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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nie May 27. 2023

이직 잘하는 방법

은 연애를 잘하는 방법과 닮아있다.

거의 2년 만에 쓰는 브런치 글. 어찌 보면 한 없이 미룰 수 있는 것이 글을 쓰는 것인데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그동안의 일했던 경험에 대한 회고 및 그 과정 중에 경험한 많은 고민과 선택의 결과를 공유하고 싶었다.


나 혼자만의 경험으로 간직하기에는 공유를 통해 누군가에겐 좀 더 도움이 될 수도,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그동안의 커리어 과정을 글로 정리하고 싶었다.



시작에 앞서


나는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그동안 8년의 회사 생활, 4번의 회사를 경험했다. 4번의 회사는 초기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규모가 다양했다.

그동안 경험했던 것들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 생각하며 재미 삼아 적어본 체크리스트. 제목은 '스타트업에서 어떤 경험까지 해봤니?' 체크리스트다.

1. 월급이 밀려본 적 있다.
2. 구조 조정을 경험한 적 있다.
3. IPO를 경험해 본 적 있다.
4. M&A을 경험해 본 적 있다.
5. 스톡옵션을 행사해 본 적 있다.
6. 연봉 인상을 스톡옵션으로 받아본 적 있다.
7. 급격한 서비스 성장을 바라본 적 있다.
8. 그로 인한 과도기를 경험해 본 적 있다.
9. 매니저와 시니어 없이 혼자 일해본 적 있다.
10. 제품을 홍보하러 컨퍼런스나 박람회 등을 참여해 본 적 있다.

 스타트업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는 더 리스트들이 있겠지만 사실 이 체크리스트는 내가 경험해 본 것들을 적어 내려간 리스트다. (주륵)


오해하지 말자. 자랑의 의미는 절대 아니다. 이 중에 몇 개는 경험할지 몰랐고, 사실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될 경험도 있다. 예를 들어 월급 밀릴걸 알고 그 회사를 들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그만큼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커리어이고 인생이다.


이렇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스타트업에서는 결국 내 역할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답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들게 한 8년간의 값진 경험들이다.


그럼 이 글의 주제를 얘기해 보자면 나는 이러한 8년간의 값진 경험을 통해 내 이직 과정들이 연애와 매우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는 모두 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는 라떼 글이기에 가볍고 재밌게 읽어주길 바란다.

라떼를 시작해 보겠다. 출처: '삼성생명' 유튜브 캡처


연애를 처음 해보는 사람 = 신입

연애란 타인을 만나며 궁극적으로는 나를 알아가는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나를 잘 알면 그만큼 잘 맞는 사람, 즉 잘 맞는 회사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연애를 처음 해본다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그렇기에 어떤 사람과 잘 맞고 또 내가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 알기 쉽지 않다.

출처: https://test-it.co.kr/test80

내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내 기준이 아닌 사람들이 좋다고 해서 생겨난 사회적 기준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대기업이 좋다고 하니 대기업에 가고 싶은 것과 비슷하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게 나에게도 좋은 건지 아닌 건지는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도 좋은 것인지를 확인하기도 어려운 시기가 바로 신입 때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연애를 처음 해보는 사람에게 있어서 첫 연애를 잘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1. 썸을 타보는 것

출처: MBC <아빠, 어디가> 스틸컷

아니 회사랑 썸을 타라고? 그게 어떤 걸까? 내가 생각하는 회사와의 썸은 바로 인턴십이다.


인턴십은 평균 3~6개월 동안 진행된다. 3개월이라고 하면 한 분기에 속하고, 한 분기는 꽤 긴 시간에 속한다. 물론 내가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업무를 좋아하는지를 파악하기엔 짧을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생각한 좋다고 생각한 이상형에 대한 기준, 즉 이 회사가 나와 맞는지 아닌지는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기간이다.


이 썸을 가지고 내가 정식으로 연애를 해도 좋을지, 왜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이해하며 본인을 알아가 보자.


2. 연애를 잘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는 것

연애를 잘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연애 기간이 될 수 있고, 직접적으로 얼마나 행복한지를 물어볼 수도 있고, 전반적으로 본인 삶에 대한 만족도가 될 수도 있다. 뭐가 됐든 그 사람이 행복하다고 말하면 사실 행복한 것이다. 때문에 내가 '와 이 사람은 진짜 행복하게 연애하고 있구나!'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행복한 연애를 하는 사람을 인터뷰해 보자. 출처: 앱스토리


이를 이직에 적용해 보자. 회사 생활을 즐겁게 잘하고 있고, 만족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 물어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사람이 즐겁고 만족하는 환경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3. 상대방에게 내가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것

사실 연애는 쌍방의 감정이다. 나만 좋아하면 그것은 연애가 아닌 짝사랑이라 불린다. 때문에 나도 상대방에게 연애를 하고 싶은 대상으로 보여야 한다. 즉,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짝사랑이 되지 않으려면 이 말을 들어야 한다. 출처: 농담곰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회사는 본인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JD (Job Description) 즉, 채용공고에 적어놓기 때문이다.

채용 공고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필수 조건도 조건이지만, 우대 사항을 꼼꼼히 보자. 그것이 바로 상대가 더욱 매력적인 사람으로 바라보는 조건들이다.

우대사항을 잘 보자. 출처: 원티드


연애를 꽤나 해보는 사람 = 경력

경력직의 이직은 마치 맞선과 닮아있다.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알고 있다. 상대방(=회사) 또한 마찬가지다. 즉, 상대방에게 원하는 조건이 서로 있는 상태다.

맞선 하면 생각나는 그 회사.. 출처: 데일리시큐

그렇다면 연애를 꽤나 해본 사람들, 즉 경력자가 이직을 잘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1. 짧은 썸을 타보는 것

연애를 처음 하던, 그렇지 않던 썸은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과 잘 맞는지를 회사 경험을 통해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인턴십과 같은 꽤나 긴 기간의 썸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여기서의 짧은 썸은 바로 '커피챗'이다.


커피챗을 통해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또 같이 일한다면 어떨 것인지를 상상해 보며 얘기를 나눠보는 것이다.

커피챗은 링크드인이나 리멤버, 원티드, 커리어리와 같이 채용 플랫폼을 통해 제안을 받거나 신입 때 연애를 잘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는 것과 같이, 내가 관심 있어하는 회사를 다니는 재직자분에게 커피챗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말 그대로 '커피챗'이라는 서비스도 있으니 이를 통해 요청을 할 수도 있다.


2. 일에 대한 가치관 혹은 로드맵이 있는 것

많은 사람들이 말하기로는 아무리 성격이 맞고 서로를 사랑한다고 하더래도 가치관이 다르다면 결혼하기는 힘들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

경력직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결국 내가 행복하게 연애를 오래 하기 위해서는 가치관이 맞아야 한다. 그 말은 일에 대한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내 커리어에 있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커리어 로드맵을 그리고 있는지, 이러한 나의 로드맵 혹은 가치관을 회사는 공감하고 서포트해 주고, 또 이로 인해 회사 일과도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커리어 로드맵을 도와주는 아티클도 있다. 출처:퍼블리

조금 더 와닿기 위해 나의 경험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내가 만든 제품을 통해 세상에서 어려웠던 무언가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과정이 행복했다. 그러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내부 툴을 만드는 경험을 했는데 사용자가 사랑하는 동료라는 것에 이전보다 더 큰 행복을 느꼈다.


'아 내가 지금 더 재밌게 일하고 있구나'를 느끼고 난 뒤, 툴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방식으로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나아가 기업 문화에 있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한 관심이 현재 초보 매니저라는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이 된 계기다.


이렇듯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좀 더 행복한지, 동기부여를 얻게 되는지, 궁극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고민하다 보면 다음의 연애(이직)에 있어서의 조건들이 분명해질 것이다.


3.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증명할 수 있는 것

이는 연애를 처음 하는 즉 신입일 때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그렇게 보이는 것과 그런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은 천지 차이이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그동안의 연애(경력)를 통해 내가 어떤 성공과 실패를 경험했는지 즉, 나의 경험을 다양한 형태로 온전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온전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책을 읽었을 때 '책을 완독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내가 어떻게 적용하고 변화했는지까지를 온전하게 읽었다고 표현하는 것과 같다.


또 다른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스킬셋에 대한 증명이다. 이는 직군마다 다른 방식으로 증명할 수 있는데 프로덕트 디자이너는 포트폴리오에서 나의 경험을 디자인 스킬셋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다른 증명으로는 동료의 검증이 될 수도 있다. 나와 같이 일한 사람들이 어땠는지를 확인하는 것인데 이는 '레퍼런스 체크'라고 해서 경력직일 경우 채용 프로세스에 있는 프로세스다. 이는 내가 어떤 동료였는지를 상대방에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마무리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성공적인 이직을 하고 매일 '너무 재밌어!' 하며 회사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내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일을 하면 행복해하고 동기부여를 얻는지에 대해 안다면, 여러분은 성공적인 이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기 위해선 우선 시도해봐야 한다. 사실 연애를 잘하는 방법이라고 치면 수도 없이 많은 것들이 나온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을 갖는다고 해서 정말 잘할 수 있을까? 그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결국 시도해 봐야 아는 것들이다. 이직도 마찬가지다. 회사를 찾고 만나며 문을 두드려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가지다 보면 알아가는 것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행복한 연애(회사 생활)를 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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