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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아 Feb 21. 2024

너희는 절대 이혼하지 마라 12

결혼은 행복하고 이혼은 불행한 걸까?

  "결혼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혼은 가장 불행한 순간이다."라는 말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들은 결혼과 이혼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혼은 그 어떤 것도 보장하지 않으며, 이혼은 결혼의 당위성과 실패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이혼은 왜 이렇게 고통스러울까?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주변의 시선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혼을 결정하게 되고 나서부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주변의 시선이다. 그리고 그 시선은 결혼 이전과 이후에 모두 존재한다. 결혼 이전에는 "아직 결혼도 못했는데 무슨 이혼소리를 하니?"라는 시선이 존재하고, 결혼 이후에는 "왜 이혼을 했는데? 뭐 때문이래? 누가 잘못한 거래?"라는 시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시선은 사람을 상처받게 한다. 

  하지만 더 큰 고통은 혼자 자녀를 양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혼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자녀이다. 혼자 자녀를 양육하면서 생활비를 내야 한다. 이것은 생각보다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물론 재산을 빵빵하게 모아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 없는 것이지만 일개 서민으로서는 꽤나 힘든 과정이다.  이제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어려움은 결혼 이전과는 다르다. 이러한 중압감은 꽤나 나를 짓눌렀다. 


  한 번은 별거를 하며 이혼 소송을 밟고 있는 과정 중에 큰애가 어떤 일에 휘말려서 여기저기 해결을 위해 뛰어다녀야 할 때가 있었다. 일을 하면서 그 과정을 병행하려고 하니 굉장히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루는 절대 바꿀 수 없는 일정 나의 일과 큰애의 일이 겹쳐버렸다. 이건 내가 조정할 수 없는 불가항력인 사항이라 그대로 수행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이의 경우는 부모 중 한 명이 가면 된다고 하며 별거 중에 있긴 하지만 그에게 부탁을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너는 애도 잘 키우고~일도 잘하는 슈퍼맘이잖아~ 다 할 수 있겠지~그리고 이제 와서 나를 찾냐?"였다. 


  친절할 것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본인의 자녀에 관련된 일이라면 어느 정도 조율을 해줄 줄 알았는데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결국 나는 주변 사람에게 커다란 폐를 끼치면서 내 일을 포기하고 큰애의 일정에 동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혼을 하기 전부터 이러한 상황을 겪으니 정말 나 혼자 다 해결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중압감은 커져갔다. 





 이혼 후 혼자 자녀를 양육하게 되면서, 그제야 장밋빛 이혼이라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혼 후에도 여전히 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녀가 둘인 데다가 아직 손이 많이 가는 초등학생 때의 일이다 보니 나의 일상은 매우 힘에 부쳤다. 생활비를 벌어야 하면서도 아이들을 케어해야 하는 것은 시간을 나노단위로 쪼개야 가능했었는데 그래도 몸이 힘든 것은 괜찮았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주변의 시선과 관심사였다. 

  이혼을 하고 나서부터는 자녀와 함께 다니는 모든 곳에서 나는 단 한 명의 친권자이자 양육자로서 지위를 가지게 되었고, 그리고 그 사실은 학교나 자녀의 동아리 모임에서는 부모들끼리의 만남 속 대화에 선뜻 참여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는 내가 자녀를 혼자 돌보는 단 한 명의 부모라는 것 때문이다.  때로는 무시하기 어려운 질문이나 주제가 나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저희 남편도 그래요 ㅎ' 라던지 '애들 아빠가 바빠서 제가 대부분 하고 있어요'라는 등 편모 가정인 것을 티 내지 않도록 가면을 썼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나는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자녀를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이혼 후에도, 나와 자녀를 위한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내 삶의 목표가 되었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 자녀를 위해서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 내가 지켜야 하는 약속이다. 이를 위해 나는 언제나 자신의 역량을 증진하려고 노력하고, 일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나는 혼자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이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이혼 후 양육비 지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결혼 이전에는 내가 버는 돈으로 나 하나를 건사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지만 이제는 자녀를 양육해야 하기에 더 바지런히 뛰어야 한다. 시간을 쪼개야 하고 한정된 수입을 분배해야 하며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그에 따라 생활비도 증가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혼을 타협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혼하는 부부들은 상당한 경제적 고통을 받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으로 양육비 지원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적인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연 정부는 아이들이 미래라고 이야기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는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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