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아지면서 최근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다. 서울에 살다 보니 자전거를 탈 때에는 '따릉이'를 애용하는 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따릉이를 이용하기 위해 전용 앱을 사용했었는데, 올해 2월부터 토스 앱에서 따릉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평소에도 워낙 잘 쓰고 있던 서비스인 토스가 따릉이라는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어떻게 제공하는지 궁금해, 자전거를 탈 기회가 생기자마자 바로 이용해 보았다.
토스와 따릉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실제로 서비스를 사용하기 전에 앞서, 서울시(따릉이 서비스 제공자)와 토스가 왜 따릉이 서비스 제휴를 결정했는지가 궁금해져서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우선 서울시의 가장 큰 목적은 [따릉이 이용 활성화]에 있을 것 같다.
실제 기사에서도 서울시는 따릉이 이용 활성화와 이용 시민 접근성 향상을 이유로 제시하였다. 따릉이는 이미 누적사용자 430만에 육박하는 서비스이지만, 여전히 서울시에서 집중하고 있는 환경 정책 등에 따릉이 서비스가 탄소배출저감효과 등으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이번 기후동행카드 사업에서도 따릉이를 포함하는 등 기후/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따릉이가 지분을 제법 차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토스는 MAU 1500만 명의 높은 이용자 수로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따릉이를 이용하는 데에 접근성이 높고, 토스페이라는 자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용권을 구매하는 데에도 사용자에게 편리성을 제공한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 입장에서는 따릉이 활성화를 위해 토스가 매우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면 토스의 목적은 뭐였을까?
일단 가장 큰 목표는 핀테크에서 시작한 토스의 사업 확장, 그중에서도 [모빌리티 분야로의 확장]에 있다고 생각된다. 토스는 이미 전기자전거와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앱 내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애용하고 있는 따릉이 서비스를 연동하는 것은 모빌리티 시장에서 더 많은 사용자가 토스를 이용하게끔 유도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따릉이를 통한 리텐션 확대 및 핀테크 분야 외 라이프스타일의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하는 토스의 의지가 닿아있는 결정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면 따릉이가 토스를 만나서 어떤 부분이 좋아졌을까?
1. 결제 과정에서의 편리성
일단 토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간편한 금융생활을 위한 서비스라는 점이다. 그래서 토스 앱에서 따릉이를 이용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부분도 간단한 결제 플로우였다. 사전에 토스페이를 이용했던 사용자라면 토스페이에 등록되어 있는 결제 수단으로 바로 따릉이 이용권 결제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따릉이 전용앱에서의 결제 과정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느껴져 더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거기에 토스에서 쌓은 포인트를 사용하여 이용권 구매가 가능한 점도 큰 메리트로 느껴졌다. '만보기', '함께 토스 켠 사람 찾기'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토스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데, 이 포인트를 모아서 이용권 구매에 사용할 수 있었다. 그동안 토스를 금융 거래에만 주로 사용하던 사용자인 나는 포인트를 모으고도 어디에서 쓸지 몰라 방치해 두었는데 이번에 이렇게 사용해 보면서 토스 포인트 적립에 대한 의욕을 더욱 고취시킬 수 있었다.
2. 토스 다운 UX writing
토스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유려한 사용자 경험’이다. 어려운 금융을 쉽게 만들기 위한 UI/UX 구성에 공을 많이 들였던 토스답게 따릉이 사용 경험도 쉽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들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그중 가장 와우 포인트가 있었던 3가지 부분을 소개한다.
정류장까지 걸어서 얼마나 걸리는지 안내
따릉이 이용을 위한 첫 단계라고도 할 수 있는 따릉이 탐색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의 현재 위치에서 탐색 중인 정류장까지 걸어서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는지를 대략적으로 안내한 부분이었다. 지도만 보고서도 ‘멀다/가깝다’고 인지할 수 있지만 ‘걸어서 몇 분 거리’라는 것을 안내해 주어 더욱 직관적으로 이 정류장이 어느 정도의 거리에 있구나를 인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이용권에 대한 자세한 소개
따릉이를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고 있겠지만 따릉이 이용권은 여타 이용권과 다르게 좀 특이한 부분이 있다. 따릉이 이용권은 이용기간(1일/7일/30일 등)과 이용시간(1시간/2시간)을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는 구조이다. 만약 1시간 이용권을 선택한다면, 이용기간 동안 일일 1시간만 이용 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1시간 사용 후 반납하고 다시 대여하면 또 1시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이용권 구조를 기존 따릉이 앱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첫 대여 후 대여시간 안에 정상 반납 시 이용기간 동안 대여 횟수 제한 없이 재 대여 가능’
사용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이용권 구조를 바로 이해하기에는 다소 복잡하게 설명하고 있다.
반면 토스는 이렇게 표현한다.
"기간 동안 1시간씩 계속 빌릴 수 있어요."
보자마자의 첫 느낌은 '쉽고 간결하다'였다. 처음 따릉이를 접하는 사용자도 이용권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따릉이 이용권 구조를 처음 접했을 때 조금 어려움을 겪었던 사용자로서, 토스가 간결하고 쉽게 설명한 부분에 대해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심지어 기존에 약간의 이해가 있던 사용자들도 이를 통해 보다 손쉽게 구조를 다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정말 인상 깊었다.
기다리는 시간도 지루하지 않게
대여하고 싶은 따릉이 자전거를 선택하고 QR코드를 태깅하면 시스템 연결을 위해 다소 시간이 소요된다. 기존에는 그저 '연결 중'을 알려주는 화면을 안내했다면, 토스는 이때의 대기 시간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상단에는 따릉이 대여 중 상태를, 하단에는 따릉이 연결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블루투스 기기의 연결 중지를 요청하거나, 따릉이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위젯에 대하여 안내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대기 시간에서도 사용자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토스 앱을 통해 따릉이 서비스를 사용해 보니, 기존보다 편리성이 크게 향상된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이전에 사용해 봤던 서비스인 만큼 토스가 사용자 편의를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다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지금도 좋다고 많이 느끼지만 더 향상될 사용자 경험을 기대하며 앞으로도 애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