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7월 25일)
새벽 맨발 걷기를 며칠째 하고 있는데 참말 좋다. '너는 사랑이야'를 챈팅하면서 걷는데 온 우주와 자연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느낌이라 든든하고 좋았다. 너는 우주고 자연이고 사랑 그 자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주 크고 곧은 상수리나무를 안고 기대어 있을 때도 든든하고 좋다. 자연에 의지하는 느낌.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도, 내가 생각하는 파국적 결말처럼 모두에게 버림받더라도 자연만은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든든함.
걷고 난 뒤 따뜻한 물에 하는 샤워도 참말 좋다. 개운하고 시원하다. 림프 마사지를 해주는데 몸의 막힌 흐름을 뚫어주는 것 같아서 좋다.
간단한 아침을 챙겨 먹고 출근해서 상담을 받았다. 나의 무의식에 대해 한 발 다가가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이건 다른 기록으로 남겨둬야겠다.
점심으로 먹은 탕수육과 간짜장, 볶음밥, 드립커피가 맛있어서 행복했다. 병천 순대거리에 촬영하러 온 풍자를 본 것도 재밌었다. 점심을 먹고 잠깐 잔 잠도 참 달았다. 잠시 자고 나서 다시 일을 힘 있게 할 수 있었다(우리나라에도 씨에스타가 있으면 좋겠다.ㅎㅎ).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양귀자 소설을 끝까지 읽었다. 지인은 주인공의 말투가 항마력이 딸려서 읽기 힘들다고 했지만 나는 매력적으로 느껴져 정말 재밌게 읽었다. 고고하고 가끔은 거만하기까지 한 그녀의 태도와 말투에 대리만족을 한 것 같다. 90년대에 페미니즘을 불러일으킨 소설이라더니 과연 그럴만했다.
저녁으로는 엄마가 챙겨주신 정성 어린 반찬을 배불리 먹고 10시가 되기 전에 잠들었다. 행복한 하루였다.
칭찬 일기
* 건강하게 3끼를 챙겨 먹은 나를 칭찬한다.
* 맨발 걷기로 건강을 챙긴 나를 칭찬한다.
* 자연과의 연결감을 느끼고 음미한 나를 칭찬한다.
* 하루가 지났지만 리추얼을 하고 있는 나를 칭찬한다.
* 소설을 끝까지 읽은 나를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