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수 Jul 28. 2023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세상

작은 꿈들을 위한 기록⑤

픽사베이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참 안 좋다. 영화에서만 보던 흉기난동 사건은 ‘범죄도시’가 생각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 꽃다운 청년의 삶은 하루아침에 스러졌다. 이 사건이 일어난 후 길을 걷다가 나도 모르게 옆을 살피는 습관도 생겼다.    


문득 생각해 봤다. 내게 이런 일이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기충격기를 갖고 다녀야 하나? 이런 끔찍한 사건을 예방할 수는 없을까? 전과 3범, 소년부 송치 전력 14건의 가해자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국민을 지켜야 할 법망이나 사회 울타리는 여전히 헐겁다. 결국 스스로 지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 2023년 7월 어느 날


흉기난동 사건을 뉴스로 접하고 안 좋은 꿈을 연이어 꿨다. 평소 누군가에게 쫓기거나, 총을 맞는 꿈을 자주 꾼 적 있지만 안 좋은 사건을 접하고 꾼 꿈이라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꿈에서 누군가에게 또 쫓겼다. 쫓기고 쫓기다 어느 건물 안에 들어갔고, 누군가가 나를 또 쫓아서 들어왔다. 창문을 열고 탈출하려고 안간힘을 썼다. 내 꿈의 단골 소재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열어도 열어도 열리지 않는 문. 창문을 계속 열었지만 또 다른 문이 나왔고, 이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날 가로막았다. 자주 이런 꿈을 꿨다. 문만 열다가 꿈에서 깬 적이 있다.    

  

가까스로 마지막 문이 나왔고 문을 열고 탈출했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살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더운 날씨와 꿈속 긴박한 상황 때문에 땀을 뻘뻘 흘렸다. 궁금했다. 왜 이런 꿈을 계속 꾸는지. 심리 상담 선생님한테 얘기했는데 명확한 답을 듣진 못했다.      


안 좋은 꿈을 꾸고 집을 나서는데 '나쁜 녀석들'이란 드라마가 갑자기 생각났다. 2014년 OCN에서 방송해 인기를 끈 작품으로, 공권력이 해결하지 못하는 범죄를 나쁜 놈보다 더 나쁜 놈들인 '나쁜녀석들'이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내용을 담았다. '범죄도시'의 히어로 마동석은 '나쁜녀석들'에서도 등장해 사회악들을 단숨에 때려눕힌다.  

     

상상해 봤다. '범죄도시'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마석도', '나쁜녀석들' 같은 히어로가 필요한 건 아닐까. 그게 '다크 히어로' 일지라도.                       


작가의 이전글 선택의 연속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