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지아의 손수건’. 나는 청마의 시를 곱씹었다. 잊혀진 무언가를 불러들인 것이다. 바다. 그곳에 서면 열병처럼 울렁거린다. 일컬어 바다의 힘이라 할까? 세사에 부딪히며 약해 빠진 사내는 가슴에 잊힌 호기를 소환하고, 큰 숨과 함께 지난 과거와 현재와 또 미래를 섞는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바다 끝의 벤치에는 오래도록 앉은 사람들이 많았다. 바다와 비로소 일대 일로 대면하게 된 사람들의 표정은 깊고도 맑다. 바다는 그러한 사람들의 열망을 자신의 깊고 푸른 심연으로 끌어 들인다. 바다의 색은 깊이가 되어 내 가슴으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