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2018.1.26. 씀
가끔 한국에서 유학 준비하시는 분들이 영어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묻곤 하신다. 나도 아직도 언어학습의 비결이 무척, 항상, 몹시도 궁금하다.
.
세상일이 내 맘처럼 되는 게 별로 없는데, 특히 나한텐 언어학습이 그렇다.
.
부끄럽지만, 한 가지 고백하자면 저번학기 노르웨이어 쓰기 시험에 과락을 했다. 그래서 이번 2단계 코스에 등록하지 못했다. 벅찬 학과 수업으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노르웨이 공부에 소홀 했다지만, 열심히 출석이라도 한 것 치고는 참으로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
내 가장 큰 컴플렉스 중 하나가 언어다. 오죽했으면 내 고등학교 시절, 한때 별명이 '언어 장애' 였을까. 나름 심각하게 생각해서 보건 설문조사에 기타사항에 그렇게 진짜 썼다가 양호선생님께 불려간 적이 있다. 아, 그러고 보니, 대학 입학할 때 수능에서 언어점수도 4등급이었다. 기억은 안나지만 다른 걸 많이 잘봤나 보다. 다행히 난 과학, 수학을 참 잘 했으니.
.
그래서 영어공부 어떻게 했냐고? 정말 오기로 했다. 남들 1시간할 것 5시간은 걸렸는데, 나중엔 '에라 모르겠다'며 그냥 통째로 모범 답안을 외워버렸다. 그러니 나에게 얻어갈 팁은 별로 없으실거다. (에로우 잉글리시를 더 빨리 만났더라면 초반에 속도가 좀더 났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한 가지 장점으로, 될 때까지 하는 집념이라도 있어 다행이다.
.
오늘 난 노르웨이어 선생님께 재수강 메일을 쓰겠다. 결국 해내리라.
'내게 저주받은 이 언어 능력을 준 얄미운 세상아 어디 그래봐라. 내가 포기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