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한술 더 떠 5탄
아침부터 비가 내려 일정에 혼선을 가져왔다. 태풍으로 인해 내일 아침까지 비가 내린다고 해서 아소산을 다시 방문하려 했던 계획을 비롯해 미스미 마을 일몰 탐방 모두 취소하고 스이젠지 공원 갔다가 쇼핑몰 들른 후 예약되어 있는 산토리 맥주 공장 견학과 온천을 가기로 했다. 여행 중 일정 변경은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형적인 일본 공원이다. 방문했을 때 다행히 비는 그쳤다. 언제 다시 내릴지 모르지만 뙤약볕이 아닌 구름 잔뜩 낀 하늘이 오히려 산책하기 더 좋았다. 흰 거북이는 찾지 못했지만 고즈넉한 것이 아침 산책으로는 딱 좋았다. 구마모토 성과는 그리 멀지 않으니 여행 일정을 잡을 때 묶어서 잡아도 좋을 듯하다. 첫날 그렇게 잡았으나 주차장과 입구를 찾지 못해 구마모토 성만 다녀갔던 것을 생각하면 다소 어이가 없긴 하다.
여행 팁 1_ 스이젠지 조주엔 공원은 구마모토시 동식물원, 스이젠지 에즈코 공원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하루 정도 여유롭게 전체를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숙소 근처 돈키호테를 비롯한 크고 작은 쇼핑몰은 틈틈이 다녔기에 거대한 쿠마몬이 있는 사쿠라마치 백화점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한 후 쿠마몬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예약이 필수다. 처음 구마모토 여행을 계획할 때에는 공장이 리모델링해서 견학이 중단되었었는데 다행히 재오픈했다. 예약할 때 차로 이동하는 경우 반드시 운전할 사람 숫자를 지정해야 한다. 견학 후 시음이 있기 때문에 운전자로 지정된 사람은 절대 술을 마시면 안 된다. 시음을 하지 않는 사람은 산토리에서 생산한 음료를 무료로 제공해 준다. 표찰도 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모두들 시음하고 싶다면 셔틀을 이용해서 가면 된다.
견학 시간은 90분이다. 가이드가 정확하게 90분에 맞춰 진행했다. 구마모토는 물이 좋기로 유명하다 한다. 그래서인지 산토리 맥주도 물과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일본어를 못하는 우리 일행은 QR코드로 번역 서비스를 받았다. 가이드의 말을 글자로 번역해 주는데 속도가 느린 것 빼고는 웬만한 내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번역해 준다. 맥주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어 괜찮았다. 견학 후 3종의 프리미엄 맥주를 맛볼 수 있다. 크리미에 문양을 새겨주는 것도 나름 즐거운 이벤트였다.
맥주맛은... 운전자였기에 입도 못 댄 관계로 패스... 사실 술을 못 먹어 마셨다한들 맛 설명은 그다지... 함께 한 일행들의 목소리를 빌리자면 3종 중에서도 호불호가 비슷하게 나뉜듯하다.
여행 전부터 유명 온천들을 죄다 검색했었다. 하지만 다들 구마모토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 있어 일정이 짧아 아쉽게도 한 곳도 갈 수 없었다. 현지에서 급하게 시내 근처 오천을 찾았는데 산토리 맥주 공장 근처에 있는 온천을 선택했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지금껏 가본 일본의 온천 중 가장 좋았다. 요금도 저렴해 가성비 갑인 온천이다. 대욕장 안에 있는 탕 종류가 무려 4개, 노천탕도 개인탕을 비롯해 종류가 4개다. 골라 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특히, 물속에서 전기 마사지받은 것이 참 좋았다. 온천을 마치고 나오면 쉴 수 있는 공간도 넉넉해서 다른 일행을 누워서 기다릴 수 있다. 온천 밖으로 나오니 해가 서산을 넘어가며 남긴 일몰이 무척 아름다웠다. 황홀한 마음 한편에 비가 와서 포기한 일몰 스폿을 못 간 게 못해 아쉽게 느껴졌다.
여행 팁 2_ 일본의 온천은 사용 공간에 따라 요금이 다르다. 수건 빌리는 데에도 요금이 발생하니 수건은 챙겨가는 것이 좋다.
마지막 밤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시내 아케이드 거리를 돌아다니며 맛집 탐방과 함께 마무리 쇼핑까지 알차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