커피의 맛은, 아라시야마와 함께 하는 것을 추천한다.






교토 시조 역

#키토네 (Kitone/ 木と根カフェ)

주소: 京都府京都市右京区嵯峨天龍寺芒ノ馬場町3-47

영업시간: 12 pm ~ 해가 질 때쯤

비정기적인 휴무를 가지기 때문에 인스타를 확인하는 것이 좋음(@kitone_kyoto)

HP: http://kitone.jp/




뇌리에 깊게 남은 마지막 카페는 키토네, 낮 12시부터 해가 질 때쯤 마감한다던 카페. 해가 질 때쯤이라는 완벽한 시간대를 주인은 참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운이 좋았던 나는 비정기적으로 휴무를 한다는 키토네를 즐길 수 있었다. 길치가 초행길을 찾아가는 동안 다리가 고생을 했지만 입구를 보고, 들어서고 싶은 문이라는 생각에 웃음이 절로 난다. 그 어떤 카페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완벽했던 공간.





'kitone(키토네)'는 '나무와 뿌리'라는 뜻의 일본어인데, 왜 '나무와 뿌리'인지는 주인의 마음을 듣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카페에 들어서면 어느 정도의 네이밍 취지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여러 도자기와 목공예품, 생활 도구 그리고 옷까지 잡화를 판매하던 키토네. 중간중간 놓여있는 작은 조개껍질들, 자리로 가서 앉기까지 눈이 먼저 들떠서 시간이 걸렸다.

키토네에서 판매중인 그릇과 컵, 도자기






이 날, 나는 참 좋은 자리에 둥지를 텄다.

무심한 듯 걸쳐 놓은 하얀 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한 빵(버터+시럽)을 시켜두고 주변을 감상하였다. 어쩌면 이리도 곳곳마다 편안함을 잔뜩 녹여두었는지.

자리마다 둔 메뉴판






앉은자리 바로 오른편엔 책꽂이가 있었다. 좀 귀여운 책들이 여럿 있었는데, 순간만큼은 일어 능통자이고 싶었을 뿐이다.

내 자리 옆에 있던 책꽃이와 작은 메뉴판




가장 외적으로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꺼내서, 괜히 펼쳐보기도 한다.





오른편 왼 편 그리고 뒤 편까지.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눈길이 닿는 곳은 어느 곳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공간이 없었다. 대화를 하는 여럿 일본 아주머니들은 작게 웃고, 큰 소음을 만들지 않으셨다. 그 대화와 웃음이 귀에 조용하게 다가오는 것이 좋았다. 여자가 여럿 모였는데도 그릇이 깨지지 않는 장면을 연출해내는 공간. 아마도 이 공간이 우리를 속삭이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감탄하는 동안, '커피 한 사발'이 대령되었다. 이걸 커피 잔이라고 부르기에는 매우 멋진 도자기 사발 그릇이었다.

아메리카노를 한 번 저어먹을 나무 스푼(내 해석)






연이어, 빵도 나왔다. 시럽과 버터만으로 이렇게 달콤한 브레드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소소하고 진하게 행복했던 그런 맛.

버터+시럽 빵과 아이스 아메리카노





숙소로 떠나는 길을 나서기 전에 나는 한참을, 아쉬움을 느꼈다. 괜스레 한 번 감동했던 자리로 다시 가서 둘러보곤 했다.


시간과 체력이 더 따라주었다면 가장 오래 머물렀을 곳이었다. 수줍게, 혼자 여행 중인 것과 카페가 너무 마음에 든다는 것을 말하자 내 자리에 놓인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리키던 직원. 소중한 사진 한 장의 선물을 남기고 돌아올 수 있었다.

키토네 직원이 찍어준 사진







일본은 먹을거리가 풍부한 여행지이기도 하지만 이리도 아기자기하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마시는 커피가 일품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나는 머문 공간들마다 쉬어가는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뼈저리게 깨닫고 자리를 떴다. 여유를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다시 새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이렇게 살짝씩 쉼을 가진다면 일상도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새겨보면서 말이다.


혼자 떠난 일본 여행길에 외로움을 덜어주고, 발걸음을 신나게 해주었던 오사카와 교토의 카페 곳곳. 이 글자들이 당신에게 자리에서 잠시 일어나 어딘가를 위해 발을 내딛는, 그 자리로 이끌어줄 정도의 설렘을 전해주었으면 한다.



『ㆅㅏ나유 In Cafe 매거진』


『ㆅㅏ나유 캘리그라피 에세이 매거진 』


    하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둘, 방에 있는 시간이 가져다주는 것

       셋, '헤어짐' 때마다

       넷, '퇴사'하는 날

    다섯, 별것도 아닌 게 까불고 있어.

    여섯, 오월의 오후 8시

    일곱, 미움에서 연민으로

    여덟, 길치

    아홉, 장마가 시작된 7월

       열, 다 말해놓고 비밀

열 하나, 고개 들고,

    열둘, 백수의 생활 리듬

    열셋, 순간 기록

    열넷, 시점이 머무르는 곳에 있는 행복

열 다섯, 소중한 이십대는 마음이 조급하다.

열 여섯, 연남동,

열 일곱, 퇴사 후, 두 달.

열 여덟, 핸드드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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