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작가 역사트레킹 Sep 24. 2024

왜 스페인 땅이 프랑스 영토에 있지?

<핫한 유럽여행 2편> 스페인의 고립영토 이비아






* 이비아 도심: 이비아성에서 바라본 모습






☞ 엄청 더웠던 지난 여름, 저는 유럽에 있었습니다. 2024년 6월 8일부터 8월 14일까지, 약 67일간 많은 나라를 탐방했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헝가리, 튀르키에...


애초에는 포르투갈 순례길을 약 25일 정도 걷고, 나머지 기간을 배낭여행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남유럽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일정을 다 배낭여행으로 소화했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것도 여행의 묘미겠지요.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펜으로 노트에 적기도 했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그 여행일지를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재밌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이드북 수준의 디테일한 정보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성모천사성당(Church of Our Lady of the Angels)과 베르나드타워(Bernard So Tower): 성당과 타워는 인접해있지만 별개의 건물이다. 타워는 감옥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2024년 6월 10일 월요일: 3일차, 비


피레네 산맥에 자리잡은 작은 나라, 안도라에서 1박을 했다. 피레네에서 하룻밤을 보냈더니 얼굴에 생기가...?


이날은 이비아(Llivia)라는 곳을 탐방했다. 리비아? 북아프리카에 있는? 아니다. 이비아다. 그래도 안도라는 어찌해서 들어봤을테지만 이비아는 처음 들어본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비아는 안도라에서 동쪽으로 약 50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 피레네산맥 동쪽 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그럼 그 낯선 이비아에는 뭐하러 갔는가? 이비아의 독특한 위치 때문에 간 것이다. 가기가 쉽지 않은 곳인지를 알기에 일부러 여행 초기에 배치를 해서 찾아간 것이다.


이비아는 프랑스 영토 안에 있는 스페인 땅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적절한 예일지 모르겠지만... 바티칸을 생각해보시라! 이탈리아 로마에 바티칸이 둘러싸여 있지 않은가. 어쨌든 스페인에서 이비아로 가려면 프랑스 땅을 약 2킬로 정도 거쳐가야 한다. 이걸 두고 고립영토라고 부른다. 이게 참 재밌는게 어쨌든 국경을 넘는거라 스마트폰 통신사도 달라지게 된다. 


안도라에서 스페인의 라세우두르젤(La Seu d'Urgell), 프이그세르다(Puigcerdà)라는 도시를 거쳐 이비아에 도착했다.


안도라공국 -> 라세우두르젤(스페인) -> 프이그세르다(스페인) -> 프랑스땅 -> 이비아(스페인)


뭐 이렇게 정리를 하니 좀 복잡해보인다. 하지만 거리가 그리 길지는 않았다. 약 70km 정도니까.

이비아는 부메랑 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는데 크기가 약 12.9 km2 정도다. 서울의 금천구가 13km2 

, 동대문구가 14.2km2니 참고하시길...


이비아가 이렇게 프랑스 땅에 있는 고립 영토가 된 건 역사적 맥락들이 맞물려서 그런 것이다. 사실 이비아는 로마시대부터 그 중요성이 부각된 곳이다. 이름도 이곳에 주둔했던 로마의 장군인 율리아 리비카(Julia Lybica)에서 따온 것이다. 


프이그세르다에서 출발한 버스를 타고 프랑스땅을 넘어 이비아로 갔다. 손님이 많이 없는건지 버스가 크지 않았다. 우리나라 마을버스만한 크기였다. 그래도 나름 국경을 넘는 버스인데 마을버스 수준이라니...ㅋ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비아 탐방의 정점인 이비아성(castell de Llivia)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았다. 이비아성은 상당 부분이 파괴되어 있지만 그 정상부에 올라서면 왜 이곳이 로마시대부터 매우 중요한 요충지였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이비아는 분명 피레네 산맥에 자리잡고 있지만 그 일대는 큰 평원을 이루고 있었다. 이곳이 피레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널찍한 공간이 있었던 것이다. 마치 피레네의 고봉들이 평원을 숨겨놓고 있는 형상이었다. 평원과 고봉들을 동시에 볼 수 있었던 꽤나 흥미로운 순간이었다. 그런 굉장한 풍광들이 이슬비와 함께 눈 앞에 펼쳐져 있으니... 뭐랄까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다보니 이슬비가 폭우로 변했다. 매우 현실적이 됐다~ㅋ


ps. 지도에서 왼쪽은 안도라, 오른쪽은 이비아다. 둘 사이는 약 50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 







* 이비아 타운 










 

* 천사성모성당






* 천사성모성당






* 이비아성: 이비아성에서 바라본 모습. 스페인 방면이다. 







* 이비아: 황소가 느긋하게 풀을 뜯고 있다.







* 이비아성: 겹성 형태를 띄고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