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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온 May 07. 2022

왜 변호사 상담은 유료일까

로펌 대표 변호사가 말하는 좋은 변호사 찾는 방법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신체의 변화에서만 오는 게 아니었다.

결혼을 하는 지인들이 늘어가며 이혼을 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늘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등 법률 지식을 가진 전문가를 찾는 경우가 늘었다. 


가까운 친척 중에 검사로 시작하여 대형 로펌을 거쳐 법무법인을 설립한 언니가 있다. 주변 친구들이 변호사를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언니의 연락처를 건넸고 언니에게는 친구의 상황을 설명하며 잘 부탁한다는 말을 전하곤 했다. 하지만 주변에 법조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좋은 변호사를 찾을 수 있을까? 




강남역 한복판에 위치한 법무법인 에이인랩. 새로 지은 건물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서 그 넓은 강남대로가 회의실에서도 한눈에 보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아로마 오일이 긴장감 속에서 이 회의실 안으로 들어올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시켜주는 것 같았다. 


“언니. 변호사를 찾을 때 어떤 변호사를 찾아야 해?”

“음.. 나랑 맞는 변호사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지. 그래서 사건을 의뢰하기 전에 상담을 하면서 서로 맞는지 알아가는 것 같아.”

“나랑 맞는 변호사를 어떻게 찾지... 여기엔 어떤 변호사들이 있어?” 


법무법인 에이인 랩의 파트너 변호사는 총 다섯 명.

알고 찾아오는 것도 아닌데 막상 사건이 다 끝나고 보면 꼭 변호사마다 공통되는 의뢰인 스타일이 있단다.



Y변호사. 나의 가까운 친척 언니.

언니의 의뢰인들은 ‘아니 이렇게 사건에 관심이 없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언니가 먼저 전화를 해야 그제서야 본인의 사건에 관심을 가지는 듯한 의뢰인들이 많단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일이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자르는 일처럼 소액이 드는 것도 아니고 분명 낯선 사람인데 어떻게 언니를 그렇게 신뢰하고 맡기는 걸까.

언니는 무조건 할 수 있어요가 아니라 이런 부분은 불가능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월하게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어려울 것 같은 사건은 정말 솔직하게 어렵다고 말한단다.  

검사 출신으로 사실 관계를 판단하는 것이 익숙하기에 변호사로서의 언니 역시 정확한 판단을 시작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양이다. ‘이 지긋지긋한 진흙탕 싸움에서 저는 어떤 방법으로든 무조건 이기고 싶어요’ 이런 경우보다 정확한 상황 판단이 필요한 경우의 의뢰인들이 언니를 찾아오고 사건을 맡기고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 기간을 보낸다고 했다.


J변호사

변호사들의 특징들은 뭐가 있냐는 나의 물음에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낸 J변호사. J변호사는 의뢰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정말 많이 한단다. 상황이 진행돼가며 서로 꼭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님에도 J변호사는 수시로 의뢰인과 통화를 하는데 지켜보면 대부분의 대화는 의뢰인을 안심시켜주고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이야기들. 언니는 어쩜 그렇게 전화를 잘 받고 또 거기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지 감탄할 정도라고 했다. 아마도 사건 하나하나 내가 직접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야 하고 똑같은 이야기라 할지라도 전문가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듣고 안심하고 싶은 그런 의뢰인들이 J변호사와 참 잘 맞아 보였다.


P변호사

P변호사의 일화들을 듣다 보니 마치 미국 법률 드라마를 보는듯했다. 굿 와이프나 슈츠처럼 한 에피소드에 사건이 터지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결국 순간의 기지와 재치를 발휘하여 끝내 해결해 나가고 마는 그런 드라마 주인공 말이다. ‘무조건 됩니다’라고 말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안되면 되게 해야죠’라는 마음으로 문제 해결을 가장 우선으로 두는 분이라고 했다. 사기업 출신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성과를 내는 경험들이 지금의 그의 모습을 만든 건 아닐까 조심스럽게 말을 더했다.



K변호사

‘K는 정말 열정맨이야. 하나에 꽂히면 밤낮없이 밀어붙이는 열정맨.’ 

새로운 유형의 사건, 법리적으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한 미지의 영역에 다른 사람보다 더 주저 없이 도전하는 변호사. 흔하지 않아서 연구가 많이 필요한 경우 변호사들의 성향에 따라 사건을 맡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데 K변호사는 주석서-기본서. 마치 수학의 정석, 개념원리 같은 책-와 논문부터 읽어보며 사건을 파고드는 정공법 스타일이란다. 아무리 봐도 나랑 같은 경우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고 좀 난해하다 싶은 경우에 처했다면 K변호사와 찰떡궁합이겠다고 웃었다.


S변호사

분명하고 확실한 스타일. S변호사가 작성한 서면을 보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명쾌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S변호사는 행정법 박사를 수료한 행정법 분야의 전문가. 일반인이 행정법 전문가를 찾을 일이 뭐가 있나 싶었는데 행정 기관에서 제재 처분을 내릴 때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모든 것들이 다 관련이 있었다. 영업장의 영업정지 처분이나 해외 체류자의 여권 반납명령에 대한 이의 신청 등 기업이 아니라도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행정법 관련 사건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변호사도 이미 전문가인데 그 안에서도 전문성을 띠는 분야가 각기 다르다니!



법인의 대표 변호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에게 맞는 변호사를 어떻게 찾아야 할지 윤곽이 그려졌다. 


전문 분야를 찾아야 하는 경우

언니는 행정법 전문가인 S변호사가 담당하는 사건을 자신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못하는 분야가 분명히 존재하는데 무조건 다 할 수 있다고 어설프게 지식을 자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고 했는데 막상 내가 당장 절박한데 그걸 어떻게 구분할 수 있냐고 하니 홈페이지에 나오는 학위나 이력/약력, 승소 사례를 보면 파악할 수 있단다. 그 후 변호사와 직접 상담을 거치면서 본인 같은 사례를 해보았는지 묻고 그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대답을 하는지 확인해 보라고 했다.


법리 해석이 까다롭지 않고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요하는 경우가 아닌 경우 

반면 음주 운전, 이혼 같은 사례는 법률 해석 자체로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나의 입장을 호소하고 내가 처한 상황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혼 사유에 잘못했다 와 아니다가 나뉘지 않아?’라고 물으니 이혼 관련해서는 많은 케이스가 이미 존재해왔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법률 해석을 새로 해야 하는 경우는 흔히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관계에 기반하지 법 조항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분야는 변호사가 내 말을 얼마나 잘 알아듣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자신의 상황을 얼마나 법률가의 언어로 잘 풀어내어 전달해 주고 또 법률가의 언어로 만들어진 문장들을 다시 내가 알아듣기 쉽게 이해시켜주는지. 의사소통이 얼마나 잘 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성형 수술을 받는 것과 변호사를 선임하는 일이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형수술하는 지인들을 보면 원하는 결과가 각기 다르다. 한 듯 안한 듯 자연스러운 쌍꺼풀을 갖길 원하는 사람도 있고 정말 뷰티 필터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눈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 각자 원하는 방향에 특화된 전문가를 찾아간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도 내 경우에 경험이 많으며 나와 잘 맞는 변호사를 찾으려고 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성형외과는 수술이 이루어지는 그날, 수술 당일의 나의 몸의 컨디션과 의사의 실력이 전체 과정의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하지만 변호사를 선임하는 건 선임으로서 끝나는 게 아닌 선임이 시작이 되어 한 팀으로 소통하면서 긴 과정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거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왜 변호사를 알아보고 상담을 할 때 대부분 유료 상담으로 진행되는지 이해가 되었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건 내 얼굴을 보고 코는 이만큼 높이고 눈은 이 정도로 절개할게요. 이런 식으로 대화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사건의 진행 과정 속에서 여러 단계가 존재하고 그때마다 변호사와 한 팀으로 소통하며 단계를 하나씩 헤쳐나가야 한다. 내가 이 모든 과정들을 헤쳐나갈 때 어떻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어떻게 전개가 될지 미리 알아보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나와 맞는 사람인지, 나와 같은 케이스에서 내가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인지 스스로의 확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시간과 지식을 사는 유료 상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언니는 이혼, 음주운전 등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는 사례라고 해서 무조건 비용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마치 점 빼는 건 간단하니까 좀 멀고 대기 시간이 한없이 길어도 개당 천 원에 빼주는 곳을 가야지 이런 마음으로 변호사를 선임하면 안 된다는 거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건 일생일대의 -어쩌면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을- 사건이기 때문에 본인이 발품을 팔아 알아보고 약간의 비용이 들더라도 수임 전 체계적인 상담을 통해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 후회 없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점심시간에 안부나 물을 겸 시작한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법과는 거리가 멀었던 나에게 변호사를 선택하는 아주 작은 안목이 생긴 느낌이었다. 그동안 어떻게 변호사를 찾고, 어떤 변호사를 찾아야 할지 주변에서 고민하는 경우를 종종 보았는데 그럴 때마다 내가 쓴 이 글을 보여줘야겠다.


귀한 시간 내어 자세한 이야기를 해준 법무법인 에이앤랩의 Y변호사 언니에게 깊은 감사를!

혹시나 어떤 변호사를 찾아야 할지, 너무나 절박한 마음으로 뭐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찾아온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http://www.anlab.co.kr/

+ 콘텐츠를 만들수 있도록 자문을 도와주신 법무법인 에이앤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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