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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온 Jul 07. 2015

그는 전문가가 아닐 수도 있다

열심히 덧글을 달아주는 그를 너무 믿지 말자


운동과 건강에 관련된 브런치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자니 누워서 침 뱉는 것 같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말이고, 자신의 몸이 소중하다면 반드시 명심해야만 할 부분이다. 게다가 비단 운동에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이 뒤로 이어지는 많은 부연 설명들은 명확하게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다만, 다음 문장만은 잘 읽어두고 기억해두자.


인터넷상에서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는 그 사람, 어쩌면 전문가가 아닐 수도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운동이 있다. 굳이 ‘몸을 만드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운동도 많지만, 그와는 별개로 근육이 그럴듯하게 자리 잡힌 미끈하게 잘 빠진 몸을 원하는 사람들의 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만 간다. 인간의 몸과 그를 둘러싼 이미지들을 상품화하는 현대 매스미디어의 천박함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이 대중문화에서 설정한 미적 기준에서 어떻게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한 사람들도 있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아마도 그렇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현대 피트니스 산업은 인간의 몸을 둘러싼 욕망의 상징 중 하나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오늘도 트레드밀 위를 달리고 바벨을 들어올리는 사람들이 즐비한 피트니스 센터, 거기에는 순수하게 더 강해지기 위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사람들조차도 처음 발을 들였을 때는 대부분이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매력적인 몸을 만들어 보겠다는. 좀 더 강해지고 싶다는 발전을 향한 마음 최초의 다짐이 어느 정도 달성되었을 때나 드는 것.

어쨌든 휘트니스는 위에서 말한 특성들과 더불어, 실력의 발전을 수치적으로 혹은 가시적으로 확인하기 힘 운동들과는 다소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요즘은 인바디 하나 없는 헬스장이 드물 정도고, 굳이 인바디 등에 의한 체성분 측정 뿐만이 아니라 들어올릴 수 있는 중량에 의해서도 자신의 발전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혹은, 매일 조금씩 눈에 띄게 변화해 가는 거울 속의 자신의 몸의 변화를 보고도 기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휘트니스는 발전의 정도를 스스로 알아차리기 가장 쉬운 운동에 속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헬스장을 오래 다니면서 나름대로 운동에 매진한 사람들의 몸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탄탄한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운동 실력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여기며 그를 맹신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온라인상의 헬스 관련 커뮤니티나 각종 게시판에 출몰해서 약방의 감초처럼 덧글을 달고는 한다.


진짜 전문가가 가짜 전문가를 만났을 때 (....)

이런 커뮤니티에는 자신이 전문가라고 믿는 사람 만큼이나 아무 것도 모르는 초보자들이 많다. 건강을 위해서 이제 막 시작해보려는 사람, 휴가철을 앞두고 생전 처음 몸을 만들어보려는 사람, 살을 빼기 위해서 정보를 찾는 사람 등. 그런데 지금껏 운동에 아무 관심도 없이 살아왔던 이 사람이 과연 제대로 된 정보를 선별할 능력이 있을까?


온라인상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어떤 것이 옳은 정보인지를 파악하는 것은 입문자 입장에서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나름대로 운동 열심히 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이런 곳에서도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제각각인 경우가 많다. 게다가 초보자의 질문에 친절하게도 정성어린 대답을 해 주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굉장히 확신에 찬 어조로 글을 쓴다. 이런 글을 초보자가 읽으면, 대개의 경우에는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믿게 된다. 약팔이와 같은 원리다.


자신이 효과를 본 운동 방법이나 생활양식이 남들에게도 반드시 효과가 있으리라는 법은 없다. 그것이 운동 생리학과 영양학적 이론의 기반 위에 서 있는 올바른 지식이라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남에게 득은커녕 독이 되는 경우도 허다할 따름이다. 가령, 원래부터 살이 잘 찌고 기골이 장대한 사람이 정상 체중에 도달하는 방법과 그 반대 체질을 타고난 사람이 정상 체중으로 가는 길은 당연히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길이 없다. 자신의 경험에 의거한 일반론이 되풀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이 몸과 운동에 관련된 조언은 반드시 전문가에게 상담 받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물론 헬스장에 있는 트레이너들 중에서도 기본 소양이 안 된 사람들이 가끔 있긴 하지만, 어쨌든 트레이너들은 일정 이상의 소양을 가지고 있음을 국가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이다. 어디서 뭐 하는지도 불분명한 익명의 사람들에게, 무엇이 정답인지도 알 수 없는 저급 정보들을 한 아름 받고 고민하 것이 과연 생산적인 행동일까? 다는, 실제로  상태 운동 수행능력 을 보고 자신에게 최적화 플랜을 세워줄 수 있는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리 예고한다. 다음 글은 휘트니스 센터에서 제대로 된 트레이너를 고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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