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앱 탐구 일기
기획자가 되면서 사용자가 아니라 제작자 입장에서 앱을 바라보다 보니 앱 하나를 만들기 위해 알아야 할 것 혹은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았다. 그러면서 기존 앱 서비스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대중적인 앱중에서 커피 프랜차이즈 앱을 살펴보기로 했다. 요즘은 커피 프랜차이즈가 정말 많고 많은 만큼 앱도 많아서 다 살펴볼 수 없지만 오랫동안 앱을 잘 활용해온 스타벅스, 떠오르는 신흥 강자 메가 커피를 살펴보았다.
사실 앱들의 기능은 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고 어차피 커피 프랜차이즈 앱이라면 주문을 하고 이벤트를 확인하고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앱에 대한 평판이 갈리고 사용자 수에서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그럼 뭘 먼저 알아보면 좋을까 생각하다 거의 대부분 앱에 있는 회원가입이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되어 먼저 살펴보았다.
(1) 회원 가입
어느 앱을 사용하든 회원가입은 필수적인 관문이다. 물론 없는 앱도 존재하긴하지만 회원이 없는 앱이라면 기본적으로 서비스라고 보기 어려워 논외로 하자. 회원가입이 모두 똑같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어떤 회원가입은 본인 인증이나 이메일 인증 있는 반면 어떤 앱은 아이디 중복체크와 비밀번호만으로도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회원가입은 회원 유입에 첫 과정으로 이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면 유입은커녕 서비스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스타벅스의 회원 가입 과정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본인 인증 후, 비밀번호와 ID를 설정하는 방식으로 SNS 계정 로그인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깔끔한 UI에서 가입 절차가 더 수월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스타벅스의 메인 진입 시에 특징은 비회원인 상태에서도 앱 내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앱은 꼭 로그인을 해야지 서비스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2가지 경우를 비교했을 때 유저 입장에서 비회원 상태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선택권을 준다는 점에서 사용자 경험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회원 가입은 실질적으로 5단계로 나뉘어 있다. 첫 단계는 이용약관 동의 단계로 이후 단계만 4단계로 나눠 표시한 점은 5단계까지 표시하기에는 조금 많다고 느껴지는 감이 있어서 전략적으로 나눈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유저는 자연스럽게 필수 약관을 동의하고 실제 5단계지만 회원가입 화면에서 4단계라고 인식하며 절차를 진행한다.
본격적인 회원가입 절차는 총 4단계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려주고 각 페이지가 하나의 목적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페이지는 본인 인증을 담당하고 있다. 도용 가입이 많은 탓인지 도용 가입에 대한 경고 문구를 표시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 페이지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담당하고 간단하게 placeholder로 안내 문구를 삽입했다.
3번째 페이지는 이메일 입력을 담당하고 있다. 눈여겨볼 점은 이메일 입력 자체는 필수이지만 이메일 인증이 없기 때문에 실제 사용 이메일을 적지 않아도 진행이 가능하다. 유저에게 이메일 입력 자체를 강요하고 있지만 소식을 받을 것인지 유저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 이용 약관에서 홍보 메시지 수신을 허용했다면 제대로된 이메일을 적을 것이고 만약 그런 메시지가 귀찮게 느껴진다면 굳이 실제 이메일을 적지 않을 것이다.
오랫동안 스타벅스를 이용하면서 느낀 점은 예전에는 흥미를 당길만한 이벤트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시도를 많이 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최근에서 아메리카노 or 라떼 음료 트랙을 하면 별을 8개만 모아도 1잔 음료 무료 쿠폰이 발행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 동안 별 12개가 무료음료 1개라는 공식에서 세분화된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꾸준히 신세계에서 수익을 보장하는 브랜드임에도 커피 시장의 과열된 탓인지 지속적으로 시도를 한다고 몸으로 느끼고 있다. 이런 시도 때문에 여기저기 스타벅스 커피가 맛이 없다는 이야기가 늘어감에도 1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은 스타벅스의 오랜 전통인 닉네임 콜링 서비스를 위한 닉네임을 받고 있다. 유일하게 건너뛰기가 가능한 페이지이다. 아마 널리 알려진 스타벅스의 오리지널 콘텐츠인 만큼 새로운 유저들도 대부분 입력하지 않을까 싶다.
메가 커피는 앱스토어 기준으로 2020년에 출시하여 지속적으로 버그를 잡아가며 안정화에 들어가는 듯하다.
마지막 업데이트 2월이고 5월인 지금까지 내역이 없는 상태이다. 다만 버전 정보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햇수로 5년 차임에도 버전 1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버전 정보를 바꿀만한 업데이트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메가 커피의 앱을 진입하기 위한 화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애플과 카카오 로그인을 지원한다. 스타벅스앱과 대비하여 비회원이 서비스 내용을 미리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시선을 끄는 부분은 로그인과 회원가입이 같은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는 보기 드문 경우라 앱을 처음 보았을 때 바로 눈에 들어왔다.
로그인/회원정보를 누르면 위 페이지로 이동되고 정말 독특하게 이 페이지 안에서 모든 회원가입 절차가 완료된다. 메가커피는 휴대전화 번호 인증과 이용약관 동의만으로 서비스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은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인데 현재 메가커피의 휴대전화 인증은 우리가 기존에 하던 본인 인증 수단으로 하는 절차가 아니다. 단순히 휴대전화 번호로 인증번호를 받아 진행하여 본인 인증 절차가 생략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받은 회원 정보가 없으니 이름이 있어야 할 곳에 고객님만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 보다 더욱 아쉬운 점은 선불카드나 선물하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본인인증이 필요하다. 결국 한 번에 절차에서 끝내야 할 일을 유저가 두 번의 회원가입 절차를 겪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선불카드를 등록하려고 메가커피 앱을 설치한 고객은 2번의 휴대폰 인증을 연달아 겪어야 하고 반복되는 과정으로 앱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들었을 것이다. 인증 절차 2번이 뭐 대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인증 과정은 유저의 주도성을 뺏는 작업이다. 온전히 앱의 안내에 의존해 유저가 움직여야 하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고 유저들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노력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인증 절차를 진행하며 인증 번호 메시지가 오길 기다리며 멍하니 있는 자신을 상상해 보자.
실제 이용 후기로는 [<] 버튼이 작동하지 않고 본인 인증 절차도 실패를 겪어 정말 이용하기 싫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실패에 대한 안내 창이 뜨지 않아 한 동안 멍하니 있었다.)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저가 커피 산업에서 아직 앱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 모르지만 유입된 고객을 이런 식으로 쫓아버리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게다가 버튼이 작동되지 않는 것은 충분히 qa를 거치지 않았다는 증거고 아마 더 많은 버그가 산재해 있으리라 짐작된다.
단 2개 앱에서 회원가입 절차를 확인했을 뿐이지만 그 차이는 극명했다. 물론 24 버전을 운영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스타벅스와 이제 버전 1인 메가커피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원가입에 거의 모든 서비스가 갖고 있는 부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메가커피의 회원 가입 절차에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여러 서비스(주문하기, 선물하기, 선불카드)를 오픈하고 그 서비스의 이용 자격이 다른 점은 주먹구구식으로 되는 서비스부터 빠르게 출시하자는 모습이 그려졌고 오픈일이 다가오자 qa를 생략해 버리는 모습도 그려진다. 메가커피나 앱개발을 맡은 SI 혹은 내부 개발팀 사이에 어떠한 내부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 앱은 기괴한 형태로 개발되고 그 안에서 길을 잃은 유저는 삭제를 위해 앱을 꾹 누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음 글에서는 두 앱의 주문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