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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디 라이프 Dec 20. 2023

의식주와 패션에 관하여

  얼마 전 ‘나만의 기본’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생활의 수첩이라는 일본 잡지의 편집장이신 마쓰우라 야타로라는 분이 쓴 책이었는데 단순히 제목에 끌렸습니다.  


  책의 내용은 어느 정도는 놀랄 만큼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분도 있었고, 어떤 부분에서는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넘길 만큼 소소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결국 추천드리고 싶은 글귀 하나가 남게 되었는데 책의 띠지에 있던 글이었습니다.


‘의식주 그리고 일에서 발견한 단단한 삶의 태도'

  아마 띠지에 있는 카피는 출판사분들의 작품이 아닐까 싶은데, 저한테는 한 권의 책보다 저 글귀가 마음에 남게 되었으니 정말 훌륭한 작업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종종 누군가가 패션 업을 하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면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패션이라기보다는 의식주에 의, 옷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패션 시장은 항상 힘든 것 같다고 대답하며 패션과 한 발자국 정도 거리를 둡니다.


  실제로 옷에 관련된 일을 10년 동안 해오면서 저는 옷을 트렌드와 패션의 관점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점점 더 생활과의 관계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트렌드를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생활인으로서 필요한 옷의 기준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 저의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음식을 먹고 옷을 입습니다. 일을 하고 운동을 하며 중간에 커피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특정한 공간으로 돌아와 다시 잠에 드는 생활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렇게 당연하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자신의 기준을 하나씩 세워가는 것은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음식을 먹을 때 속이 편안해지는지 혹은 어떤 커피 맛을 마셨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그리고 어떤 계절에 어떤 옷을 입는 것이 나다운지는 스스로만 알 수 있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물론 옷은 주와 식과는 조금은 다르게  자신의 만족감 이외에도 사회적 맥락 속에서 타인의 시선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나다움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면 조금 덜 흔들리고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도 발견하는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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