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독서는 나를 여러 상황에 가상으로 대입하게 하면서 사유를 하게 하고, 여행은 낯선 공간에 나를 던져놓고 익숙한 환경에서 느껴보지 못한 나를 만나게 한다. 연애는 적당한 인간관계 속에서 나름 내가 괜찮은 사람인 줄 알고 살던 사람이 '아 내가 이리도 못난 사람이구나.'를 깨닫게 한다.
분명 공통점이 있어 가까워진 사이인데,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서로가 얼마나 다른 지도 알게 된다.
나는 이런 문제가 아무렇지도 않은데, 너는 왜 심각할까. 나는 이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왜 태연할까.
의 반복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이것은 다툼의 소지가 있는 영역이자 이해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다.
'아 너는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구나.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네!'라는 생각이 들면 다툼의 소지는 줄어들고 이해의 폭은 늘어날 테고,
반대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데?'라면 그 바운더리는 공고해질 것이다.
니가 나를 침범했어 (A)
처음엔 순전히 나의 선을 너가 넘은 것으로만 생각했다. 내가 설정한 상한선을 넘었으니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했다. 그러다 나도 너가 설정한 선을 넘기도 했음을 알게 됐다. 그렇게 생각을 확장하니 나만의 기준을 너가 넘어버린 침범의 그림(A)이 아니라 서로가 엉켜있는 모양새(B)가 떠오른다.
서로가 다른 선(B)
나도 너의 선을 넘기도 하고, 너도 나의 선을 넘기도 한다.
파란색인 내가 보기엔 하늘색인 너가 이해되지 않는 영역이 이만큼. 하늘색인 너가 보기에 파란색인 내가 이해되지 않는 영역이 저만큼. 우리가 앞으로 서로를 이해해야 할 영역이 토탈 저만큼. 그리고 다른 만큼 우리가 비슷한 부분도 저만큼.