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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생활 이야기 Sep 12. 2024

경청, 마음의 넓이

024년 9월 12일 아침에 씁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예전 직장 동료분들과 저녁을 먹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길을 가고 있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고있는지 공유하는 자리였습니다. 저희의 사이는 선임 - 후임 이라는 단계로 시작했었습니다. 과거의 저는 그래서인지 "말하는" 것이 익숙했었습니다. 그들은 묻고, 저는 답했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나서, 저는 많이 들었습니다. 두분이 이직한 이유, 이직한 회사는 어떤지, 새로운 회사에서 얻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가르치려는 마음이 아닌, 내 것을 나눠주려는 마음이 아닌 순수한 호기심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렇게 꾸려가는 시간은 부담보다는 즐거움이 가득했습니다. 예전에도 이랬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새삼 들더라고요.


과거의 저는 아마도 마음의 넓이가 충분히 넓지 않았던 것 같아요. 팀을 유지하는 것도,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과정에서 만나는 이슈들을 해결하는 것도 버거웠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 이렇게 외적인 이슈보다 더 버거웠던 것은 저 자신이었던 것 같아요. 


상대방의 말을 호기심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저 사람이 나를 이렇게 생각하는거 아닐까" "저 말에 나는 이렇게 대답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제 말이 제 속에 가득했어요. 그러다보니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항상 부담스럽고 어려웠습니다. 제 마음이 좁았던거죠. 저로 가득해서.


올해, 글을 쓰면서 그런 저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글은 하나의 도구였어요. 제 안에 이런 저런 생각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 도구. 열심히 글을 쓰면서 저는 제 안에 있는 생각들을 발견하고, 그 생각들의 원인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생각들을 없애거나, 원인을 제거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제 생각들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발견하는 것 만으로도 족했어요. 그렇게 3개월정도 글을 열심히 쓰다보니 제 마음속에 공간들이 생기더군요. 그 결과, 어제의 즐거운 저녁시간이 가능했어요.


경청이 한때 리더십의 한 형태로 유행했었습니다. 경청을 해야 구성원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이런 좋은 효과가 있는것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청이 필요한 이유는, 진심으로 들어야 대화가 즐겁습니다. 리더십, 몰입, 이런게 전부는 아니잖아요. 즐겁게 이야기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그것으로 된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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