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유럽여행 5편> 바르셀로나 몬세라토
* 몬세라트: 뒤쪽에 보이는 건물은 성모 마리아 수도원(Abadia de Montserrat)이다.
☞ 엄청 더웠던 지난 여름, 저는 유럽에 있었습니다. 2024년 6월 8일부터 8월 14일까지, 약 67일간 많은 나라를 탐방했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헝가리, 튀르키에...
애초에는 포르투갈 순례길을 약 25일 정도 걷고, 나머지 기간을 배낭여행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남유럽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일정을 다 배낭여행으로 소화했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것도 여행의 묘미겠지요.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펜으로 노트에 적기도 했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그 여행일지를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재밌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이드북 수준의 디테일한 정보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몬세라트
2024년 6월 14일 금요일: 7일차, 맑음
전날 가우디의 생가인 레우스를 방문한 후 바르셀로나 몬주익 부근에 있는 숙소에 체크인 했다.
역시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다. 무슨넘의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그 사람들의 대다수가 관광객들이다. 그래서인지 숙소 가격이 널뛰기를 하더라.
냄새나는 군대식 도미토리 베드 하나가 35유로를 받더라. 우리나라 돈으로 약 5만 2천원 정도다. 칸막이가 있는 벙커 베드도 아니고... 한 20유로를 예상했는데...
분노를 삼키며 몬세라트로 향했다.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에서 북서쪽으로 약 60킬로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곳으로 가려면 교외선 전철을 탄 후, 다시 산악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좀 복잡할 수 있지만 외곽노선과 산악열차를 조합해서 구매할 수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티켓팅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안내인들이 있어 티켓 구매를 도와줬다.
몬세라트는 한국말로 직역하자면 '세라트 산'이다. 스페인도 산이 많다. 피레네 산맥, 시에라네바다 산맥 등등...
몬세라트는 바르셀로나 여행의 필수 코스 같은 곳이다. 어쩌면 몬세라트는 한국 사람들한테 가장 유명한 스페인 산이 아닐까 한다.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바르셀로나를 많이 방문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난 6년 전 바르셀로나에 왔을 때 이곳을 지나쳤다. 그래서 이번 바르셀로나 탐방의 핵심을 몬세라트로 정하게 됐다.
산악열차를 타고 몬세라트역에 딱~하고 내리면, 둥그스름한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얼핏보면 북한산의 인수봉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다. 물론 우리 인수봉이 더 이쁘게 생겼다~^^
몬세라트에는 성모 마리아 수도원이 있다. 깎아질듯한 절벽 위에 세워져 있는데 산 봉우리들과 어우러진 모습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이런 모습 때문인지 몬세라트는 가우디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옥수수 같은 몬세라트의 봉우리들이 바르셀로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에 구현된 것이다.
전망대에서 왼쪽을 바라보니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시설물이 있고 그 아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국기봉인가? 아니다. 십자가 탑이었다. 그 위로도 계속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임도 같은 길이었는데 약 30분은 더 올라가야 했다. 거기가 푸니풀라 종착점이 있다. 푸니쿨라는 산악열차와는 별개로 운영되는데 몬세라트의 윗부분까지 운행한다.
날씨가 화창해서 사진이 정말 잘 찍혔다. 하지만 정말 더웠다. 평소 때 같으면 걸어올라갔겠지만 이번에는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 편도 약 11유로... 돈 벌레들! 푸니쿨라 타고 올라가니 더 멋진 풍광이 펼쳐졌다. 돈값을 하는 듯했다. 올라가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빤헸다.
이렇게 멋진 곳이다보니 가우디가 몬세라트에서 영감을 얻게 됐던 것이다. 나도 이곳에서 기를 받은 느낌이다. 몬세라트의 돌산의 기운이 내게 확 다가오는 듯했다! 이제 멋진 결과물만 생산하면 되는건가!
ps. 우연히 주차장 아랫쪽을 걷다가 숲길 산책로에 진입하게 됐답니다. 몬세라트에 좋은 숲길이 있더라고요. 순례길하고도 연결되기도 하고요. 하여간 돌산의 기운도 받고 숲길도 알게 되서 참 좋았습니다.
* 몬세라트: 중앙에 산악열차 궤도가 보인다.
* 산 미구엘 철십자가 전망대(Creu de Sant Miquel): 또다른 풍광이 펼쳐진다.
* 몬세라트: 이렇게 천하의 절경이니 가우디가 좋아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