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 직장동료와 일한다는 것은

조직은 진흙탕 속으로, 조직원들은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녀는 항상 불만을 입에 달고 살았다. '회사에 불만이 많구나. 곧 퇴사하겠구나' 싶었는데 1년이 지나자 그녀는 적극적으로 추종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나는 가만히 있는데 그녀의 추종자들이 시비 아닌 시비들을 걸어왔다. 이제 내가 그녀의 불만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1년 동안 직장에서 스미어 캠페인을 당하고 그녀의 정체를 알았다. 그녀는 나르시즘을 가진 소시오패스였다. 그녀가 직장에서 저지르는 행동들은 내가 상상도 못 할 만큼 저열하고 비겁했다. 잠자리의 날개를 떼어버리고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초등학생 같았다.

그녀는 항상 자신의 업무를 잔뜩 부풀러서 포장을 잘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저 사람이 없으면 이 부서는 안 돌아가겠는데?"라고 느끼는데, 같은 부서 사람들은 죽을 맛이다. 그녀가 그렇게 자신의 업무에 몸짓을 부풀릴 때마다 나머지 부서원들은 부서의 잡일 즉 덜 중요해 보이는 일들을 처리해야만 했고 그녀의 병풍 역할을 해줘야만 했다. 그녀는 바쁘게 일을 하면서도 "나는 이렇게 바쁜데 쟤는 왜 저렇게 한가해? 세상 불공평해" 하는 눈치를 줬다. 다들 '쟤'로 지목된 사람들을 욕하면서 그 대상이 내가 아닌 것이 다행으로 느꼈다. 일이 많으면 부서원들이 도와줄 수 있는 일들을 배분하면 될 텐데, 설명하는 것보다 자신이 하는 것이 빠르다며 일을 쥐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도와줄 일이 없어 가만히 있으면 가만히 있는다고 또 욕을 한다. 그렇게 뫼비우스 띠 같았던 불평불만이 끝나고, 눈치를 보는 부서원들의 진도 다 빠지고, 그녀의 프로젝트가 끝이 난다. 그러면 부서원들은 해야 할 일이 있다. 항상 그녀의 모니터에 가서 그녀가 만든 작업물들을 모든 영혼을 끌어모아 찬양해야 했다. 하지 않으면? 다음날 '쟤'는 '내'가 된다.

그녀는 이간질의 여왕이었다. 그녀의 직장 인맥을 보자면 다들 험담을 통해서 친해진다. 오늘은 나와 그 사람에 대해 욕을 하면, 다음날에는 그 사람에게 가서 내 욕을 한다. 나와 그 사람은 그녀를 통해 상대방 험담을 했기 때문에 사이가 서먹서먹한데, 그녀는 중간에서 얼굴에 철판을 깐 듯 그렇게 욕한 사람과 친한 척을 한다. 그녀를 대변한다고 상대방과 싸워댔으니 다시 사과하고 친해지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흐르고 그녀의 추종자였던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았을 땐, 모두가 그녀로부터 뒤통수를 한 대씩 세게 맞는다. "세상에, 나한테 그렇게 얘기해놓고 너한테 가서 그렇게 내 욕을 했다고?" 험담의 내용은 직무부터 걸음걸이, 옷차림, 말투까지 아주 다양했다.

그녀가 추종자들을 만들고 조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가 회사의 정보통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와의 카톡창은 캡처로 도배되어있다. 누군가 그녀에게 정보를 주면 그 정보를 캡처해서 그녀가 회사 안에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그 캡처를 받은 사람들은 그녀에게 정보를 제공해줘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왜냐고? 직장인들의 필수는 기브 앤 테이크이니까. 나는 그렇게 나의 일거수일투족이 그녀의 추종자들에 의해서 회사 사람들에게 생중계되었다. 그녀와 가까이 있게 되니 다른 부서 사람의 집안에 숟가락이 몇 개인가 하는 것도 알게 될 지경이었다. 무료한 직장인들의 활력인 가십을 그녀는 그렇게 활용했다.

조직의 썩은 사과인 소시오패스 직원을 회사차원에서 제거를 해야 하는 이유는 소시오패스가 있는 조직은 항상 험담, 이간질, 정치질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조직원들은 소시오패스가 벌이는 이러한 모략들 때문에 직무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 부서장이나 조직의 대표가 통찰력을 통해 나르시시스트를 찾아내야 하고 조직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