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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브 Oct 26. 2018

3초 만에 상대방을 사로잡는 이미지 브랜딩의 힘

우리는 왜 이미지를 창조해야 하는가

#

사람의 첫인상은 주로 3초 내에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는 상대방과 굳이 긴 대화를 나눠보지 않아도

그 사람이 풍기는 분위기, 외모, 옷차림, 표정과 몸짓 등으로

이러이러한 사람일 것이란 예측을 자연스럽게 한다.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가 잘 아는 사람들, 오랫동안 함께해온 사람들이지만

때때로 한번 스치듯이 봤는데도 잊지 못할 강렬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TV 속 연예인을 보며 나와 개인적인 친분을 맺고 있지 않아도,

외모에 이끌려 열광적으로 그들의 팬을 자처하고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도 한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라는 주제의 영화 또한 있지 않은가.


인간은 언어적 요소보다 비언어적 요소에 더 크게 이끌리며,

이미지의 힘은 이렇게 강력하다.



#

이미지의 파급력은 어마어마하다.

백 마디 말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더욱 빨리 전달되고 마음을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세세하게 기록한 수많은 기사들보다

바닷가에 홀로 죽어 있는 3살짜리 난민 아기의 사진 한 장이 더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분노를 자극한 것처럼 말이다.



#

갈수록 각자의 개성과 취향을 발굴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어가는 추세다.

멜론 인기차트만 무작정 스트리밍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음악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고,

다들 자신의 취향에 맞아 즐겨가는 카페나 레스토랑, 핫플레이스들이 하나씩은 있거나 찾아내고 싶어 한다.

예전에는 유행이라는 컬러의 옷이나 화장품을 광고에서 보고 그대로 따라 사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요새는 개개인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는 클래스의 인기가 높아졌으며,

유튜브에는 눈썹이나 코, 얼굴형에 따른 나와 어울리는 맞춤형 메이크업 동영상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들은 더욱 힙해지고 싶어 하며, 더 많은 맛집들, 핫플레이스, 브랜드들이 생성되고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1인 미디어, 유튜버 시장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더욱 나만의 것, 나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렇게 초이스는 많아지는데 정작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한다.



#.

패션 시장의 최근 동향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짧아지는 유행 주기와 믹스매치.

2000년대에 들어선 패스트패션의 유행을 필두로 갈수록 유행이 빨리 변하고 있다.

일 년에 봄, 가을 두 번 컬렉션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었다면 2주에 한 번씩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자라를 필두로 브랜드에게 빠른 제품 회전율은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항목이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괜찮은 매출을 올리다가 최근 몇 달 유행을 캐치하지  못해 고전하는 브랜드가 늘어나는가 하면 새로운 이미지의 신생 브랜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온다.

착장도 믹스매치가 유행이다.

수트패션엔 무난하게 단정한 셔츠와 구두, 후드티에는 캐주얼한 데님과 컨버스를 매치하기보단,

정장 재킷 안에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거나, 드레시한 셔츠에 보이프렌드 진을 매치하는 것처럼.

패션 스타일에 그 경계와 룰이 허물어지고 많은 시도가 이루어진다.

변덕스러운 유행과 수많은 브랜드, 스타일링 법이 범람하는 요즘 패션 산업은 과도기를 맞고 있고,

한정된 시간과 예산을 가진 사람들은 쇼핑몰 결제창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결정장애를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미지 브랜딩의 범위는 이미 기업, 연예계 등의 영역에서 더 나아가 개개인에게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미지는 가장 빠르게 내가 알리고 싶은 나란 존재를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전달 도구이며

무엇보다도 이미지는 곧 '효율'이다.  


이미지 브랜딩을 형성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일단 패션을 예를 들며 설명해보겠다.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한 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가?


-옷장에 옷은 넘쳐나는데 입을 게 없어.
-옷 쇼핑할 때마다 뭘 사야 할지 머리가 아파.
-일할 때/ 면접 볼 때/ 소개팅할 때/ 사람들을 대할 때, 이런 이미지를 풍기고 싶어.
-옷을 사는데 돈을 계속 쓰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매번 비슷한 옷만 입고 싶진 않아.
-나랑 무슨 옷이 어울리는지 모르겠어.
-유행에 뒤쳐지고 싶지 않은데 그렇다고 유행에 너무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내 체형을 좀 가리고 싶어/과하지 않게 드러내고 싶어.


나도 해봤던 고민이다.

오랜 시간 동안 유학 생활을 하면서 이사를 참 많이 다녔고

귀국/출국 시 수화물 제한은 늘 내게 큰 스트레스였으며,

무거운 짐은 이사할 때나 귀국할 때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었다.

패션학도라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는 데 관심이 많았고 소홀하고 싶지도 않았다.

어떤 옷을 가지고 갈지 고민할 때마다 가벼운 짐과 꾸미고 싶은 욕심의 딜레마 사이를 줄다리기하며

스타일 철학과 노하우를 많이 정립했던 것 같다.


당시 나에겐 두 가지가 필요했다.

스타일 정립과 옷장 다이어트.

이 둘은 다른 듯 보이지만 결국 맞닿아 있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으면 내게 필요한 옷과 필요 없는 옷, 어울리는 색상과 그렇지 않은 색상의 차이를 인지하며 유행이나 세일의 유혹 따위는 코웃음 치며 흘려보낼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리고 내 스타일에 맞게 차곡차곡 일관적으로 옷장 속 컬렉션을 쌓아 나가면 서로 매치하기도 수월해지며 공간과 시간의 효율이 생긴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옷장에 옷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옷을 잘 입는 경우가 많다.)


몇 년 동안 짐과 몸싸움을 하며 불필요한 아이템들을 효율적으로 줄여가는 과정에서

늘 내 캐리어 안에 굳건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몇몇의 아이템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간택(?)을 받은 그 아이들의 공통점 또한 알아차렸다.


그 아이들은,

1) 나의 이미지와 체형에 잘 어울렸으며,

2) 좋은 재질에 디자인은 심플하였고,

2) 다양한 장소/상황에 유연하게 스타일링이 가능했다.

 

요약하자면,

이미지 브랜딩(나는 스타일 정립이라고도 부른다)이 효율적인 이유는 

날 소개하기도 전에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빠르게 전달 가능하다는 점도 있지만, 

소비를 덜고 옷장이 간소 해지며 유행과 쇼핑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고 

동시에 나만의 이미지를 창조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효과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취향을 반영한 소비는 현명한 소비라고.


이미지 브랜딩은 더 나아가 커리어나 원하는 삶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신의 브랜드를 경영하는 내 지인은 디자이너이자 사업자라는 직업에 걸맞게

'감각적이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패션과 애티튜드를 통해 잘 구축해두었고

이런 이미지는 sns상에서 그녀의 브랜드를 홍보할 때, 혹은 사업 파트너들을 만날 때 큰 힘이 되었다.  

그런데 이런 그녀도 처음부터 이런 이미지를 갖고 태어난 것은 아니었다.

끊임없는 고민과 시행착오가 있었으며

자리가 사람을 만들듯이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된 부분도 있다.  



그렇다면 이미지 브랜딩은 어떻게 만들어나가는 것인가?

 

전설적인 이탈리아 여배우 소피아 로렌은 이런 말을 남겼다.


섹스어필은 내가 가진 50%와 남들이 내가 가졌다고 생각하는 50%에서 나온다.


이미지 메이킹도 마찬가지다.

50%의 이미 존재하는 나와,

50%의 내가 되고 싶은 혹은 남들이 생각하는 나를 섞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원래 내가 가지고 있는 요소(체형, 직업 등)를 기반으로 하되

얼마든지 내 환상 속 이미지 및 로망을 투영, 실현할 수 있는 도구이다.


-이미 가진 것: 외모, 체형, 직업, 퍼스널 칼라, 분위기, 취향, 기질

-채워나가는 것: 닮고 싶은 인물, 되고 싶은 자아상, 사람들에게 비치고 싶은 이미지 혹은
사람들이 나에게서 기대하는 이미지

*체형/직업/기질은 물론 노력에 따라 어느 정도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그대로 가지고 나갈지 고칠지는 자신의 선택이다.


첫 단계는 자신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마케팅학에서 어떠한 제품/서비스를 출시할 때 SWOT 테이블을 정리해보듯이

나의 장점과 단점을 제대로 인지하는 과정을 거친다.  


두 번째는 나의 욕망을 찾는 부분에 있다.  

평소 동경하고 닮고 싶었던 패셔니스타나 셀럽들,

좋아하는 디자이너들의 영감을 통해 나온 작품들 속에서

나의 뮤즈 혹은 롤모델을 찾아라.

단순히 좋아하는 것에서 덕질에서 끝나지 말고

그것을 어떻게 나의 자아를 구성하는 한 조각으로 끌어올지 고민을 해보자.

그대로 따라 하는 재창조가 아닌 재해석을 하라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욕망을 찾는 것 또한 이 과정에 동반될 수 있다.

내가 사회에서 어떤 입지를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런 사회가 나에게 바라는 이미지상을 만들어

투영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툴이 될 수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은 애인 또는 평생의 반려자 찾는 것 마냥 신중해야 한다.

한번 정립하면 그 방향으로 계속 추구하며 쌓아갈 것이므로.

나만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건 나 자신과 사랑에 빠지는 즐거운 여정이다.



이미지 브랜딩은 일관된 이미지를 쌓으면서 발현한다.

그러나 일관성만이 이미지 브랜딩이 갖는 강점은 아니다.

이미지의 힘과 원리를 이해한다면 상황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대로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이다.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는 이유는 자기와 잘 어울리는 색상을 찾아

그것 위주로 코디와 메이크업을 하는 것에도 의의가 있지만,

각 컬러의 특성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을 때 (카리스마 있는 모습, 사랑스러운 모습 등) 자기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법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것.


스타일도 마찬가지.

자기 스타일을 정립해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때에 따라 내가 원하는 상황에 맞게 요리하는 법을 공부하는 것 또한 큰 도움이 된다.

 

아까 말했듯이 이미지 혹은 스타일은 옷에 관한 문제만은 아니다.

몸짓, 표정, 목소리, 말투,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 그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러나 나는 이미지 브랜딩 중에서도 일단 패션 및 헤어/메이크업에 집중해 먼저 연재해 보려고 한다.  

그 이유는 외적인 것, 그중에서도 패션이 가장 바꾸기 쉬우면서 극적인 첫인상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뉴욕에 거주하고 패션스쿨을 다니던 시절 정말 스타일리시하고 매혹적인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

그리고 어린 시절 나를 설레게 했던 스타일 아이콘들부터 인스타 등 sns만 들어가도 보이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팔로워 군단을 거느리는 사람들.

이들의 공통점은 자기를 잘 알고 그걸 어떻게 이미지로 표현할지 잘 안다는 것.

이렇게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의 예를 들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자신의 이미지를 찾아가는 로드맵을 그리는 방법부터

옷장을 효율적으로 간소화시키고 자기와 어울리는 옷으로 채워 넣는 꿀팁,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곳곳에 자신의 색채와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미지 브랜딩 <패션 편>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이미지 브랜딩으로 성공한 유명인들의 사례 분석
2. 나 분석하기 (체형, 직업, 성향, 롤모델, 뮤즈)
3. 시그니처 컬러와 퍼스널 컬러
4. 핵심 스타일과 아이템 설정해 이미지 방향성 잡기
5. 버려야 할 옷, 킵해야 할 옷
6. 스타일의 기본, 베이식 아이템
7. 투자 아이템, 어디에 돈을 써야 하는가
8.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효자 아이템
9. 나만의 색채를 가미한 독특한 패션 아이템으로 스토리텔링 하기
10. 라이프스타일 곳곳에 자신의 색채와 취향 반영하기


이미지 브랜딩과 패션은 내가 오랜 시간 동안 공부해왔던 분야이다.

이것들을 정리해 하나씩 단계별로 연재해보겠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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