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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디 라이프 Dec 13. 2023

브랜드를 한다는 것

브랜드란 무엇일까요?


  

  브랜드란 무엇일까요? 개개인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논하곤 할 때 그들의 마음엔 어떠한 상념들이 떠도는지 궁금하곤 합니다. 어떤 이에겐 나이키와 애플처럼 전 세계인의 머릿속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인지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란 것이 ‘주인 구분을 위해 가축에게 찍는 낙인’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듯이 구분을 위한 명확한 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누군가에겐 자신만이 알고 있는 소규모 공방의 작가님이 만드시는 도기 브랜드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브랜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유의 독자적인 경험이 남들과는 다른 취향을 찾게 만들 수 있으니 그 또한 브랜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도 있는 것이죠.

  

  저는 누가 시키지는 않았지만 수년 동안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름부터 기존 브랜드와 구분을 하려고 만든 도메스틱 브랜드라는 범주 안에서 브랜드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흔들리지 않는 생각의 정립이 필요했습니다. 브랜드라고 외치기보다는 스스로 내가 하는 일이 브랜드라고 믿을 수 있는 신념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와 브랜딩에 관련된 책들은 눈에 보이면 읽고, 여러 전문가분들의 영상도 찾아보며 마음속으로 한 번 더 되새겨 보곤 했습니다. 그중 지금도 바로 떠오르는 브랜드의 정의를 공유해드릴까 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분들 중 한명인 디앤디파트먼트의 창립자인 나가오카 겐메이씨의 글입니다. 



  브랜드는 단언컨대 '고객의 심중'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브랜드의 이미지는 이렇다. 그것은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그릇이다. 절대로 직접 만질 수는 없는. 이 그릇을 가진 사람이 어떤 장소로 들어간다. 그 사람은 그곳에서 받은 모든 것 중에서, 자신이 좋다고 느낀 것만을 그릇 안에 조금씩 담는다.


 '자기가 담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도 가능하다. 자신과 사이가 좋은 사람에게 그릇에 담긴 것을 '한 잔, 어떻습니까. 일전에 산 맛있는 술을 가지고 왔습니다'라고, 마치 맛있는 토속주라도 주고받듯이 나누면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으로 '그 사람의 느낌'이 함께 전해진다. 그 사람은 그것을 천천히 마셔보고 ‘이 정도라면 나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며 파는 장소를 물어본다. 그러나 그 장소는 야외라서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부는 날의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언제나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놓고,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사람을 위하여 같은 것을 마련해놓는다.


 그 사람이 그 맛있던 술을 사기 위해 온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멋진 장소에 이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장소의 이름을 쓴 마크가 걸려 있는 것을 본다. 그 사람은 그날부터 그 마크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 맛있는 술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브랜드라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마크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또한 브랜드라는 것은 '브랜드를 만든다'는 의식이 없으면 절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브랜드를 만든다'는 것은 세상에서 흔히 쓰는 느낌으로 '하나의 브랜드를 목표로 하여 만드는 행위'는 아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브랜드'라고 의식하며 그것을 철저하게 만드는 의식. 분명 그런 의식을 가지고 수 년, 수십 년 동안 그것을 반복하는 것을 손님이 인정했을 때, 축하할 만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디자인 하지않는 디자이너_나가오카 겐메이 中

 


 수많은 브랜드의 정의가 있겠지만 저는 브랜드란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이 되려면 연결이 되어야 하고 연결이 되려면 진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저희가 하는 일에 거짓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이 지속되었을 때 누군가의 마음속 한켠에 떠오르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에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의미가 있고 해볼 만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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