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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우리는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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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see Aug 17. 2018

평범하고 적당한


거의 앉아만 있었다.

내내 서있거나 내내 걷기만 한것을 보상이라도 받듯 하루종일 탈 것에 앉아 엉덩이에 체중을 실어 이동을 했다. 엉덩이엔 쥐가 나고 다리는 퉁퉁 붓는다. 그러고보니 내내 서있는것도 힘들고 내내 걷는것도 힘들고 내내 앉아있는것도 힘들다. 어느것 하나만 하는것은 무엇이든 고통이다. 적당히 서있고 적당히 걸으며 적당히 앉아 나의 몸과 마음을 다스릴 필요가 있지만 나는 여전히 불안하고 조급하여 내내 서있거나 내내 걷기만 한다.



너는 왜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지 못하니.



언젠가 엄마가 나에게 말했다.

나는 가장 평범한 인간형에 속한다고 생각했지만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제주에 가야겠다고 했을때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가장 유별난 사람 보듯 했다. 벌개진 눈에 눈물이 가득고인 채로 내 눈을 차마 바라보지도 못하고 혼자 중얼거리셨다.

섬이 얼마나 외로운데. 가족 다 떠나서 그 척박한 땅에서 뭐하고 산다고...


엄마, 평범하게 사는게 제일 어려워요.


그랬다. 나는 평범하게 사람답게 살고 싶어 제주에 왔지만 이곳에서 평범하게 사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니었다. 평범하게 출근을 하고 평범하게 점심을 챙겨먹고 평범하게 월급을 받고 평범하게 주말에 쉬는 일 같은것. 기어이 자영업자가 되고 나서야 깨닫고 만다.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우리는 내내 서있는 강도높은 주방일을 하다 온몸에 병이 들었고 주말이나 휴일, 여름휴가 따위는 없으며 하루 한끼를 챙겨먹는것 조차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것조차 어떤이들 눈에는 제주라는 섬에서 여유나 부리고 노는것처럼 보이겠지만)

우리는 평범하지 않은 관광지 안에서 여전히 가장 평범하고 적당한 삶을 위해 노력한다. 내내 서있거나 내내 걷거나 내내 앉아있는것 말고 점심이나 저녁을 챙겨먹고 가끔 친구들도 만나며 일주일에 하루쯤은 푹 쉬는, 남들 다 하는 평범하고 적당한 일상 따위를 영위하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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