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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온 Jul 17. 2015

올바른 트레이너를 만나는 방법

가짜와 진짜를 구분할 수 있는 몇 가지 지침

몸을 좀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최단시간에 최대한의 효율로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게 된다. 그게 아니더라도 처음 배울 때 돈을 좀 들이더라도 제대로 된 방법이 무엇인지를 익히고서 운동을 시작하고 싶은 경우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Personal Training, 즉 PT가 존재한다. Personal 이 아니라 Physical 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이 두 글자가 가리키는 본질은 마찬가지이다. 검증된 스승에게 제대로 된 방법을 배우고, 엄격한 관리감독 하에 훈련을 수행하는 것이다.



트레이너는 단순한 운동 교육 서비스 제공자라고만 볼 수 없는 직종이다. 작게는 올바른 운동 방법 그 자체를 가르치는 존재이지만, 좀 더 확장하면 운동에 임하는 마음가짐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운동과 환경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운동과 건강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상기의 특징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트레이너를 찾기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트레이너들 사이에서는 이런 농담이 있다.

트레이너는 숫자 세어주는 직업이다.

그냥 단순히 농담이라 이야기하기엔 자조 섞인 이야기라 좀 슬프긴 하지만,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트레이니가 운동을 수행할 때 옆에서 지켜보며 올바르게 동작을 수행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개인 트레이너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농담은 종종 현실이 된다. 남을 가르치기 위한 최소한의 소양조차 부족하면서, 옆에서 숫자만 소리 높여 헤아리면서 재촉하기만 하는 트레이너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던 회원 수가 어디 한 두명일까?


PT를 받으려 결심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어떤 트레이너가 제대로 된 트레이너인지를 구분하기가 힘들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얼치기는 아닌 트레이너에게 소중한 몸을 맡기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는 간단한 몇 가지 지침을 소개해 보려 한다.


이러면 안 된단 이야기다 (....)


첫째. 타인에게 교습하는 패턴을 확인할 것.


피트니스에 고용된 단순한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PT를 해 줄수 있을 정도의 트레이너라면 일주일에 적어도 몇 번은 누군가를 지도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남을 어떻게 가르치는지를 곁눈으로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장 경계해야 할 트레이너 중 하나는, 초보 회원을 붙잡고 웨이트 머신에 앉혀 머신 사용법을 가르치는 트레이너다. 추후 별도의 글로 이야기하겠지만, 피트니스 센터에 숱하게 널려있는 머신들은 초보자를 위한 안전한 도구이기는커녕 가장 경계해야만 할 대상이다.


둘째. 여성 트레이너를 고를 때는 신중할 것


피트니스 업계는 여성이 전문 트레이너로서 장기간 살아남기 힘든 곳이다. 선천적인 특성 때문에 발전 속도가 남성보다 더디기도 하며, 실력에 대한 불신과 오해를 받기도 쉽다. 게다가 생존을 위하여 체지방이 일정 이상 축적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탓에, 트레이너의 필수 요건처럼 여겨지는 선명한 근육의 윤곽(데피니션)이 없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상황들은 두 가지 유형의 여성 트레이너들을 낳는다. 얼핏 보기 좋은 체형을 가진 미끈하고 예쁘게 잘 마른 얼치기 트레이너, 마르지 않았지만 정말 잘 가르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진짜 트레이너. 내막을 알고도 전자에게 배우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여성이 이 바닥에서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은, 교습 실력을 증명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셋째.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


트레이너로 일하기 위해서는 생활체육지도자 3급 자격증이 거의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이건 트레이너로서 갖춰야 할 기본이기 때문에 굳이 확인할 것 까지도 없다. (오해가 있게 작성한 부분 수정)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제대로 된 트레이너라면 이 분야에서 거의 유일한 국가 공인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실 취득이 그리 어렵지 않은 자격증에 속한다. 다만 2급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2급의 취득 요건은 3급에 비해 매우 엄격하며, 관련 전공의 학사 학위 혹은 해당 직종에 일정 연차 이상을 일하지 않았으면 응시 자격조차 없다.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면, 2급 소지자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다만 2015년부로 생활체육지도자 3급은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으로, 2급은 1급으로 명칭과 급수가 변경되었다.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잘 기억해야 할 부분)


넷째. 사설 자격증


체육 분야에서 공인된 국가 자격증은 얼마 없다.  때문에 각종 협회들로 대별되는 여러 영리 기관들이 발급하는 사설 자격증의 수 셀 수 없이 많다. 이런 자격증들로만 약력을 빼곡하게 채운 사람들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조금만 생각해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이런 사설 자격증들 보다는, 들어본 적 없던 작은 대회에서의 수상 경력이 차라리 훨씬 믿을만하다.


다섯째. 운동 관련 세미나 참가 이력


별로 변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 이 분야에서도, 몇 년마다 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되는 여러 이론들이 끊임없이 도입되고 연구된다. 영미권보다는 못하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이론들에 대한 세미나 등은 드물지 않게 열린다.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한 트레이너들의 경우 단순히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공부했던 기초적인 부분들에 만족하지 않고, 세미 참석하고 수료 사실을 자랑스럽게 경력으로 기재하는 경향이 있다.


여섯째. 운동생리학적 기초 지식의 유무


자격증 시험 보고 영원히 책을 덮은 사람이 아니라면, 기초적인 부분 정도는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운동생리학 기초 지식의 리트머스지가 될 만한 질문 하나를 소개한다. 다만 질문에 사용되는 단어가 지나치게 명확하면 처음부터 경계할 수도 있으니 무난한 표현을 사용해 보자.

‘코티졸이 안 좋은 거라던데, 왜 안 좋은 거예요?’

참고로 코티졸은 코르티솔이라고도 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한 종류로서, 근 성장을 저해하며 지방 연소율을 떨어트리는 작용을 한다.


이외에도 여러 조건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더 깊이 들어가 봐야 이제 운동을 시작하는 정도의 사람들에게 크게 의미가 있는 사항들은 아니기 때문에 생략한다.


PT를 받기위해 지출해야 하는 금액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물론 한 분야의 전문가에게서 노하우를 전수받는 비용이라는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이야기가 좀 다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 해도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기백만원까지 나갈 수도 있는 지출의 명확한 근거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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