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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eMir Aug 24. 2022

전략의 언어, 고민의 시작

떠오른 전략을 어떤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

세계사 관련 팟캐스트에서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이야기를 듣고, 떠오른 생각을 정리해 본다.


러시아 원정 이야기 속 전략

  1806년, 나폴레옹은 영국 고립을 위해 대륙 봉쇄령을 선포했고, 동맹국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러시아는 처음에 참여했으나 경제적 이유로 동맹에서 탈퇴한다. 이에 나폴레옹은 대규모 연합군(11개 군단 61만 명)을 모아 러시아 원정에 나섰고, 어렵게 모스크바까지 도착했지만, 러시아의 전략에 막혀 대패했다. 이는 나폴레옹 몰락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관련 위키백과

나는 여기서 "전략"에 주목했다. 나폴레옹은 거대 병력으로 속전속결하는 전략으로 전쟁을 이끌었다. 러시아는 전면 전을 피하고, 게릴라전 위주로 식량과 추위 관련 보급을 막는 전략으로 맞섰다. 러시아의 전략은 유효했다. 프랑스 연합군은 추위와 배고픔으로 전의를 상실하여 후퇴하게 된다.

러시아는 그들의 전략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주저리주저리 말했을까?
명료한 전략 표현이 있었을까?


전략 표현의 고민

  내 고민은 위 질문에서 시작됐다. 전략 기획 실무자들은 자신이 생각한 전략을 어떤 어휘로 표현할지 늘 고민이다. 다시 말해 더 적확한 표현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전략의 아이디어만큼 표현도 중요하다. 어쩌면 표현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아쉬운 전략 표현은 좋은 아이디어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명료함이 결여된 전략 표현은
불필요한 질의응답의
지난한 소통 과정을 만든다.


전략의 소통은 중요하다. 소통 실패는 전략 이행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런 일을 수도 없이 목격했다. 나 역시 늘 헤매지만 뭔가 정리해보고 싶은 욕구가 나를 자판 앞으로 이끌었다. 러시아는 틀림없이, 명료한 전략 표현이 있었을 것이다. 고질적인 내 직업병이 직접 표현해 보라고 부추겼다.


러시아 전략을 표현해 보기

  아래는 가장 먼저 떠오른 두 가지 표현이다.   

프랑스군을 지치게 만들기
프랑스군이 포기하게 만들기

그리고 생각을 더 확장해 봤다. 러시아 전략은 프랑스를 어떤 상태로 "유도"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화하면 "자포자기 유도"다. 여기에 어떻게?,라는 질문의 답변을 추가하면 "지속 국지전을 통한 자포자기 유도"로 표현해 볼 수 있다. 국지전은 치고 빠지는 전투 형태를 말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목표로 국지전을 펼칠지는 전략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 이때 주요 목표는 프랑스군의 식량, 추위 관련 자원 확보를 어렵게 하는 것이다. 주요 목표까지 녹이면 “자급 제로화 지속 국지전을 통한 자포자기 유도”로 표현해 본다. 보급품 제거 기습은 너무 일반적이라 전략 표현에서 배제했다. 이 전략 표현은 범위를 너무 제한해서 적절치 않다.(보다 구체적이고, 초점이 맞춰져 더 적절하다는 생각도 인정, 장단을 고려한 제 판단)


나의 결론은

지속 국지전을 통한 자포자기 유도


전략의 언어?

  위 표현 중 내가 주목하는 어휘는 “유도”다. 유도는 명사지만 “동사적 표현”이다. 전략은 무엇을 하겠다로 표현해야 한다. 따라서 전략 표현에 동사적 표현이 없다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동사적 표현은 있으나 그 전략의 의도를 담지 못해 오해의 여지가 있다면 더 적확한 표현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작성했던 전략 표현을 떠올려보자. 아마 “확보, 강화, 구축, 효율화, 단축, 제고 등”의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됐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단어 중 무엇을 선택할지 고민하며 웹 검색, 사전 찾기, 지인에게 물어보기 등을 해봤을 것이다. 언어가 갖는 "뉘앙스(nuance)"가 있어 단순히 사전적 정의로만 판단하기 어렵다. 이는 전략을 수립하며 글로 표현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나는

전략 표현에 사용하는
동사적 표현 어휘를 전략의 언어

라 부르겠다.


떠오른 전략을 어떤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 그동안 쌓인 생각들을 다듬어 볼까?, 전략의 언어 범위는 더 확장이 가능한데..., 고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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