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은 사진을 덧붙이지 않을 수가 없다.
호주는 날씨가 다 했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각 나라마다 특유의 냄새가 있다.
홍콩은 습한 공기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꿉꿉한 냄새, 먼지가 촉촉하게 쌓인 것 같은 공항 바닥 냄새가 여행객을 맞이한다. 런던에 도착하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눅눅하면서 쾌쾌한 카페트 냄새가 난다.
그리고 독일은 정말 소세지 냄새가 난다!
브리즈번은 어떨까?
늦은 밤 공항에서 나오니 시골에서 맡을 수 있는 촉촉한 흙냄새가 났다.
맑은 공기, 파란 하늘, 세상에 있는 모든 초록색 계열은 모두 볼 수 있을 것 같은 길가의 식물들.
매번 아웃포트에 갈 때마다 색다르게 느껴지는 각 공항 특유의 냄새들과 풍경은
우리를 설레게 만든다.
호텔에 도착해 잠시 눈을 부치고
서둘러 밖을 나섰다.
오늘은 주말이라 문을 연 카페가 몇 없었는데
그 중에서 가까운 갤러리 안에 있는 카페가 오픈이라길래
문 닫기 전에 얼른 다녀오기로 했다.
갤러리는 생각보다 크고 예뻤다.
햇살이 갤러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카페로 이어지는 야외 계단을 올라가보니
작은 정원처럼 꾸며놓은 야외 카페가 있었다.
쏟아지는 햇살과 물소리, 그리고 커다란 나무에 둘려싸여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난생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먹고 있자니
승무원이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었다면 컬리플라워를 튀겨서 브런치로 먹을 생각을 상상이나 했을까?
밤을 꼴딱 새고 만석인 비행기에서 두번의 풀서비스를 하느라
팔이며 다리며 안아픈 곳이 없지만
이런 잠깐은 순간 덕분에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직업이 바로 승무원이다.
어떤 때에는 혼자서 이런 순간을 맞이 하는 것이 사무치게 외롭기도 하지만
이 순간의 기쁨을 중독처럼 찾아 헤매는 직업.
승무원이야 말로 도파민을 찾아 하염없이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