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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작가 역사트레킹 Sep 29. 2024

어라? 가우디 생가가 이것밖에 안 돼?

<핫한 유럽여행 4편> 레우스





* 가우디: 가우디의 작업실을 복제했다. 가우디 기념관.






☞ 엄청 더웠던 지난 여름, 저는 유럽에 있었습니다. 2024년 6월 8일부터 8월 14일까지, 약 67일간 많은 나라를 탐방했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헝가리, 튀르키에...


애초에는 포르투갈 순례길을 약 25일 정도 걷고, 나머지 기간을 배낭여행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남유럽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일정을 다 배낭여행으로 소화했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것도 여행의 묘미겠지요.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펜으로 노트에 적기도 했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그 여행일지를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재밌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이드북 수준의 디테일한 정보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프림장군 기마상(Estatua del General Prim): 프림 광장에 있다. 프림장군은 카탈루냐를 대표하는 진보적 군인으로 평가받는다. 남북전쟁 당시 링컨을 지지했으며, 크림 전쟁에서도 활동을 했다. 







2024년 6월 13일 목요일: 6일차, 맑음


건축가 가우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건축에 문외한이라도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미학을 건축에 담은 건축가 가우디!


그런 가우디의 고향을 다녀왔다. 언뜻 가우디의 고향이 바르셀로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의 생가는 레우스(Reus)라는 곳에 있다. 레우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약 90km 정도 떨어져있는데 수도교가 있는 타라고나의 바로 옆동네다. 그래서 레우스와 타라고나, 두 도시는 시내버스값 정도로 오갈 수 있다.


레우스 기차역에서 내려 대성당 방향으로 이동했다. 중심지역인 메르카달광장(Plaça del Mercadal)에 다다르니 카사나바스라는 무척 인상적인 건물이 눈에 띈다. 그래 가우디의 생가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지만 카사나바스는 가우디의 생가가 아니란다. 조금 뒤편에 박물관과 안내소(Gaudí Museum & Tourist Office)가 있기에 가서 또 물어봤다. 여기가 가우디 생가인가요?


또 아니란다. 그럼 도대체 가우디 생가는 어디란 말인가? 안내소에 문의하니 생가가 표시된 지도 한 장을 주었다. 그러면서 가봐야 별거 없다는... 말을 했다. 가보니 진짜 별거 없었다. 초라했다. 현재 개인 소유의 집으로 그냥 입간판만 세워져 있던 것이다. 입간판도 없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서울 인왕산 수성동계곡 아래에 가면,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이 있다. 그런데 그곳도 그냥 입간판만 붙어 있다. 개인 소유의 다세대 주택이라 당연히 출입을 할 수가 없다. 오히려 윤동주 하숙집이 외관상으로는 더 나아보일 정도로 가우디 생가는 방치되어 있었다.


가우디 생가라는 명칭의 끌림이 아쉬움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레우스에 온 김에 발자취를 남겨야할 거 같아 가우디 박물관을 방문했다. 11유로(약 1만7천원)를 주고 티켓팅을 했다.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됐는데... 한국어는 없고 영어로 된 걸 제공받았다. 그 영어로 된 걸 다 알아...들었냐?ㅋ


전시는 좋았다. 전체적으로 가우디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는 전시였다. 하지만 입장료가 다소 비싼 느낌이었다. 빨리 보면 10분 안에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공간 자체가 넓지 않았다. 


그럼에도 인상적인 곳이 있었다. 가우디의 작업실을 복제해서 만든 코너였다. 작업실 한켠에 때묻은 침대도 놓여있었다. 참 소박하고 검소한 공간이었다.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도 대작이 나왔던 것이다.


내 작업공간도 작은 밥상인데 대작이 나올 수 있는 거야?ㅋ


ps. 사그리다 파밀리아가 2026년에 완공된다는데... 스페인넘들을 믿으십니까?ㅋ 






* 카사나바스: 1908년에 완공된 건물로 실내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현란한 기둥으로 장식된 클러스터가 인상적인 건물이다. 가우디가 설계한 것은 아니다. 루이스 도메네츠라는 건축가가 설계했다. 






* 레우스 대성당





* 메르카달광장: 왼쪽 사각형 건물이 가우디 기념관이다. 






* 가우디 생가: 오른쪽 갈색문이 출입문이다. 개인 소유 건물이라 출입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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