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소아청소년 정신과 환자 올해만 25만 명”이라는 광고판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니, 우리 아이들의 심리적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과거보다 물질적으로는 풍족할지 모르지만, 마음의 부담은 오히려 더 무겁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종종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열심히 일해 너희들 잘 되라고 이렇게 노력해 주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힘드니?”라며 의문을 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압박은 우리가 청소년 시절에 느끼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우리는 학교가 끝난 후 친구들과 어울리며 웃고 떠들고, 시험 전날 벼락치기를 하며 나름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아이들은 학업과 관련된 피상적 관계 외에 깊이 맺는 관계가 거의 없으며, 학원에서 만나는 친구들조차도 교제할 여유가 없이 공부에 몰두해야 합니다. 수없이 바뀌는 입시 제도와 경쟁으로 인해 “내가 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희망이 있다"라는 압박을 받으며,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료 : 서영석 의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4년 상반기, 이미 25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정신 건강 문제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이는 불과 4년 만에 65% 증가한 수치로, 자해와 자살 시도 건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 청소년은 게임 중독으로 인한 우울증을 진단받았지만, 치료 대기 중 상태가 악화되어 겨우 이번 달에 입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강남 지역조차도 정신과 진료 대기가 수개월, 심지어 수년까지 밀려 있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자해와 극단적 시도로 고통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와 온라인 중독, 그리고 요즘 아이들 사이로 틈을 타고 침투하는 마약 문제가 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물들입니다.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들 사이에 마약이 침투하면서, 위기에 놓인 아이들의 심리적 건강은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마음이 약해진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이런 유혹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의 미래는 물론 사회적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의 심리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우리 모두 자녀의 정서적 안전과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청소년 대상으로 번지고 있는 수많은 위험 요소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기뻤습니다. 우리가 바란 것은 그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며 소중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심리학자 칼 융의 말처럼, “가장 큰 위로는 누군가 당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고, 들여다봐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더 깊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마음이 건강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으며 어울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사회 전체가 그 길을 열어가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