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영의 일상에 대한 전지적 평생학습 시점
"너는 참 객관적인 사람이야."
"그것은 당신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객관적인 것은 좋은 것이고, 주관적인 것은 나쁜 것이다. 이런 논리가 우리 삶에 팽배해 있다.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객관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면 다들 수긍을 한다. 이때 "내 생각은 말이야~" 하면서 약간의 감정이 섞인 표현이 나오면 '그건 네 생각이고...'가 시전 되기도 한다.
남 이야기에서는 가급적이면 객관적일 필요가 있다. 자칫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이 들어가 버리면 좋든 싫든 평가하는 뉘앙스가 풍기기 마련이다. 나 또한 '평가'라는 단어를 엄청 싫어한다. 그런데 참 묘한 게 객관적으로 말해도 평가는 개입된다. 아니, 사실 객관적이라는 것이 과연 존재는 하는 것일까?
개관 : 자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제삼자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함
객관성 : 주관에 영향을 받지 않고 누가 보아도 그러하다고 인정되는 성질
사전에서 객관과 객관정을 저렇게 정의한다. 제삼자의 입장은 객관적인 것인가? 누가 보아도 그러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따지지 않더라도 객관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 - 혹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일상에서 누누이 느끼고 살아간다. 그런데도 객관적이기를 요구받는 것이 문제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을 갖고 있고 감정은 행동을 지배하기도 한다.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 쉬울까? 감정을 배제하면 객관적인 것이 될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나는 나의 감정이 가는 대로 표현하고 행동하는 주관성이 좋다. 그렇다고 나의 주관적 생각과 행동이 남을 해코지하기 위함은 아니다. 나의 주관대로 사는 것이다.
본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중3 졸업 문집에는 졸업생 모두 한 마디씩 쓴 글들이 수백 개 나열되어 있었다. 내 글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구애받지 말고 살자.
또렷한 주관! 역시 변하지 않아. 하하하.
이 고집으로 산 세월이 50년을 넘기다 보니, 지금도 허허실실함 속에 근성이 숨어 있나 보다. 20대 복학 후 빠져들었던 평생교육과 평생학습을 지금도 좋아하고 여전히 이 현장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걸 보니. 객관성을 들어 나를 숨기기보다 주관 있게 줏대 있게 사는 게 조금 더 폼나는 삶이라 자부한다. 이것도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