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 Joonhee May 01. 2018

참 예쁘세요

외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습관

얼마 전 파리에 수학여행 갔을 때 일이다. 파리에 오신 학과 교수님을 뵙고 인사를 드리는데 갑자기 입에서 튀어나온 말이.


"요즘 다이어트하시나 봐요. 날씬해지셨네요. 참 예쁘세요."  


마지막 말의 마침표도 찍히기도 전에 얼굴이 하얘지고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뿔싸!'


여기에선 절대 하지 않는 말을 뱉어버린 거다.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나 또한 사람들의 외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던 것 같다. 황급히 바로 사과를 드렸다. 다행히 교수님이 아시아계라서 이해를 하시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


우리 모두는 아무렇지도 않게 타자의 외모에 대해 이야기한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교실에서도 아이들은 티브이 속에 나오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 '예쁘다', '못생겼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온다. 인터넷에서 기사 댓글을 보아하면 상스러운 말 다음으로 인신공격 투성인 이 사회, 개그 소재가 외모 비하가 대부분인 티브이를 보며 자라니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칭찬이든 비난이든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삼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외모를 평가받는다는 것은... 칭찬조차도 불편할 수 있다. 등급 받는 소고기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문제는 배웠다 하는 성인들도 그러하다. 아무렇지 않게 외모에 대해 말한다. 조금 다르게 생긴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버릇. 앞으로의 다문화 사회에서 서로 다른 것 투성이일 텐데, 그때도 그렇게 이야기할 것인가? 그런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은 지금의 우리를 보고 뭘 배울까 생각을 해 봤으면 한다.


이 글은 내 반성문이기도 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