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성장 속도는 부위 별로 다릅니다.
시각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하는 후두엽의 기능은 10세 이전에 거의 완성됩니다.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을 나이이죠.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것들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다음으로 발달하는 것이 두정엽입니다. 감각이나 공간지각 같은 능력은 보통 12~14세 정도에 완성되며, 수학적 사고, 논리적 사고는 16~18세 정도에 완겅됩니다.
10세 이전에는 몸으로 느끼는 감각을 키우고 운동을 많이 하고, 충분히 뛰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는 사물의 통합과 수학적 개념이 이해되기 시작하지요.
그 다음은 측두엽입니다. 청각이나 언어적인 부분은 6세부터 15세 정도까지 발달하며, 기억이나 감정같은 영역은 20대 초반정도까지 발달합니다. 타인과 대화하고, 공감을 느끼며, 감정적으로 아주 섬세한 시기지요.
이제야 막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하는게 6-7세부터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영어 유치원을 만 4세부터 보냅니다.
무슨 말이냐. 언어적인 뇌가 처음 자라기도 전에, 아니 잘 들리기도 전에, 한글도 아닌, 영어 유치원에 보낸다는 것입니다. 언어를 배우고 활용하여 대화하는데까지는 최소한 2-3년이 소요됩니다.
최소한 8-9세는 되어야, 영어를 듣고 이해할 준비가 된다는 것입니다.
즉, 만 4세의 아이에게 영어를 외우라는 것은 혹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는 서울대 보낼건데요? 우리 아이는 특별한 아이라서 괜찮은데요? 라는 주장에 반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번 혹사된 뇌의 발달이 꼬이기 시작하면, 7세에 시작하는 언어적 발달, 12세부터 시작하는 수리적발달이 연달아 꼬이게 됩니다.
4세부터 영어 유치원을 줄창 다닌 아이가 영어 하나만을 달달 외워 능숙해질수는 있어도, 정작 중요한 국어능력이나 수학 성적이 남들보다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정말 아이를 명문대 보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래선 안되지 않습니까.
우리 아이가 뒤처지면 안된다는 불안, 반드시 명문대나 의대에 보내겠다는 조급한 욕망을 이해합니다.
현재 한국의 4세 고시, 7세 고시 는 부모의 욕망과 불안이 낳은 폭주 기관차 같습니다. 13세가 되면 아이의 대학이 결정되고 인생이 결정된다고도 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사람의 전두엽은 25세에 완성됩니다. 전두엽의 역할은 판단력과 감정, 충동조절과 인내심입니다. 내가 한 행동의 결과를 예상하고 해도 되는 일과 안되는 일을 구분하는 역할입니다.
지능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성을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라면, 교육의 시기는 만 4세에 집중될 것이 아니라 6세부터 25세까지 균등하게 이뤄져야 함을 명심해주세요.
그래야 아이를 바르게 키울수 있습니다. 똑똑하고 이기적인, 상처받은 어른 아이의 한명으로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