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쉬어 보이는 건 모두 환상이다.
"우리 회사 옆에만 가게를 내면 되는 거 아닌가?" 또는 "그 제품은 그냥 조금만 개선하면 훨씬 팔리겠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는가? 아니면 아예 "저렇게 간단한 아이디어로 저렇게 성공하다니!"라는 감탄을 해본 적은? 이것은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현실과 동떨어진 오해일 뿐이다. 남의 사업이 쉬워 보이는 현상은 실제로는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1. 결과 중심적 인식의 한계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의 사업이 이미 성공한 시점의 결과만을 바라본다. 프레임 해론은 이를 "결과 편향(Result Bias)"으로 설명하며, 우리가 성공한 사업만을 주목하고 실패 사례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한다. 성공적인 사업은 인스타그램 사진과도 같다. 멋진 사무실, 깔끔한 매장 인테리어, 환하게 웃는 직원들, 그리고 두둑한 매출과 같은 긍정적인 모습만을 목격하지만, 이 모든 것이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좌절, 불확실성 속에서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했음을 무시하기 쉽다.
2. 복잡성 축소와 단순화
윌리엄스와 테일러에 따르면, 사람들은 복잡한 현상을 "휴리스틱(Heuristic)"을 통해 간단하게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인지적 편향으로 인해 우리는 종종 다른 사람의 사업을 단순화해서 본다. "저 제품만 팔면 되겠네!"라든가 "그냥 광고만 좀 하면 되겠네!" 같은 생각으로 복잡한 현실을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제품 개발부터 생산, 유통, 마케팅, 고객 서비스까지 무수한 디테일과 문제 해결 능력이 요구된다.
3. 개인적 편견의 투영
남의 사업을 볼 때 우리는 보통 자신의 경험과 시각에서 해석하기 마련이다. 사이먼과 파파도풀로스는 이를 "투영 편향(Projection Bias)"이라고 정의하며, 자신의 지식과 능력에 의존해 다른 사람의 사업을 단순화하고 자신이 접근 가능한 영역에서만 해석하는 경향을 설명한다. 예를 들어 마케팅 전문가라면 제품의 마케팅 전략만을 중심으로 사업을 해석할 수 있고, 엔지니어라면 기술적인 부분만을 강조할 수 있다.
4. 시행착오에 대한 무지
사업을 하다 보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성공한 모습만 보게 되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수많은 실패와 교훈을 알지 못한다. 하인즈는 이를 "생존자 편향(Survivorship Bias)"이라고 정의하며, 생존한 사업만을 주목하고 그 이면에 실패한 사업의 사례를 간과하는 현상을 지적했다. 이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들이 현재의 성공을 이끌었음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사업이 쉬워 보일 수 있다.
5. 창업자의 열정과 결단력 간과
어떤 사업이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열정과 결단력이 필요하다. 그들은 때로는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고,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스콧은 이를 "기업가 정신(Entrepreneurial Spirit)"으로 설명하며, 창업자들이 현실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을 강조했다. 그러나 외부인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결정을 해야 했는지 짐작하기 어렵다.
6. 경쟁의 치열함 간과
사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에는 항상 경쟁자가 존재하고, 그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남의 사업이 쉬워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경쟁의 엄청난 압박과 어려움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포터의 "경쟁 전략(Competitive Strategy)" 이론은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경쟁의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전략 구상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수 많은 사회학자들과 경제학자들이 제시한 이론과 같이, 남의 사업이 쉬워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겉모습만을 보고 결과만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복잡성을 축소해서 보고, 시행착오를 모르며, 경쟁과 열정을 간과하기 때문에 우리는 타인의 사업이 더 단순하고 쉬워 보인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들의 노력과 결단력, 끊임없는 고민과 전략이 오늘의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