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arnus High Jun 21. 2023

우리는 왜 일해야 하는가? 미션과 비전

비슷하면서 다른 단어들 : 미션 / 비전 / 핵심가치

직장인 사춘기에 들어선, H의 고민


"선배. 저 고민이 있어요."


"네. 말씀하세요. 어떤 고민이에요?"


"저 요즘 일하는게 부쩍 재미가 없어진 기분이에요. 항상 같은 일을 쳇바퀴처럼 반복하는 기분도 들고요. 뭔가 이렇게 일하는게 맞나 싶기도 하고. 저는 그저 시간을 주고 돈을 받는 걸까요? 저도 남들처럼 투잡을 시도하고 사업을 해봐야 하는걸까요?"


"음... 저도 H님의 연차 때, 비슷한 고민을 한 기억이 있어요. 직장인을 관두고 사업의 길로 뛰어드느냐 아니면 투자를 열심히 해서 파이어족 (파이어족 : 경제적독립과 조기은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가 등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왜'인 것 같아요. 나는 왜 일을 해야 하는지, 왜 회사를 다녀야 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가 없다면 - 사업을 한다고 한들, 파이어족이 된다고 한들 크게 만족감은 없을 거에요."


"선배는 어떤 방법으로 그 과정을 이겨냈어요?"


"저는 그 시점에 이직을 했죠. 환경이 바뀌어서 좋았던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가 마음속 깊이 동의할 수 있는 미션과 비전을 보여준 지금의 회사를 찾았기 때문에 일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제 삶을 이끄는 미션, 비전이 이것이라고 명확하게 언어로 정의하기는 어려웠지만, 지금 회사의 비션과 비전에 정말 마음속 깊이 동의했거든요. 아마 H님도 미션, 비전, 핵심가치라는 3가지 개념을 이해하다보면 아마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미션 / 비전 / 핵심가치


H님은 지금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J는 '미션, 비전, 핵심가치' 라는 3가지 개념을 통해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 

사실 미션 - 비전 - 핵심가치라는 3가지 개념은 사업을 하는 CEO들도, 이러한 가치체계를 설계하는 담당자들도 자주 헛갈리는 개념이다. 또 이 개념에 대해서 책마다 설명하고 있는 방법도 조금씩 다르다. 



가장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정의를 모아 정리하면 위 그림과 같은데, 각각을 쉽게 생각하면 Why - What - How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Mission 은 Why에 해당하는 항목으로, "왜 우리가 존재해야 하는지" 에 대한 답이다. 회사가 왜 존재하는지, 우리는 왜 일하고 있는지. 가장 철학적이지만, 필사적인 이유이다. H가 고민하고 있는 "나는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조직 차원에서 내린 것이라고 해석하면 편하다.

우리가 왜 일하는지에 대한 답인 만큼, 쉽사리 변하거나 바뀌는 무언가가 아니다. 회사가 어려워져도 꼭 지켜내야 하는, 회사의 존재이유가 바로 미션이다.


Vision 은 What 에 해당하는 항목으로,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에 대한 답이다. 위에서 정의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회사가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 청사진이 바로 비전이다. 회사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우리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인만큼, 외부 환경과 경쟁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마지막으로 Core value 는 How 에 해당하는 항목이다. "우리가 꼭 지켜야 하는 가치강령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미션도, 수백만의 고객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비전도,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보낸 이후에야 달성할 수 있다. 핵심가치는 이런 '오늘 하루'를 어떤 모습으로 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닌, 현실적인 가치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의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주 언급되는 회사가 있다. 서비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송파구에서 더 일잘하는 11가지 방법"으로도 유명하다. 우아한형제들의 미션-비전-핵심가치를 들여다보면, 이 단어들이 뜬구름이 아니라 "현실적인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음을 조금 더 깊게 알 수 있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비전 1.0(좌) 와 2.0(우)
배달의민족 서비스비전


우아한형제들 core value


잘 보면, 우아한형제들은 '서비스비전' 과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 라는 2가지 가치를 내세우고 있다. 위에서 우리가 다루었던 미션 - 비전 - 핵심가치와 1:1 매칭되는 구조라기 보다는 (우형답게) 스스로가 새로이 정의한 가치체계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미션 - 비전 - 핵심가치에 대한 구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https://www.woowahan.com/company/culture) 서비스 비전이 현재 3.0 까지 나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서비스비전 1.0 :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

서비스비전 2.0 : 좋은음식을 먹고싶은 곳에서 

서비스비전 3.0 : 문 앞으로 배달되는 일상의 행복


이는 위에서 설명한 미션과 비전을 함께 아우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자체로 회사의 'why'를 설명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서비스 비전 1.0에서 2.0, 2.0에서 3.0으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해당 시점에 우아한형제들이 어떤 사업/서비스 관점에서의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0 → 2.0 : 다양한 음식 카테고리를 포함하는 시장 확장

2.0 → 3.0 : 음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른 상품도 '배달'할수 있도록 서비스 확대


그리고 이런 서비스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핵심가치)를 아주 명확한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신뢰'라고 말하기 보다 '12시 1분은 12시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 더 직관적이고,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핵심가치가 붓으로 멋들어지게 써서 벽에 붙여놓는 용도가 아니라, 실제로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본질적 의미를 잘 반영한 핵심가치라고 보인다.


https://www.woowahan.com/company/culture#%EC%9D%B8%EC%9E%AC%EC%83%81




나의 미션을 찾자. 만약 어렵다면 누군가의 미션이 내 가슴을 뛰게하는지 알아보자.


"어때요? 미션 / 비전 /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이해가 되나요?"


"네 선배. 근데 이게 어려운게, 각각의 단어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겠는데요. 그 단어를 제 삶에 적용해서 나만의 미션을 정의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맞아요. 사실 저희는 고등학교 때까지 문제만 잘 풀면 된다고 교육받았고, 그래서 사회에 나와서도 윗 상사의 말에 잘 따르면 된다고 교육 받았잖아요. 바꿔말하면 - 정답이 있는 문제를 찾는데 익숙하죠. 그런 사람들에게 너만의 무언가를 정의하라니, 막막하잖아요."


"딱 그 말이에요. 항상 제게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주어졌는데, 이제 너 알아서해 라는 말을 하니까 반대로 좀 막막한데요."


"오히려 그래서 회사를 선택하는 과정이, 나만의 비전을 찾는 과정의 중간점일 거라고 생각해요. 회사의 미션을 정의할 때, 창업자들은 정말 치열하게 고민하거든요.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결과물이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우린 어떤 꿈에 우리의 인생을 배팅할지 고민해요. 그 고민의 결과물이 다듬어지고 다듬어져서 나오는 단어들이 회사의 미션이 되고, 비전이 되는 거에요. 

어떤 창업주 혹은 대표의 꿈이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면 내 미션 역시 그 꿈과 맞닿은 어딘가에 있다는 말과도 같을 거에요. 막막했던 논술이 객관식이 되는 시점이죠. 

그리고 그 회사에서 일해보면서, 정말 내가 설레었던 회사의 미션이 내 인생을 걸고 걸어갈 가치가 있는지 검증해볼 수도 있을 거에요. 창업을 통해서 검증하는 것보다 더 안전할 거구요."


----


<비즈니스 대화를 위한 교양수업>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공통된 지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상의 IT 회사에 다니는 선배직원 J와 후배직원 H가 궁금증을 대신 질문하고, 이야기를 풀어가 줄 것입니다. 혹시 회사에서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다가 막혔던 부분이 있는 분이라면, 비즈니스를 주제로 더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분이라면 매거진을 구독하고 종종 글을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다루게 될 주제의 리스트 >

- 사실, 모든 스타트업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망했다 : 마케팅의 중요성

- 왜 이렇게 다들 데이터에 목을 맬까? 데이터 리터러시

- AI, 왜 이렇게 중요할까? 


----


[1 : 1코칭 세션]

사업기획, BM개발, 스타트업 커리어 개발 등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강의를 하고 어드바이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오픈아워라는 플랫폼을 통해 1 : 1 코칭세션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고객분들의 다양한 비즈니스 상황에 맞춘 코칭을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https://go.bigc.im/3IHcOrj

매거진의 이전글 프롤로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