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2000년 9월부터 기구설계를 시작했으니 벌써 17년이다. 17년이라는 세월을 모두 기억하긴 어렵겠지만, 최대한 기억을 살려 옛날얘기 하듯 글을 써보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신입사원 시절부터, 한참 잘 나가던 대리 시절, 너무 힘들었던 과장 시절을 지나,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팀장이 되기까지의 세월이다. 난 실패한 직장인이다. 그래서 에세이라기 보다는 직장인이라는 애환이 더 많이 담길 것도 같다.
난 회사를 많이 옮겨 다녔다. 변명이라면, 가는 회사마다 망해서. 하지만 사실은 성격이 더러워서. 그래도 '여러 회사에 다닌 덕분에 비교도 할 수 있다'면 이직을 자주 한 것에 대한 방어는 될 수 있겠다. 이직을 자주 해본 경험으로 미리 말해두지만, 이직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어느 회사 가나 그게 그거다. 세상에 완벽한 직장이란 없다는 것.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채워지는 게 있으면 부족한 게 있기 마련이다.
내 직업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게 먼저일 것 같다.
나는 제품 개발자다. 주로 가정용 전자제품을 개발했다. 기계를 제조하는 회사에 근무한 적도 있지만, 가정용 전자제품 개발자라고 말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어느 집에나 있는 흔한 가전제품을 개발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전화기, 도어록, 공기청정기 등 참 많이도 개발했다. 위에 언급했지만 이직을 많이 해서 별별 제품들을 다 개발해봤다면 이것도 또한 장점.
내가 사용하는 3D 툴은 'Creo'다. 'Pro-e(프로엔지니어, 프로이)'의 상위 버전인 크레오로 3D 설계 (3차원 설계)를 한다. 이 외에도 직장인의 기본인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을 조금은 한다. 디자인 프로그램인 일러스트레이터도 좀 만진다. (어쩌다 디자인 프로그램까지 배웠는지는 나중에 얘기하겠다. 기막힌 사연이 있다.)
음... 어떤 얘기부터 시작해볼까???
지난 2015년에 이렇게 써놓고 진행을 하지 않았더군요. 제대로 써볼랍니다. '이렇게 살면 실패한다'라는 교훈이 된다면 성공한 에세이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