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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Dec 25. 2023

왜 저에게 커리어 인터뷰하려고 하시나요?

인디스워크와의 대환장 인터뷰 후기 

 12월 초 생전 조용하던 브런치 용 이메일에 메일이 한 통 도착했다. 놀랍게도 브런치에서 온 제안 메일이어서 어떤 사기꾼일까 하는 생각으로 메일을 확인했다. 나는 진짜 스팸성 광고일 줄 알았는데 인디스워크라는 곳에서 인터뷰 요청이 온 것이었다. 특별한 커리어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우와 인터뷰라니!'라는 생각보다는 '나를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순간 할까 말까 굉장히 고민을 하다가 이 것도 경험이다 싶어 인터뷰를 수락했다. 그리고 인터뷰 방식에 3가지가 있었는데 나는 얼굴, 본명 모두 오픈하고 하기로 했다. 얼굴과 이름에 자신 있어서가 아니라 굳이 숨길 이유가 없어서였다.  


 메일로 안내를 받고 나는 인터뷰를 목적을 물어보았다. 실상 좋은 커리어를 쌓으신 분들이 많을뿐더러 지금까지 봐온 커리어 인터뷰들은 실패했더라도 그것을 딛고 일어났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좋은 커리어를 쌓은 분들의 이야기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커리어 측면에 보면 나는 남들보다 취업도 늦었고 정말 많이 헤맸고 우여곡절도 많았고 삽질도 많이 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유튜브에서 보는 '절대 이렇게 하지 마세요'류의 콘텐츠의 예시의 표본 같았다. 그래서 목적을 물어보니 답이 아래와 같이 왔다. 




'고려하고 있는 시청자는 취준생 혹은 주니어 경력 레벨의 시청자로서 직무 고민을 하고 있는 시청자들입니다. 실제로 어떤 직무를 해야 할지 모르는 취준생분들도 계시고, 마케터를 꿈꾸었다 회사에서 실무를 경험해 보고 업무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데이터 분석가나 개발직 혹은 PM 등으로 커리어전환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도 상당히 있습니다. 그런 분들께 현실적인 직무 전환의 고민과 직무 전환의 과정을 그리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커리어 성공이 저희의 영상 목적이 아니라 커리어 전환과 직무 선택의 고민을 하고 계신 시청자 분들께 현실적인 벽과 준비과정의 어려움, 또는 직무 전환 준비 완료 후 취업의 어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대비책 등 과정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터뷰 때 너무 대답을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너무컸다. 지금은 좀 괜찮지만 인터뷰가 끝난 직후에는 마치 수능을 망친 학생처럼 '내가 왜 그랬을까!!!'를 속으로 수백 번 외쳤다.뭔가 취지에 맞는 이야기를 못하고 나 스스로 말하면서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를 외치는 이야기만 하다 왔다. 그래서 사후 서비스처럼 이 글을 적고 있다. 애초에 이 답변을 듣고 조금이나마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래는 인터뷰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 질문들의 답변이다.



- 간단한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웹 앱 기획자 이상혁입니다. 브런치에서 케스라는 닉네임으로 마케팅이나 서비스 분석관련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 스타벅스에서 2년 넘게 일하셨는데, 해당 경력이 취업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취업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카페 경험이 워낙 흔한 경험이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자소서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그랬던 것 같다. 뭐 탈락 사유를 알려주는 것은 아니니 알 수가 없다. 그래도 배운 것이 있다면 사회생활을 배웠다. 카페면 조금 수평적일 것 같지만 실상 그렇지는 않다. 그렇다고 막 군대는 아니지만 위에 점장님과 부점장님이 계시기 때문에 체계가 있고 어찌 보면 상사를 모시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스타벅스가 나에게 처음하는 사회 생활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이다보니 실수도 많이 하고 그런 과정 속에서 윗사람들과 지내는 법도 배웠다. 슈퍼바이저로 근무할 때는 재고 관리를 맡았었는데 정말 힘들었다. 처음에는 빠뜨리는 것이 많아 다른 지점에서 빌리는 경우도 많았고 그래서 좀 넉넉하게 시키면 왜 이리 많이 시키냐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여러 가지로 많이 배웠던 2년이었다.


- 게임회사에서 마케터로서 하신 업무


 사수도 없었고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주로 게임 퍼블리싱을 맡아서 pm 역할을 했고 프로모션 진행도 하며 별개로 홈페이지도 만들기도 하였다(직접 만든 것은 아니고 업체와 소통하면서 어떻게 만들지 이야기했다.). 2곳에 게임을 런칭을 했고 주로 영문 이메일로 커뮤니케이션했다. NDA를 처리하고 게임 소개를 하고 계약 조건을 살피고 개발자와 게임 플랫폼과 소통을 돕고 마지막엔 번역 검수도 했다. 그냥 게임 출시를 위한 모든 일에 관여했다고 생각해도 좋다.


- 가장 어려웠던 일


일이 딱히 어렵지는 않았지만 나에게는 상황이 힘들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듣지 않을 때 혹은 이게 아닌 것 같은데 일이 아닌 쪽으로 진행될 때 내가 일을 하지 않더라도 바라보는 것이 힘들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에게는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회사에 게임 기획 리드가 없다 보니 디자인 리드가 게임 리드를 맡았다. 게임에 대해 아무 지식이 없는 사람이 게임을 맡다 보니 게임이 산으로 갔고 중간에 설상가상으로 그 분이 퇴사를 하자 게임은 길을 잃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냥 총체적 난국이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


게임을 퍼블리싱했던 일이 그래도 기억에 남았다. 순전히 나의 힘으로 진행했기에 더 기억에 남는다.


- 스타트업의 장단점


보통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들지만 나에게 경우는 솔직히 단점 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 옵션도 없었고 회사에서도 바라지도 않았고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솔직히 나의 경우는 회사를 잘못 선택한 경우였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는 대표랑 면접 보는 경우가 많은데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제대로 된 회사인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 퇴사 후 R을 배우며 ADsP 자격증을 딴 이유


솔직히 막연하게 데이터가 중요하니까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따고 나니 내 커리어에 그렇게 중요할까 싶었다. 그래서 회의감이 들었고 R를 보며 개발 언어에 대해 알게 되었고 개발에서 내가 직접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생각하다가 웹 개발로 넘어오게 되었다. (참고로 SQLD도 땄다.)


- 개발 부트캠프를 들었던 이유


위의 이유로 웹 개발로 넘어왔고 독학을 하던 중 팀프로젝트 경험이 필요해 지원하게 되었다.


- 개발 부트캠프 교육의 진솔한 후기


솔직히 정부 지원금 타먹으려고 형식만 갖춰놓은 부트캠프가 많다. 나 역시도 시간 여유가 없어 그저 그런 부트캠프를 듣게 되었는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같은 팀원들 중 몇 명은 개발에 큰 관심이 없었고 수업 자료는 이미 철 지난 것들이었고 나는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았는데도 수료처리가 되었다. 이 쯤 말하면 어떤 현실인지 아리라 생각한다.


- 좋은 부트캠프를 찾는 법


좋은 부트캠프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소마, 네이버 부스트캠퍼스, 싸피 등등 있다. 하지만, 정말 경쟁이 치열하고 1년 단위로 열리기 때문에 기회를 잡기 정말 어렵다. 게다가 좋은 부트캠프는 코딩 테스트가 있는데 코테 준비하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가 배운 프론트 엔드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처음에 JS, HTML, CSS의 배우고 연습하고 하면 3~4달 걸린다. 그리고 코테를 준비하면 또 3~6개월 걸리고 (이전 공부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코테와 프론트 공부를 쭉 같이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걸릴 수 있다.) 그리고 1년 단위로 열리니 아다리가 안 맞으면 다음 연도를 들어야 할 수도 있다. 운 좋게 들었다면 6개월~1년 정도 공부를 하고 이제 비로소 취업 준비 시작이다. 취업 준비라고 취업 준비만 할 수 없다. 여전히 배워야 할 것들은 많이 있고 병행해야 한다. 


나는 사실 여기까지 생각 못했는데 혹시 개발자를 비전공자가 있다면 이를 염두하고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 서비스기획 및 웹기획으로 여러 스타트업에서 면접을 본 이유


개발자 면접을 한 번도 못 보고 좌절감에 빠졌고 위기감도 들어 그동안 배운 개발 지식을 그나마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웹 기획으로 넘어왔다. 물론 분야가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력서를 다시 수정하여 지원하였다.


- 여러 스타트업 면접을 보셨는데, 어떤 면접 질문들이 가장 답하기 어려웠을까요?


특정한 질문들이 있다가 보다는 이력서를 안 읽어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읽어보고 원치 않은 지원자면 부르지 않으면 되는데 불러서 서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난 a역량이 없는데 a역량을 증명하라고 한다. 그럼 겉핥기의 대답이 나올 수 밖에 없고 면접관도 괴롭고 면접자도 괴롭다.   


- 앞으로의 커리어 플랜


인터뷰에서는 내 어플리케이션, 내 서비스를 이야기했지만 사실 잘 모르겠다. 지금은 현재 하는 일을 잘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적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날 하필 감기 2일 차라 정말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리고 머릿속에 뭔가 명료하고 딱 떨어지는 답을 주려고 너무 생각하다 보니 오히려 말이 길어지고 혹은 당황해서 엉뚱한 대답을 하기 일 수였다. 이 것도 경험이라고 오랜만에 땀 흘리는 경험을 또 쌓았다. 


혹시 누군가 이 글을 읽고 나와했던 고민을 했고 작은 조언을 구하고 싶다면 언제든 letmeknowkes@gmail.com로 연락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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