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우리 모두가 사랑했고, 국민배우로서 늘 우리 곁에 영원히 머물 것만 같았던 故 이순재 선생님이 영면하셨습니다.
강직하고 한결같았던 삶, 시대를 관통해 연기라는 한 길을 걸어오신 그의 뚝심 있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시고 나니, 그분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유난히 그리워집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아는 듯, 우연히 보게 된 한 영상 속에서 이순재 선생님이 생전에 젊은이들에게 들려주신 말씀이 마치 마지막 유언처럼 가슴 깊이 남았습니다.
요즘 수능을 마치고 면접과 실기, 그리고 결과를 기다리며 초조해하는 수험생들, 곧 고3이 되어 마지막 기말고사를 준비하는 예비 수험생들,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들과 직장에서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젊은 중년들에게…
그분이 우리 모두에게 남기고 간 마지막 말이라 생각하며, 그 말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부디 이 글이, 선생님이 세대를 넘어 전하고자 했던 ‘삶의 본질’에 대한 조용한 울림으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이봐 젊은이!
아니, 젊은 사람이 다음 목표가
토익 점수 하나 올리는 건가?
자네 나이에 할 수 있는
더 가치 있고
아름답고
창조적이고
본질적으로 더 멋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말이야
더 신나고
가치 있고
진짜 성장할 수 있는
더 창조적인 일들을 해야지
그 나이에
사랑도 더 절절하게 해보고
이별도 아파도 해 봐
그리고 친구랑
여행 계획도 세워서 다녀오고
옆에서 마음 아파하는 친구랑
새벽까지 술도 같이 마셔 주는 게
어디 토익 따위에
비할 일이겠냐고
아,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고
불가피한 것들이 있지
세상은 자꾸
젊은이들 일렬종대로 세워서
평가하려 하거든
대학
취업
승진
다 그렇지 뭐
그렇다고
방법까지 남들과 똑같이
일렬종대로 서서
따라갈 텐가?
조금만
시선을 돌리고
조금만
거기에서 벗어나서
생각해 보는 게 어떤가?
그러면
토익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들이
보일걸세
- 故 이순재 배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