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가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 중 하나는 '바쁘다'이다 얼마나 바쁘고 죽을 지경인지 '바빠 죽겠다'는 이 한마디는 이 시대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된 비명이 아닐까?
또 한편으로는 '바빠 죽겠다'라는 비명은 비교적 잘 나가는 사람의 너스레 같기도 하다. 이 이유에 대해서는 굳이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현재 우리는 무슨 일을 종사하던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내가 일하고 밥벌이하고 있는 소셜 서비스들.. 시시각각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거의 익사 일보 직전이다. 문밖을 나가지 않고 그저 집에만 있어도 신문과 방송을 통하여 우리가 소화시킬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에 매몰되고 있다. 눈과 입을 막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어도 혹여 뒤처지지 않을까? 혹은 무식하다는 소릴 듣지 않기 위해서? 등등의 다양한 이유로 또다시 정보를 찾게 된다.
더군다나 온라인의 세계가 오프라인 못지않게 일상화되면서 자신의 블로그, 페이스북 등 SNS 그리고 메신저, 메일 등에 잠시라도 눈을 떼면 불안해진다. 핸드폰에 매여 사는 것만 해도 이미 바쁘고 피곤한데, 실시간 댓글로 연동되는 트위터까지 이제 우리는 영면하지 않은 한 바쁜 이 인생살이 모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장자의 ‘천지편’에 나오는 말이다. 또 기계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곳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기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마음’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有機械者 必有機事 有機事者 必有機心(기계를 가진 자는 반드시 기계를 쓸 일이 있게 되고, 기계를 쓸 일이 있는 자는 반드시 무엇을 꾀하려는 마음이 생긴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子貢)이 길을 걷다가 한 마을에서 밭에 물을 주고 있는 노인을 만났다. 자공은 그 노인에게 두레박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러나 그 노인이 거절하면서 자공에게 이와 같은 말을 했다. 자공이 크게 깨달았다. 자공은 경제적 관점에서 효율성이 좋은 기술을 이용하라고 권했지만, 왜 노인장은 거절했을까? 효율을 추구하면 간사한 마음이 생긴다고 한다.
두레박을 이용하면 밭에 물을 주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그 절약한 시간으로 더 많은 밭을 경작하면 수확량이 늘어나서 더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이 나면 좋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노인장이 효율적으로 경작하는걸 보고 가만히 앉아서 구경할 농부는 없을 것이다. 마치 아이폰을 보면 알 수 있다. PDA를 쓰던 그 시절, 그리고 스마트폰이라고 불리오던 초기 여러 핸드폰이 있었지만 아이폰이 우리나라를 휩쓸자 이젠 너도 나도 스마트폰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과 참으로 흡사하다.
무릇 경쟁이란 동일한 목표를 놓고 서로 노력하여 승부를 결정짓는 것이다. 운동경기라면 모를까 이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목표로 경쟁하며 살 수 있을까? 사람 개개인마다 인생관과 삶의 목표가 다 틀릴텐데... 물론 경쟁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겠지만 오로지 경쟁을 통해서 사회가 발전할 수 없는 부분이다. 너무 경쟁으로 서로의 시간을 빼앗기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각자 본연의 속도로 돌아오는 게 필요하다.
컴퓨터에 하드디스크를 조각모음 하다 보면, 하드디스크 빈 공간이 충분하질 않으면 조각모음이 실행 되질 않는다. 빈 공간의 여유가 충분해야만 이리저리 치우고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서도 조각난 생활을 정리하려면 이런 여유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