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왜 이리 푸딩을 좋아하는지..."
'심야식당'에 나오는 이 대사가 한국에서는 해당사항이 없는 듯 하다. 이상하게도 서양식 디저트 중 인기 없는 종목이 바로 푸딩이고, 최근에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정도다....
사르르 녹으면서 우유와 달걀의 풍미가 퍼져나가는 푸딩은 지금도 나의 최애 디저트지만 한국에서 맛볼 기회는 흔하지 않았다. 쁘띠첼 푸딩이 나오면서 대중화되나 싶었는데 사실 이 제품은 '젤리'에 가까운 식감이었다. 제조 과정이 복잡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것은 그 무렵이다.
슈크림 속에 들어가는 샛노란 커스터드 크림은 푸딩과 제조과정이 비슷하다. 달걀의 노른자만 사용하는데다 제대로 만들자면 바닐라빈과 양주 등 비싼 재료를 써야 한다. 손이 많이 가는 반면 보존성은 낮으니 제과점 입장에선 손해인 셈이다. 슈크림 속 필링이 대부분 생크림으로 대체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또 한가지, 한국에서 푸딩이 인기 없는 이유는 바로 식감. 씹는 맛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 흐물흐물한 푸딩은 식감 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반면 몽글몽글한 낫토, 마, 날달걀 등을 즐겨먹는 일본인들 입맛에는 푸딩이 그야말로 '취저'인 셈이다. 중국식 디저트인 안닌도후가 오히려 일본에서 더 대중적인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진하고 신선한 우유맛이 살아있다면, 푸딩은 당도를 최소화하는 쪽이 오히려 맛있다. 얼마 전 서울우유에서 저지밀크 푸딩을 출시했다는데 식감 면에선 일본산보다 못한 모양이다. 그냥 집에서 해먹는게 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