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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아 Nov 12. 2021

사진으로 보는 <직업여행자의 밥벌이 다반사>

글의 성격 상 사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 책에는 싣지 않았지만, 

책을 읽은 분께는 재미가 될까하여 올려보는 <직업여행자의 밥벌이 다반사>의 장면들.


(22쪽) 처음 무대에 오른 대학생의 연기가 얼마나 하겠냐마는 그래도 제법 흉내는 냈던 듯하다. 

공연 후 배우들이 선배들에게 인사하는 뒤풀이에서 한껏 수줍어 몸을 외로 꼬며 자기소개하는 나를 보고, ‘네가 아르까지나였어?’ 놀란 이가 있었으니. 

극 중 아르까지나
자연인 유진아

(30쪽) 하필이면 에콰도르였던 이유는 몽골 때와 같았다. 

고를 수 있는 나라 중 가장 낯설고 멀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몽골은 위치라도 알았지만, 

지원할 적만해도 에콰도르가 어디 붙어있는지, 어떤 언어를 쓰는지도 몰랐다. 

무모한 선택으로 데여 놓고도 별로 배운 바가 없었나 보다. 

그래도 익숙하고 안전한 길이 편안한 사람이 따로 있고, 

불모지에서의 오락가락을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천성을 따르는 게 조금 더 행복하지 않을까? 

나는 후자였다. 


지역 신문의 에콰도르 활동 기사

(69쪽)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생기는 걸까?

 삶은 자주 얄궂지만, 때로는 절묘한 길을 틔워주기도 한다.

 학과 선택이 우연인 인연에서 비롯한 것처럼, 학비도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결됐다. 

코이카에서 보낸 메일을 통해. 

평소엔 광고성 메일로 여기고 열람하지 않았는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클릭했나 보다. 

메일에는 귀국단원들에게 유용할만한 취업정보와 함께 장학금 공고가 붙어 있었다. 

해당 장학금의 지원 자격은 코이카 활동기간 2년을 마친 단원이자 

해외 개발원조 관련 학과 대학원생이었다.

 아직 입학은 안했어도 합격한 사실이 증명되면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중략) 

‘북한’도 해외로 쳐줄까 싶었으나 밑져야 본전. 

운좋게도 4학기동안 학비의 75%를 지원해주는 장학생에 선발되었다!


코이카 장학금&교내 성적 장학금

(126쪽) 서당 캠프에선 이런 일도 있었다.

 서당캠프야말로 이동도 적고 수업 시간 내내 훈장에게 아이들을 맡기면 되는 편안한 일정이었다.

 다른 이들은 낮잠을 자거나 모여 TV를 봤지만, 

나는 피곤하지도 않아 아이들과 함께 『사자소학』을 배웠다. 

처음엔 한두 번 오려나보다 싶던 훈장이 내가 계속 함께 있자 

사서삼경 중 하나인 『대학』을 건네더니 가르치기 시작했다. 

(중략) 이런 나를 기특하게 여겨 훈장은 아이들과 같이 수료장을 주고 싶어했다. 

아이들의 수료증은 이미 서울에서 만들어온 터라 여분이 없자 

급기야 직접 붓으로 그리고 써서 하사했다. 

상장 테두리까지 꼬불꼬불 정성스레 그려서.


각종 수료증, 그 중의 제일인 훈장님이 손수 그려준 수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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