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유럽여행 1편> 안도라
*엔고르다니 다리 : 안도라의 수도인 안도라라베야에 있는 엔고르다니 다리(Pont d'Engordany). 발리라 오리엔트 강( valira d'orient) 위에 놓여져 있다. 보기만해도 아주 시원하다!
☞ 엄청 더웠던 지난 여름, 저는 유럽에 있었습니다. 2024년 6월 8일부터 8월 14일까지, 약 67일간 많은 나라를 탐방했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헝가리, 튀르키에...
애초에는 포르투갈 순례길을 약 25일 정도 걷고, 나머지 기간을 배낭여행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남유럽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일정을 다 배낭여행으로 소화했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것도 여행의 묘미겠지요.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펜으로 노트에 적기도 했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그 여행일지를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재밌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이드북 수준의 디테일한 정보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안도라의 수도 안도라베야: 안도라는 작은 소국이지만 도시국가는 아니다.
* 2024년 6월 8일 토요일: 1일차, 맑음 / 2024년 6월 9일 일요일: 2일차, 맑음
인천공항에서 UAE 아부다비행 에티하드 항공을 탔다. 유럽은 여러번 가봤는데 갈때마다 국내항공사나 핀에어 같은 유럽 현지 항공사를 이용했다. 최신형 B787 드림라이너 비행기를 타고 갔는데 생각보다는 좀 재미가 없었다. 오히려 예전에 대한항공에서 탔던 B787이 더 나았던 거 같다. 중동항공사여서 그런지 기내식도 나와는 안 맞았다. 그래도 그냥 주는대로 먹어야쥐~!
약 8시간 비행을 해 아부다비에 도착했다. 그런데 서울 촌놈이 비행기를 타서 그랬나? 비행중에 엄청난 두통에 시달렸다. 오죽했으면 승무원에게 두통약을 받아서 복용을 했을 정도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양 옆 좌석이 비어있었다는 것이다. 서울 촌놈 오랜만에 뱅기탔다고 티를 제대로 냈다.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하는 비행기로 환승했다. 아부다비에서 바르셀로나까지는 약 7시간 정도 소요됐는데 그때는 아주 멀쩡했다. 신나는 비행이었다. 같은 에티하드 항공 비행기인데 왜그리 차이가 났던지...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에 내렸다. 그간 마드리드 국제공항은 많이 이용했지만 바르셀로나 공항은 처음이었다. 이후 바로셀로나 중앙역이라고 불리는 sant로 이동한 후 고속버스를 타고 안도라(Andorra)로 이동했다. 비행기에서 대충 15시간을 있다보니 고속버스를 타자마자 코를 골며 골아떨어졌다. 확실히 비행기보다는 고속버스가 자기에 좋은 듯하다. 덕분에 시차 적응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안도라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피레네 산맥에 소국으로, 그 면적이 서울보다도 더 작다. 안도라는 안도라공국이라고 불렸다. 공작령이라는 뜻으로 거칠게 말해 공작이 왕노릇 한다는 말이다. 공작은 새가 아니라 백작, 공작할 때 그 공작이다.
스페인에서 안도라로 입국(?)하려면 검문소를 지나야한다. 하지만 검문소에는 지키는 사람이 없다. 대신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넘어가는 차들이 많았다. 버스 차창 밖으로 피레네의 산들이 위엄을 드러내며 따라 오고 있었다. 드디어 안도라에 도착했다.
피레네의 험준함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지만 안도라는 그런 척박함을 이겨낸 듯이 보였다. 절벽 위에다 집을 짓고 마을을 지은 것이다. 지반 공사 하기도 힘들었을텐데... 스위스와 막상막하였다.
* 안도라: 북쪽으로는 프랑스, 남쪽으로는 스페인. 안도라의 위치를 말해준다.
* 안도라의 위치
안도라는 정치적으로 매우 흥미로운 형태를 띄고 있는 곳이다. 안도라는 프랑스의 대통령과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인, 우르헬 교구의 주교가 공동으로 최고 권력 수반을 이루고 있다. 안도라의 건국이 12세기였으니 그때는 프랑스 왕이었고, 지금은 대통령이 그 임무를 이어받는다. 이를 두고 입헌공동군주제라고 부른다. 입헌군주제도 아니고, 입헌공동군주제라니...! 물론 안도라에는 총리가 실질적으로 국정을 총괄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이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더군다나 피레네라는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살아남아야했던 그들의 나름대로의 생존 방식이었을것이다.
올 초에 지중해 지브롤터를 탐방하고, 약 5개월 만에 피레네 안도라를 방문했다. 예전부터 벼르고 별렸던 버킷리스트를 올 상반기에만 두개나 지운 것이다. 오~ 속도 좋은데!
그런데 좀 아쉬웠다. 안도라공국이라는 예전의 명칭 때문에 살짝 중세풍의 도심 풍경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대적인 건물이 즐비했다. 사실 안도라는 거의 모든 품목이 무관세라서 쇼핑이 발달했다. 또한 카지노도 유명하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우렁찬 목소리가 있었다. 바로 피레네에서 흘러오는 물소리였다. 지도상으로는 무슨 강이었는데... 그렇게 유속이 빠른 도심지 강물은 처음봤다. 하여간 지리산 대원사 계곡물 소리처럼 우렁찬 피레네 강물 소리에 귀가 다 시원해졌다. 시차에서 오는 피로감이 싹 다 날라가는 듯했다.
안도라는 1995년 우리나라와 정식으로 수교했다. 하지만 워낙 작은 나라이기에 독립된 외교공관이 있지 않고, 주 스페인 대사관이 공관 업무를 대행한다. 사실 안도라는 카탈루냐 지방과 많은 면에서 닮아 있었다.
고도가 높아서 그랬나? 안도라에서는 덥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역시 피레네 산맥이었던 것이다.
하지만...ㅋ
* 성 에스테베 성당(St. Esteve of Andorra Church): 12세기에 지어진 성당.
* 성 에스테베 성당: 왼쪽이 에스테베 성당이고, 오른쪽 건물은 외벽을 사진으로 처리했다.
* 안도라: 오리엔트강이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뿜고 있다. 상류 부근이라서 그런지 계곡 같은 느낌이다.
* 안도라공국: 프랑스 왕과 스페인 우르헬 주교가 공동으로 통치하는 모습을 그린 조각품. 입헌공동군주제를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